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되짚어보는 의병의 날

칼럼
유월, 되짚어보는 의병의 날
  • 입력 : 2021. 05.28(금) 11:13
  • 화순군민신문
정혜진
전남여류문학회장
유월은 가슴 저미는 달이다. 나라에서는 호국보훈의 달로 정하여 숭고하게 산화한 고귀한 넋을 애도하고 추념하며, 여러 기념행사를 한다. 보훈가족인 우리 집도 6·25 전쟁에 참전한 아버님이 어떤 심정으로 최후를 맞았을지 생각하면 냉기 도는 마음을 감추지 못 한다.
2010년 5월, 국가에서는 6월1일을 의병의 날로 지정하여 값진 희생과 나라사랑 정신을 고취시키고자 기념일로 정했다. 의병은 외국의 침략에 맞서 민중이 자발적으로 일으킨 저항조직이다. 우리나라 역사상 의병이 가장 크게 일어났던 때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일제침략기인 구 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임진왜란 때는 의병이 관군을 능가할 만큼 숫자가 많고 규모도 컸다.
우리 화순은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분연히 일어섰던 민초들의 구국정신이 어느 고장보다 높은 지역이다. 의병하면 의병장 최경회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삼천리 출신 의병장 최경회는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을 일으켜 나라를 구하고자 혼신의 힘을 쏟았지만 제2차 진주성 전투에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장렬하게 순국한 삼장사(최경회, 김천일, 고종후-호남절의록) 중 한 분이다.
우리 화순에서는 그동안 의병장 최경회의 호국정신을 후손들에게 계승시키기 위한 여러 활동들을 해 왔다. 1980년대 후반에는 교육청이 주관한 ‘최경회 장군’ 동화책이 출간되어 관내 학교는 물론 도교육청 산하에 교육자료로 널리 활용되었고, 대학교수에 의한 최경회 사료집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2016년엔 화순의병사 출판기념회가 열렸고, 2019년엔 충의공 순절 426주기 추모제가 열렸었다. 그동안 한천면 금정리에 있던 사당이 저수지공사로 수몰되자 다지리로 옮겨졌고, 2003년에는 동면에 현 충의사 모습으로 건립되어 의병장 최경회의 구국정신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군민들이 훌륭한 선조의 얼을 이어받기 위해 좀 더 깊은 관심을 갖고 자주 찾아봐야 할 현장학습 장소이기도 하며, 의병장 최경회와 그 가족들과도 관련 짙은 오성산이 있는 곳이다.
의병장 최경회는 임진왜란이 발발하여 호남이 위험에 처하자 왜군이 호남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경상남도에서 제2차 진주전투를 지휘했다. 관군인 권율장군과 의병장 김시민, 고경명, 김천일 등과 연계하여 목숨을 건 필사의 전투를 벌였으나 제1차 진주전투 패배의 복수에 혈안이 된 10만 왜군에 밀려 한 많은 최후를 맞았다. 전국곳곳에서 농민, 관료, 승려를 막론하고 민초들이 너도나도 힘을 모아 구국대열에 앞장을 선 의병의 활약이 두드려졌으나 왜군에게 봉쇄되어 보급로마저 끊긴 열세한 여건과 비교도 안될 만큼 작은 군사로는 감당이 되지 않았다.
조선시대에 명종, 선조, 인조, 숙종 임금을 거쳐 오는 동안 문관으로 벼슬을 하였고, 의병장으로 충의공이란 시호까지 받았으며, 사옥이 건립되었지만 순국 한지 830년이 다 된 지금, 긴 세월을 거쳐 오면서 의병장 최경회의 애국정신을 찬양하고 길이길이 빛나도록 어떤 자세와 마음을 갖고 행동으로 옮겼는지 돌아봐진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위대한 역사적 인물을 어떻게 알리고 계승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는지 되짚어진다. 의병에 대해 연구하고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의병장 최경회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음을 아쉬워한다. 역사를 펼쳐 대대손손 이어지게 하는 건 어른들과 지역의 몫이다. 묻혀두면 자녀세대들은 알 길이 없다. 이스라엘의 교육지침서 탈무드와 밥상머리교육이 입에서 입으로 전수되고 기록되어 읽혀짐으로써 몇 천 년의 생명력을 지닌 예는 관심과 사명감을 갖고 지켜온 정신적 힘의 위대함을 말해준다.
가장 가까운 인접 군 나주와 보성의 의병관련 정책이나 활동이 돋보인다. 나주에서는 5월 16일부터 금성관에서 의병의 날 행사를 개최하고, 남도의병역사공원을 만들며, 김천일 휘하 나주의병에 대한 관련행사를 펼치고 있다. 보성에서도 의병의 업적 홍보에 공을 들이고 있어서 부러움을 갖게 한다. 멀리 태안에서도 김시민 선양기념회가 의병장 김시민의 투철한 애국 혼을 전국에 알리고자 해마다 행사를 열고 있다. 우리 화순에도 최경회 선양기념회가 조직되어 노력을 하고 있지만 군민들에게 스며든 파급효과는 두드러지지 않은 편이다.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얼마나 소중한 선혈들의 피와 넋으로 이루어졌는지, 정신적 자양분이 되었는지, 의병의 날을 맞이한 유월, 다시 생각해보는 원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화순군민신문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