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春分) 추운 겨울을 뼈저리게 느낀 사람이 봄을 안다

칼럼
춘분(春分) 추운 겨울을 뼈저리게 느낀 사람이 봄을 안다
  • 입력 : 2021. 03.18(목) 13:54
  • 화순군민신문
이영일 화순문화원장
3월은 봄이 시작되는 양춘가절(陽春佳節)이라 경칩(驚蟄)과 춘분(春分)이 있는 달로 겨우내 감추었던 만물이 찬 서리를 이겨내고 다시금 자연의 태동(胎動)을 알리는 계절이다. 산과 들에 핀 잎사귀와 꽃망울 경칩 다음의 네 번째 절기는 ‘춘분(春分)’이다. 춘분의 가장 큰 특징은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진다. 이때면 농가에서는 농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춘분 기간에는 강남 갔던 제비가 날아오고, 우렛소리가 들리며, 번개가 자주 친다. 춘분과 관련된 속담에는 “꽃샘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라는 말이 있다. 꽃 피는 춘삼월을 시샘한다는 소위 ‘꽃샘추위’의 추위가 중늙은이를 동사시킬 정도로 매우 추움을 뜻한다. 만물이 소생 새싹들이 서서히 돋아나면서 푸른 생기(生氣)를 보인다.

봄 춘(春) 자를 보면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자연의 이치를 느낄 수 있다. 春(춘)자를 분석하면 석 三(삼)과 사람 人(인)과 날 日(일)자의 합자이다. 여기서 석 三(삼)은 하늘, 사람, 땅의 이치를 나타낸다. 그래서 사람[人]이 천지인(天地人) 3재(才)의 진리를 가까이[三] 합으로서 태양[日]처럼 따뜻한 기운을 느껴보는 계절이 봄[春]이라는 것이다.
번뇌(煩惱) 놓아버리는 것 예삿일 아니나니 고삐를 단단히 잡고 한바탕 공부하라 한 번도 추위가 뼈에 사무치지 않았는데 어찌 매화(梅花)가 코를 찌르는 향기 얻으리오. -황벽선사

추운 겨울을 뼈저리게 겪은 사람이라야 봄을 안다. 꽁꽁 얼어붙어 몸이 움츠러진 경험을 겪어볼수록 햇빛의 따사함을 안다. 봄은 사랑의 계절이다. 봄 처녀가 사내들 마음을 설레게 하듯이 산과 들에는 온갖 꽃과 나무가 벌과 나비를 맞이하려 기지개를 켜고, 하늘엔 산들바람 타고 작은 새들이 짝을 찾아 날아다닌다. 1년 열두 달 중에 3개월은 길다고 생각하면 길고 짧다고 생각하면 짧다. 어김없이 지나가는 세월이라 아쉽기는 하지만 여름이라는 무더위를 맞이하여 양기가 왕성해 만물이 성장하는 통을 겪어야 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理致)요 섭리(攝理)이다. 인생의 과정인지라 결실의 계절인 가을이 있기에 하늘에 순응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도리(道理)라 하겠다. 예로부터 하늘에 순응하는 자는 흥하고 하늘에 거스르는 자는 망한다고 했다(順天者興 逆天者亡). 이는 50세에 지천명(知天命)을 한 공자의 말씀으로 인생을 순리(順理)대로 살라는 가르침이다. 여기에서 하늘에 순응하는 ‘농자(農者)는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이라는 정의가 나왔다. 그런데 정치적 혼란기에는 이 말이 무색할 정도로 편법과 권모술수(權謀術數)가 난무하여 흥망성쇠(興亡盛衰)가 무상하다. 오늘의 민주정치 체제에서도 자본주의가 팽배(彭排)하므로 발생하는 지나친 경쟁은 기업 간의 전쟁과 국가 간의 분쟁 불씨가 되고 있다. 하늘과는 거리가 멀다. 이 점을 놓치면 언제 어디서든 불행의 먹구름이 불어닥칠지 모른다. 그래서 세계 지성인(知性人)들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선견지명(先見之明)의 대책을 내놓는 것이다. 민주(民主)라는 본래의 뜻대로 백성이면 누구나 평등(平等)하게 참정권(參政權)을 부여받고 그에 따른 의무와 권리를 행사하는 나라의 주인인 만큼 누구나 대등(對等)한 인간관계에서 상호 존중하며 원만한 인격을 갖추며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럼으로써 서로 극단적으로 싸우지 않고 선의(善意)의 경쟁과 상호 협력으로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며 대충(對沖) 만족하고 살아갈 수가 있다.

