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복면 가수리 1구 장귀성이장(67)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 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그 일곱번째로 동복면 가수리 1구 하가마을에서 20년째 이장을 맡고 있는 장귀성 이장을 만나 보았다.<편집자 주>

햇볕 좋은 봄날, 마을 안으로 냇물이 흐르는 하가마을 아낙들은 빨래 방망이를 내리치며 빨래가 한창이다. 요즘 보기 드문 풍경이기도 하지만 내심 걱정도 되었다. 빨래가 잘 될까! 하지만 재활용비누를 내보이며 “우린 여기서 상추도 씻고 낫도 씻고 호미도 씻고 다혀” 한마디에 그냥 배시시 웃음이 나온다. 한 장의 오래된 그림을 보는 듯 내 마음도 금새 편안해져 버렸다.

내를 따라 마을 안으로 들어가다 보니 냇물에는 꽤나 큰 물고기들이 헤엄을 즐기고 있어서 한참을 내려다 보며 봄볕을 즐겼다.

가수리 하가마을의 지명은 검은내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가무래의 아래쪽이라 하여 아랫 가무래, 한자표기로 하가마을이 된 것이라고 한다. 43가구 50여명의 주민으로 구성되어 있는 하가마을, 20년 동안이나 마을 이장일을 했다며 그냥 웃으시는 장귀성(67) 이장은 얼굴가득 수줍은 미소를 담고 있었다.

하가마을 부녀회장(백매남 57)은 장귀성이장을 “항상 웃는 얼굴로 마을의 사소한일에도 솔선수범하고 해마다 주민들과 송년회 밤 행사를 하면서 한해를 반성하고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게 하며 모든 경비 또한 자비로 주민들에게 베풀어 준다”며 “우리에겐 아버지같은 존재다”고 했다.

다른 마을엔 없지만 우리 마을엔 있다

마을의 수호신 벅수

5년전 범죄마을로 지정된 하가 마을 주민들은 지금껏 마을에 분란 한번 일어나지 않고 편안하게 살수 있는 것은 마을을 지켜 주는 벅수(동방대장군, 서방대장군)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해마다 음력 정월 15일이면 벅수에 제를 지내고 풍년과 주민의 무병,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며 당산제와 더불어 행사를 하는데 특별한 제를 지내기보다는 대표자가 벅수 앞에 간단한 상차림과 함께 술 한 잔 부어놓고 절을 한다.

내려오는 전설로는 어느 날 저녁 도둑이 소를 몰래 훔쳐가면서 밤새 도망을 갔으나 아침이 오도록 밤새 벅수 주위만 맴돌고 있어 아침에 전답을 살피러 나간 주민이 잃었던 소와 도둑을 잡았다고 전하면서 벅수의 영험을 숭배하는 마음이 깊어 졌다고 전한다.

그리고 벅수눈썹과 이빨를 아기를 못 낳는 사람이 떼어다가 달여 먹으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도 전하고 있으며 마을 앞산의 바위가 보이면 마을에 좋지 않다하여 바위주변으로 나무를 심어 숲을 가꾸며 이곳의 벌채를 금하고 있다.

또한 하가마을은 매년 4월초에 부녀회 주체로 경로잔치를 열고 4월 중순에는 선진지 견학을 하면서 마을의 화합을 다지고 있으며 마을을 가로 지르는 냇가를 울력을 해서 깨끗하게 치운다.

임병배 동복면장은 “하가마을 같이 꾸준하게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여는 마을은 별로 없을거다”며 “마을 어르신들을 공경하고 대접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다 많은 곳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을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것은?
우리 마을은 예부터 범죄 없는 마을로 알려져 있고 부녀회장을 중심으로 마을주민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화합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마을일이라기 보다는 모두 다 자기일이라 생각하면서 지내기 때문에 이런 마을에서 이장일을 한다는 것은 복이라고 생각하며 해 오고 있다.

마을을 위해 행정관청에 바라고 싶은 것은?
마을안쪽 길 시멘트 포장이 깨져 울퉁불퉁해져서 밤이면 나이든 어르신들이 길을 가다 걸려서 넘어지곤 하는 일이 자주 생긴다. 그래서 바람이라면 마을 안쪽 길을 포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년전 범죄없는 마을로 지정되었다

옛 그림을 보는듯 빨래하는 아낙의 모습이 정겹다

해마다 경로잔치를 열어 마을의 화합을 다져가고 있다

마을일에 항상 앞장서는 하가마을 부녀회원들

본지에서는 마을 이장님들의 노고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이장님들을 소개 받아 마을의 자랑과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연락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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