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사 주지 인성 스님

2009년 새해를 맞이하여, 지역민들과 함께 숨쉬며 화순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는 지역 인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화순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될지를 가늠해 보고 그들의 고민과 향후 포부를 들어보고자 한다. 오늘의 인터뷰 대상자가 다음 인터뷰 상대를 추천해 주는 방식인 릴레이 인터뷰는 화순의 빛과 소금인 존재들을 찾아 지난해 연말부터 새해 벽두 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릴레이 인터뷰] 그 다섯번째 순서로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며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밀알의 역할을 해내고 있는 ‘연꽃세상’을 대표해 양복사 주지 인성스님을 만나 보았다. 노인들에게 따뜻한 한끼 식사로 온정을 나누는 과정에서의 에피소드와 어려움, 향후 계획 등을 알아보는데 취지가 있다.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게된 계기는 무엇인가?
IMF라는 경제 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수 많은 가정이 해체되고, 그로 인해 노인들이 보살핌을 못 받고 방치되는 상황이 계속 됐었다. 처음에는 그 분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 대접 하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몇몇 아는 스님들끼리 마음을 모아 시작하게 되었다.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갈수록 봉사자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점이 힘들다. 생계를 위해 봉사 활동을 접는 경우가 많아 지금은 연세드신 분들이 봉사자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강요하는 봉사는 이미 그 의미를 잃어 버리기 때문에 떠나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또 후원금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여서 금전적으로도 어려움이 많아 사명감 하나로 해 나가고 있다.

무료급식외에 다른 봉사활동도 하고 있나?
사실 지금은 무료급식 보다는 반찬 배달에 더 주력하고 있다. 반찬을 해 먹기 어려운 장애우들이나 독거 노인 등을 대상으로 매주 금요일 150가구에 봉사단원들이 직접 배달해 드리고 있다. 무료급식은 가깝거나 거동할 수 있는 분들이 오시지만 사실 그렇지 못한 분들이 훨씬 더 많다. 역량만 된다면 반찬배달 활동을 더 늘리고 싶다.

2006년 7월 연꽃세상의 가짜 영수증 발행이 문제가 돼 화순군으로 부터 지원이 중단된적이 있었는데 어떻게 된 일인가?
2005년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여러 사찰이 모여 일하다보니 서툰 것이 많았다. 급식노인들은 계속 불어나고, 더욱더 체계를 갖춘 자원봉사가 필요해졌다. 그래서 2006년 모 사찰에서 일임해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 문제가 불거져 시끄러워 졌다. 그 때는 연꽃세상을 운영 할 것인지 아닌지를 놓고 기로에 섰을 만큼 내외적으로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좋은 일은 시작하기도 어렵지만 끝내는 것도 힘든 일이어서 결국 2007년 1월부터 양복사에서 도맡아 해오고 있다.

연꽃세상을 운영하며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현재 150가구에 일주일 분량의 반찬을 배달하고 있는데 신청자는 점차 더 늘고 있다. 그러나 줄어든 봉사자 수와 후원금으로 인해 다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안타깝다. 힘 닿는데로 할려는게 기본 생각이지만 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불교에 몸담고 있는데 타 종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모두 훌륭한 종교라고 생각한다. 불교의 기본 사상은 상생(相生)이며, 이 말은 이웃 종교가 잘돼야 우리도 좋다는 말이다. 우리나라처럼 다양한 종교가 존재하는 사회에서는 타 종교에 대해 편협한 생각을 갖지 않도록 종교인들 스스로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지역간, 당파간, 빈부간의 갈등으로 대립 일로를 걷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종교인들마저 서로 질시하고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특별히 개인적인 바람은 있는가?
현재 일반인을 대상으로 12주 코스의 교리 수업을 하고 있는데 코스 중간에는 참여할 수 없고 해당 인원이 갖춰지지 않으면 모일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해 일반인들 누구나 와서 수행할 수 있도록 대중적인 ‘수행 학교’를 세우고 싶다. 언제 이뤄질지 모르지만 각박한 세상에 마음의 평안을 주는 안식처로써의 역할을 하고 싶다.

새해를 맞아 이웃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힘들때 그것이 끝인 줄 알고 절망하지 말고, 좋을때 그것이 다인냥 교만하지 말아야 한다. 언제나 이 세상은 움직이기 때문에 좋은것이든 힘든것이든 영원하지가 않다. 건강도 가고 오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것처럼 잘 참고 견디다 보면 다시 좋아질 날이 올 것이다. 부디 절망하지 말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길 당부 드리며 아무쪼록 모두 건강하시고 원하는 일 다 이루는 좋은 한해가 돼기를 바란다.

＃에필로그

화순 연꽃세상(단장 김종순)은 2005년 화순사암연합회가 개설한 무료급식소로써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문을 열며 하루 100~120여명의 노인들이 찾고 있다. 처음에는 여러 사찰이 모여 일하다 2007년 부터 양복사 인성스님과 신도들이 연꽃세상 운영을 도맡아 해오고 있으며 무료급식소에 60여명, 반찬 배달에 20여명의 ‘연꽃봉사단원’이 활동하고 있다.

단원들은 무료급식 자원봉사를 ‘한달에 한번’ 하고 있으며, 매주 150여 개의 도시락반찬을 만들어 장애우들이나 독거노인들에게 직접 배달하고 있다. 개인이나 각종 단체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화순군으로 부터는 매년 무료급식 50인분에 해당하는 지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