현대인 발병(發病)의 주요 요인은 지나친 경쟁 사회에서 출세지향의 심리적 부담과 돈벌이에 육체적 과로가 겹쳐 심신의 균형이 깨지면서 발생하고 있다. 흔히 ‘잘나가다가 갑자기 쓰러졌다’고 하거나 ‘이제 살만하니까 병원 신세 진다’는 푸념이 많아졌다. 이 모든 것이 ‘앞만 보고 달린다.’든가 ‘될 대로 되라’의 결과이다. 다시 말해 과속(過速)하거나 과로(過勞)하거나 과음, 과식 등 지나침과 시대에 뒤처지는 적응력 부족 등 못 미침이 심신의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만병의 근원을 자초한 것이다. 이는 물질추구(物質追求) 사회에서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불행한 귀결(歸結)이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이요 자승자박(自繩自縛)이란 말이다. 이뿐인가, 소위 가진 자의 갑질과 금수저 운운하며 신경질적 반응 태도가 심심치 않게 언론매체를 달군다. 소외된 자의 무신경적 묻지 마 범행도 마찬가지다. 양극단(兩極端)적인 행위가 사회를 불안케 하고 있다. 이런 비정상적 사회현상의 핵심은 예나 지금이나 과유불급(過猶不及) 즉 ‘지나침’은 ‘못 미침’과 같다는 이야기에 있다. 이 지나침과 못 미침을 모든 분야에서 스스로 조절하여 극복해야 한다. 예전에 어르신들이 인생 경험에 의거하여 지나치지 말고 ‘대충하라’는 말씀이 있었다. 이 ‘대충하라’는 말 속에는 너무 따지지 마라, 너무 자랑하지 마라, 너무 나서지 마라의 뜻이 있다. 한마디로 적당(適當)히 하라는 이야기이다. 정확히 말하면 매사에 ‘알맞게 처신하라’는 중용(中庸)의 뜻이 담겨 있다.

이슬비가 밤새 산에 흩날리더니/ 온갖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었네.
훈풍이 먼 숲에서 불어오니/ 그윽한 향기 골짜기 가득 퍼지누나.
미우야비산(微雨夜飛山) 백화개찬란(百花開爛?)
호풍취원림(好風吹遠林) 만학유향산(滿壑幽香散)

사육신(死六臣) 성삼문의 방계 후손인 취미(翠微)대사가 읊었던 '개인 봄날'이란 시다. 벌써 3월의 중순, 개구리도 이미 나왔겠고 남녘에선 꽃이 피고 있지만. 한편 우리나라는 봄에 바람도 많이 분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속담도 있다. "꽃 샘 추위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 "2월 바람에 김칫독 깨진다". 역학적으로 봄은 목(木)이요 목은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 중 바람(風)에 속하여 봄에는 바람이 분다.
봄의 기준은 무엇일까? 우리는 입춘(立春)부터를 봄이라고 생각하는데 서양에서는 24절기 중 4번째인 춘분(春分)을 봄의 시작으로 본다. 춘분은 기독교 부활절의 기준이 되기도 하는 절기인데 춘분점(春分點)은 태양이 천구상의 적도 위를 남에서 북으로 지나가는 점이며, 이날은 음(陰)의 상징인 밤과 양(陽)의 상징인 낮의 길이가 같은 날이다. 역학에서는 음과 양이 균형을 이루어야 모든 것이 평안하다고 본다.
춘분(春分)의 반대편에는 추분(秋分)이 있는데 추분 역시 음양(陰陽)이 균형을 이룬 때다.
혹독하게 추운 겨울과 극렬히 더운 여름 보다 봄과 가을이 얼마나 좋은가.
어느 의학자의 견해에 따르면 너무 덥거나 춥지 않은 기후에서 인간의 지적 능력과 육체적 능력이 훨씬 더 발휘된다고 한다.

춘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일시적인 추위지만 얇아진 옷차림에 체감온도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감기 환자가 늘고 있다. 밤낮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쉬워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환절기 감기 예방법을 살펴보자. 환절기 감기 예방에는 온도와 습도 조절이 중요하다. 실내에서는 가습기나 젖은 수건을 이용해 건조해진 습도를 조절하고 자주 환기시키는 것이 좋다. 외출 시에는 여벌 겉옷을 소지해 일교차에 대비해야 한다. 호흡기 건조 증상을 막기 위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며,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한 체력관리도 필수다. 커피 대신 따뜻한 차를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몸을 따뜻하게 하는 생강·모과 차는 기침·가래 완화에도 도움을 준다. 폴리페놀이 풍부한 홍차를 마시는 것도 권장한다. 감기 초기에는 말린 표고버섯을 달여 먹으면 열을 내릴 수 있다. 너도 나도 힘들어하는 불경기를 극복할 시기로는 봄철이 제격이라 할 수 있다. 봄철 코로나19와 황사로 인하여 공기 통풍이 어려우나 코로나 극복을 위해 코론나19 퇴치를 위한 건강수칙을 잘 지켜 건강하기 바란다.
화순군민신문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