빛과 소금이었던 교회의 목사와 병원의 의사들

사설
빛과 소금이었던 교회의 목사와 병원의 의사들
한때 그들은 우리 사회가 억압과 고통 속에 있을 때 우리를 감싸고 돌본 구원자들이었다
  • 입력 : 2020. 08.30(일) 20:37
  • 선호성 기자

현재 방역당국은 물론 각 지자체에서는 (일부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다. 어쩌면 3단계까지는 어떻게 해서든 막아보겠다는 방역당국의 간절함까지 엿보이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만일 거리두기를 3단계까지 격상하게 된다면 아마도 우리 사회는 이제껏 결코 경험해 보지 못한 shut down의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고강도의 방역과 맞바꾼 폐쇄 국면이 불러올 경제 위축과 행동 제약이라는 부작용으로 인해 지금보다 더한 고통스러운 시기를 기약없이 보내야만 할 지도 모른다.

방역 당국은 확진자의 증가 추세가 앞으로 몇 십 명의 단위가 아니라 몇 백에서 몇 천 여명에 이를 정도로 큰 폭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이에 따른 의료 시스템의 붕괴 가능성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에 지금의 상황은 우리의 예상 이상으로 위중한 국면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도 협조를 하며 나아가야 할 교회와 의사들이 오히려 앞장서서 우리 사회를 패닉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현재 교회 발(發) 확진자는 1400명을 넘어가고 있지만, 실제로 검사를 받은 인원이 검사를 받아야 할 전체 인원의 30%도 채 안 된 상황이라고 한다(8월 30일 기준).

검사를 받아야 할 일부 교인들은 여전히 검사를 피하기 위해 도망을 다니거나, 자신들의 동선을 숨기기 위해 악의적으로 휴대폰을 꺼놓으며 우리 사회 곳곳을 활보하고 있다. 게다가, 설사 검사에 응한다 하더라도 본인들의 실제 동선에 대해 거짓으로 보고를 하고, 심지어 자가격리 중에 탈출을 감행하는 등 당국의 방역 작업을 무력화시키고 대책 마련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지경이다.

주지하다시피 코로나 사태로 인해 현재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고통을 겪고 있다. 그러나, 정작 코로나 정국에서 가장 큰 고통과 타격을 받는 이들은 바로 70대, 80대의 돌봄이 필요한 소외된 노인들이고, 교육공백으로 인해 큰 부침과 타격을 받는 이들 역시 열악한 교육환경에 놓여 있는 저소득층의 청소년들이다. 다시 말해 사회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사회 취약 계층이 가장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이런 이들을 위해 손을 내밀어 주며 치유자가 되어 주고 앞 다퉈 나아가 구원자가 되어준 교회의 목사와 병원의 의사가 지금은 오히려 사회 혼란의 최전선에 서서 우리 사회를 지옥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든다. 거대 기득권의 방패 뒤에 숨어 마치 사회의 혼란이 남 탓인 양 이들의 몰지각적 신념에 군불을 때고 있는 판사들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고.

치료도 못 받고 죽은 교인들
치료도 못 받고 죽은 환자들


정말 가슴 아픈 대목은 자기들의 기득권을 위해 동원한 노인들이 그들로 인해 치료조차도 받지 못하고 사망했고 심지어 사망한 두 사람은 응급처치만 받아도 살 수 있었던 이들이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 지경까지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지금까지도 이에 대해 사과는 물론, 관련된 어떠한 입장 표명조차도 없다. 되레 본인들은 죽음을 각오하겠다는 결사 항쟁을 운운하며 무기한 파업만을 강행하겠다는 성명 발표로 우리 사회에 겁박(劫迫)을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의 엘리트 교육이나 사회 지도층들의 의식 수준을 다시금 의심케 한다. 타인의 생명 신체에 대한 본원적 기본권의 가치나 공존과 연대를 위한 공공의 이익보다도, 오로지 개인이나 단체의 신앙의 자유 내지는 직업의 자유와 재산권만을 최상위에 두고 그 뜻을 타협 없이 관철(貫徹)하려만 한다. 이들의 행태를 보고 있자면, 이는 극단적 이기주의의 발로(發露)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인간이기를 포기한 상위 포식자들이 울부짖는 동물의 왕국을 보는 착각이 들 정도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개탄스러운 것은 그래도 한때는 이 사회의 빛과 소금으로 존재하며 존경을 받아 왔던 목사와 의사가, 그것도 자기 밥그릇 챙기겠다면서 지금 이러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사회가 억압받고 고통 받을 때 마지막까지 최후의 보루였던 곳이 지금은 가장 큰 지탄을 받는 곳이 됐다. 어쩌다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 정말 뭔가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돼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냉정하게 우리 사회를 되짚어봐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본회퍼 목사를 거론하며 비난하지 마라.
누가 누구의 선동에 이끌려 다니고 있는지
누가 누구를 몰지각으로
우상숭배를 하고 있는지
최소한의 참회조차도 망각한 채
검은 장막 뒤에 숨어
값싼 은혜로 진실을 호도하지 말고
스스로 각성하기를 바란다.


교인이 따라야 할 것은
목사의 싸구려 신앙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말씀일 것이고,
의사가 따라야 할 것은
병원의 집단이기주의가 아니라
히포크라테스 선서일 것이다.



선호성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