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광진 이장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백열세 번째 능주면 정남리 서광진 이장을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 정남리를 찾아서...
몇일째 찌푸리던 날씨가 오늘은 높고 파란 하늘을 자랑하며 제법 따뜻한 햇볕을 내려준다. 살을 애이던 칼바람도 어디론가 떠나고 나른한 따사로움이 두툼하게 껴입은 외투를 내려놓게 만드는 햇볕정책을 펼치고 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 능주 면소재지 입구에서 도곡 방향으로 작은 냇물 위를 연결한 작은 다리를 지나 길게 줄지어 형성된 정남리에 도착했다.

▶ 정남리(井南里) 마을의 유래...
정남리(井南里)의 지명은 동정마을의 정(井)자와 남평거리 마을의 남(南)자를 각각 취하여 정남리라 하였다. 정남리는 통정마을, 이천마을, 정자촌과 남평거리마을 각 일부와 종방마을로 구성되어있다. 통정마을은 원래 통시암으로 불렀는데 이는 마을에 있는 샘이 통처럼 만들어져 있어 이렇게 불렀다. 마을을 세분하면 통시암물, 이낫갓(이냇가), 안고샅으로 구분된다.

▶ 정남리 마을의 형성
정남리 마을은 동쪽으로는 능주 평야가 있고 서쪽으로는 남정리와 접하여 남쪽으로는 석고리와 접하고 북쪽으로는 능주평야가 있어 마을의 방향은 동쪽을 향하고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본현의 성씨로는 구(具)씨, 정(鄭)씨, 문(文)씨, 조(曺)씨, 채(蔡)씨, 주(朱)씨, 진주강(姜)씨, 내속한 성씨로는 김(金)씨가 있다고 기록하고 있어 마을의 오랜 역사를 암시한다. 동쪽으로는 석고리, 서쪽으로는 남정리, 남쪽으로는 잠정리, 북쪽으로는 원지리 이못마을이 있다.

▶ 우리 서광진 이장은 말이여~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은 마음으로 요양 보호사자격 시험에 도전해 당당하게 합격한 서광진 이장은 배고프던 시절 이야기를 시작한다. 사춘기를 맞은 17살 소년이 막장에서 석탄을 캐고 최고의 기술자가 되어 감독관까지 45년 동안 성실함으로 꾸준히 성공의 길을 걸었다고 한다. 가족의 생계를 두 어깨에 짊어지고 어두운 지하갱도를 누비며 몸은 힘들었어도 행복한 가정을 지켜왔다. 광업소가 폐광되자 광업소와 함께 늙어온 서광진 이장도 퇴직하게 되었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5년째 마을 일을 함께하고 있는 서광진 이장은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을 돕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다.

▶ 정남리 마을의 자랑...
인구밀도가 높은 정남리 마을은 화순군 내에서 세 번째로 큰 마을이라고 한다. 작은 냇가를 따라 모여 살고 있는 정남리는 90여 가구 3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여느 시골 마을과 별반 다를 것 없이 평화롭고 조용한 마을로 평야지에 자리한 청정지역 장수마을로 손꼽히는 정남리는 주민의 99%가 노인이라고 한다. 주민의 노령화로 인해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모으기 어려울 만큼 빈곤한 마을이 되었다. 정남마을 주민들은 가진 것 없이 살아도 부녀회와 노인회를 중심으로 단합 잘되는 마을로 잘 이끌어가고 있어 주변 마을의 부러운 눈총을 받고 있다. 서광진 이장은 언제나 즐겁게 따라주는 주민들께 감사함을 전한다.

▶ 서광진 이장의 바람은...
능주와 도곡의 경계 지역인 원지리에 건립 계획된 친환경산업단지 퇴비장건립사업으로 마을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금도 인근 축산시설에서 분뇨냄새가 바람을 타고 마을까지 날아오고 있다고 말하며 생활폐수 처리장까지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어 악취로 인한 고충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고 걱정이 태산이다. 돈사, 개 사육장, 우사, 돼지분뇨 오수처리장 등 이미 마을 인근이 혐오시설들로 가득한 실정이다. 주변 혐오시설에서 풍겨나는 악취로 인해 능주 ‘뉴타운’ 입주예정자들도 불만을 표하고 나섰다. 청정화순이라는 믿음으로 계약을 했는데 주변의 악취로 인해 뉴타운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고 전한다. 다음 세대가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하기에 환경을 지키고 싶다는 서광진 이장은 살기 좋은 환경 조성과 노인 일자리를 만들어 마을이 활기를 찾는 것이 바람이고 소원이라고 한다.

▶ 마을을 나서며...
능주의 관문이며 평야에 위치한 정남리는 화순읍과 가까워 살기 좋은 마을이다. 서광진 이장과 주민들은 마을에 좋은 시설이 들어와 귀농·귀촌인구가 늘고 누구든 잘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큰 꿈을 꾸고 있다. 주민들의 바람처럼 맑은 공기가 마을에 가득하기를 기대해본다.
서광진 이장 : 010-4626-5874

▲ 마을안내판

▲ 마을 입구

▲ 마을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