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면 신성리 1구 문이주(68)이장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열한번째로 도곡면 신성리 1구 문이주 이장을 만나 보았다.<편집자 주>

긴 다리를 건너 신성리에 도착했다. 언젠가 그냥 지나치듯 보며 "참 예쁜 곳이다"고만 생각했던 적이 있는 마을이다.

산과 들 그리고 내가 흐른다. 그림 속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그냥 한 없이 걷다가 돌담 한모퉁이를 돌아 나오면 나를 아는 누군가가 기다 릴 것만 같은 정겨운 그림 같은 마을이다.

다른 마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신성리 마을은 다른게 또 하나 있다. 하천을 경계로 두고 1구와 2구가 갈라지지만 마을회관은 하나다.

그만큼 신성리마을은 1구 2구가 아닌 그냥 신성리다.

마을을 찾았을때 마을회관을 가득 메운 신성리 주민들, 대부분 연세 지긋한 분들이 허리를 좌우로 흔들며 음악에 맞춰 춤을 추듯 체조를 하고 있었다.

한 참을 문 이장과 함께 구경을 하였다. 허리가 굽으신 어르신도, 다리가 불편한 어르신도 지도하는 선생님 동작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듯 시선을 고정시키는 모습이 마냥 행복해 보인다.

문 이장은 말했다. "우리 신성리 마을 주민들은 참 순하고 정겨운 사람들이다. 이 동네 저 동네가 아닌 한 동네로 생각하며 살아 왔다. 아마 회관 하나를 같이 쓰고 있는 마을도 거의없을 것이다"라며 흐뭇해 했다.

45가구 90여명의 신성리 1구 식구들과 같이한 시간들 중에 행복했고 보람 있었던 일들을 일일이 나열 할 수도 없단다. 하지만 이제는 누군가에게 이 일을 맡게야 할 시간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 이장을 할 때는 마을 회관이 없어서 지금은 고인이 된 마을 어르신들이랑 꽹과리와 북장단으로 노래를 불러가며 동냥하듯이 돈을 모아 방3칸짜리 회관을 마련했다고 한다. 신성리 마을 사람들의 화합의 장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회관을 시작으로 97년 지금의 마을회관을 지었고 농업인 건강관리실까지 증축하기에 이른 것이다.

신성리 1구 주민들은 예전엔 밭이 많은 동네의 특성상 옥수수 등 밭농사가 주소득원 이였으나 지금은 화훼단지를 조성하여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주변 경관이 뛰어나 사회각계각층의 지도급 인사들이 마을의 새로운 구성원으로 전입하고 있다.

농업인 건강관리실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화순지사에서 일주일에 2회정도 레크레이션강사를 초빙 노인건강운동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10월에는 대회도 나갈 계획으로 현재, 모두들 열심히라고 말했다.

화훼작목반장인 신성리 서병만씨는 문 이장에 대해 "젊잖고 덕망은 기본이며 겸손하고 조용한 성품처럼 마을일도 그렇게 추진한다. 소리내지 않고 묵묵히 본인 일에 충실하며 마을에 잡음이 없이 이제껏 더불어 살아 왔으며 지금의 신성리 마을 구석구석에 문 이장의 소리가 들어가지 않은 곳이 없을 만큼 우리마을의 대들보 역할을 해왔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냐. 있는 그대로 인 분이다."라고 말 했다.

신성리 주민들과 문 이장의 바람
문 이장은 말했다 "87년부터 지금까지 4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신성리 마을을 위해 일해 왔다. 하지만 이젠 좀 쉬어야 해요. 내가 몸이 좀 아파서..." 말 끝을 그냥 흐리고 만다.

이장 일을 그만 두기 전에 마무리 되길 바라는것이 2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첫째는 마을 안쪽 길이 상수도 공사 등으로 파헤쳐져 임시방편으로 현재 덮어둔 상태이다.

그래서 길들이 울퉁불퉁 해지고 곳곳의 시멘트가 깨져 있다. 그 길을 볼 때 마다 마음 한 켠이 씁슬해 진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밀쳐져 있는 마을 안쪽길 포장을 깨끗하게 하고 싶다.

두번째는 조용하던 마을이 요즘 조금 술렁거린다. 마을 안쪽 산자락에 골프장이 생기면서 부터 진입로 문제로 고민 중이다. 골프장까지 들어가는 마을진입로를 마을을 통하여 길을 확.포장 하길 바라고 있으나 계획선에 걸리는 가구들과의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지 않아 많이 걱정이 된다.

골프장업체 측에서는 합의가 되지 않으면 다른 방향으로 산을 뚫어 길을 낸다고 하고 있기에 이번 기회에 서로 조금씩 양보하여 마을에 반듯한 길이 생기길 바란다고 했다.

인터뷰 마지막 즈음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문이주 이장은 현재 암 투병중이다. 대장암에서 간암까지 여러 번의 수술과 항암치료로 지금껏 버티고 있지만 "사람일이란 모르는데 어쩌겠수" 하는 말에 내 마음이 시려온다.

내가 늦게 도착해 마을회관 앞에서 더운 날씨에 계속 기다렸을 것을 생각하니 죄스러웠다.

현재는 3개월에 한 번씩 치료를 받고 있지만 좀 더 지켜보아야 안심할 수 있다는 말에 난 한 참을 말문을 잃었다.

인터뷰가 끝나고 마을회관에서 나오자 집까지 같이 가서 시원한 음료수라도 마시고 가야 한다고 나를 이끈다.

가는 도중에도 문 이장은 "우리 마을은 다들 욕심내고 살고 싶어 하는 마을이다. 산도 있고 들도 있고 물도 있어 얼마나 좋으냐, 이제껏 이런 마을에서 살 수 있었던 것 또한 나에겐 복이다"라고 말씀 하시는 문 이장의 말에서 지금껏 어떻게 마을일을 해 왔는지는 굳이 헤아려 보지 않아도 알것 같다.

맺음 이야기
내가 도착하기 전까지 마을회관 입구에서 계속 기다리고 계셨던 문이주 이장님은 내가 마을을 나올 때에도 끝까지 "잘가라"고 손을 흔드셨다.

우리 마을에 왔는데 인색하게 보낼 수 없다고 집까지 데리고 들어가 음료와 과일을 내 주시며 다 먹어야 보낸다고 했던 말들, 언젠가 시골 집을 다녀 올 때 친정아버지가 하셨던 말이 생각나 코끝이 찡해왔으며 지금까지도 묘한 여운이 남는다.

문이주 이장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10월달 대회를 앞두고 열심히 연습중

허리가 펴지지 않아도, 다리가 아파도, 이시간이 기다려진다는 신성리주민들

신성리 1구 마을

부분별로 깨지고 갈라진 마을 안쪽길

문이주 이장 019, 446, 4353

도곡면 신성리1구 문이주 이장은 도곡면 양화승 이장단장께서 추천하여 주셨습니다.
본지에서는 마을 이장님들의 노고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이장님들을 소개 받아 마을의 자랑과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연락 주십시오.
(061) 374-8855 화순군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