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대동맥박리, 치료 시기 놓치면 急死...“일찍 찾는 게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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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대동맥박리, 치료 시기 놓치면 急死...“일찍 찾는 게 최선”
사망 위험 높은 대동맥 질환
추운 날씨엔 혈관 수축돼 주의 필요
  • 입력 : 2020. 10.08(목) 18:46
  • 화순군민신문
조선대학교 흉부외과 정재한 교수
50세 남자 A 씨는 출근길에 집 앞을 나서면서 가슴 통증을 느꼈다. 그리고 걸음을 멈추고 앉으려는 순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주위 사람들의 119 신고로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A 씨는 다행히 의식은 되찾았으나 가슴 통증은 여전했다. A 씨는 응급실에서 시행한 검사에서 대동맥박리라는 병명의 진단을 받았고, 수술적 치료를 위해 인근 대학병원으로 전원됐다. 대학병원에 도착 후 A 씨는 바로 8시간의 긴 응급수술을 받았다. 이후 A 씨는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회복하고 3일간의 치료를 받고 난 뒤 일반병실로 전실됐고, 10일간의 추가적인 치료를 받은 후 마침내 퇴원해 2주 만에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었다.



□ 대동맥박리란? 증상은?

위 남자의 병명은 대동맥박리다. 대동맥박리란 심장에서 나가는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에 병변이 생긴 것으로 대동맥을 이루는 3개의 혈관벽이 장축으로 갈라지는 질환이다. 혈관이 갈라지면서 갈라지는 부위에 통증이 유발되고, 가슴 앞쪽 대동맥에 병변이 생기면 앞가슴쪽에 통증이, 뒤쪽 대동맥에 병변이 생기면 목에서 등을 타고 내려가는 통증이 유발된다. 보통 환자들은 이러한 통증들을 도끼에 맞은 듯한 통증, 칼에 베인 듯한 통증 등 생전에 느껴보지 못한 강한 통증이라고 호소한다.

본래는 하나의 통로만 있어야 하나 갈라진 혈관벽에 의해 2개의 통로가 발생하면서 혈류 전달에 이상이 생긴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나타나는 증상은 가지각색이다. 관상동맥이라는 대동맥이 시작하는 부위에서 심장 자체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침범하면 심근경색과 같은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느낄 수 있고, 뇌에 혈류를 공급하는 혈관을 침범하면 뇌졸중처럼 의식을 잃거나 한쪽마비가 나타날 수 있다.

또 척수에 혈류가 공급되지 않아 하반신 마비가 나타날 수 있고, 배에 있는 장기에 혈류 장애가 생겨 복통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하지에 적절한 혈류가 공급되지 않아 하지의 감각 이상 및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 대동맥박리는 다른 질환과 달리 초기에 감별이 힘들어 진단을 받기도 전에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 대동맥박리의 종류와 치료

대동맥박리는 2가지 종류로 크게 나뉘어 서로 다른 치료를 받게 된다. 심장에서 나오는 상행대동맥을 침범하는 급성 대동맥박리의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이 이후만 침범하는 대동맥박리의 경우에는 혈압조절 등 주로 내과적 치료를 받게 된다.

상행대동맥 박리의 경우 발생 직후 약 40%의 환자들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생존한다 하더라도 수술적인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초기 치사율이 시간당 약 1%에 달하며, 급성기인 2주 내에는 95% 이상의 환자들이 사망한다. 그러나 상행대동맥을 침범하지 않는 대동맥 박리의 경우 수술적 치료나 내과적 치료(혈압조절)를 진행할 시 모두 90% 이상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는 양호한 결과를 보인다. 그리고 이 경우에는 주로 부담이 적은 내과적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치료받은 환자 모두가 좋아지지는 않으며 수술 후 약 10% 정도는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하는 결과를 보인다.



□ 대동맥박리 원인과 진단

이 무서운 대동맥박리는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이 가장 주된 발병 원인으로 꼽힌다. 왜냐하면 대동맥박리는 보통 대동맥의 벽이 약한 곳에서 발생하는데 고혈압, 고지혈 등 혈관을 약화시키는 인자들이 누적되면 대동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전적으로는 대동맥의 혈관벽이 약한 말판 증후군 환자에게서도 종종 발생되기도 한다.

대동맥박리가 대동맥 질환 중 가장 급성이며 무서운 질환인 이유는 다른 질환과 다르게 건강검진 등으로 대동맥박리의 발병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예측하거나 진단이 어렵다는 것이다. 대동맥박리가 발생하였을 때 의료진의 의심으로 CT 촬영을 해야만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며 적절한 치료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래도 최근에는 CT촬영기가 대부분의 병원에 배치되어 있어 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치료에 있어서 특히 수술적 치료는 대학병원처럼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곳에서만 시행되고 있어 이송되어 수술방에 들어가기까지 시간이 지체되어 사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 대동맥박리 예방법

대동맥박리는 다른 계절보다 겨울철에 많이 발생한다. 이는 약해져 있던 혈관벽이 갑자기 추위에 노출되면 체온손실을 막기 위해 혈관이 수축하게 되고 이를 적절하게 조절하지 못하면 대동맥박리까지 이르게 되기 때문이다.

생애 처음으로 느껴보는 통증이 가슴 쪽에 있으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말고 119 신고를 해야 한다. 그리고 추워지는 겨울에는 급격한 체온 변화가 생기지 않도록 마스크, 장갑 특히 목도리를 잘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잠시라도 한기를 느끼지 않도록 늘 적정 체온 유지에 힘써야만 대동맥 질환을 예방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화순군민신문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