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기차와 마음의 면역력

칼럼
불꽃기차와 마음의 면역력
  • 입력 : 2021. 01.21(목) 10:00
  • 화순군민신문
정혜진
전남여류문학회장
만연산과 동구리 호수공원 주변일대는 낭만과 힐링을 선물한 생태 숲이 조성되어 있어서 밤낮없이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다. 군정행정력을 특별히 투입한 업그레이드 효과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입을 모아 어느 곳보다 뛰어난 경관이라고 칭찬한다. 올 가을엔 LED BAR 조명까지 새롭게 추가해서 화려한 불꽃기차가 선을 보였다. 4억 원이 훨씬 넘는 예산을 들여 낭만과 힐링을 위한 생태 숲 조성에 공을 들인 덕분이다. 호수공원 일대에 광장과 수목식재, 전망대, 포토존, 앉음벽, 볼라드(단주,경계시설)까지 공사를 해서 아름다운 호수공원에 산뜻한 옷을 입혀놓았다.

나는 호수공원이 가까운 신기리에 거주하고 있는 좋은 여건을 살려 거의 매일 저녁 산책을 한다. 호수공원이 주는 혜택에 감사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여유를 즐긴다. 지난 10월 하순, 목요일 저녁이었다. 무심히 호수 둑 가까이 접어들었는데 화려하고 은은한 조명불빛이 내 눈을 번쩍 뜨이게 했다. 황금색 불빛이 꽃으로 피어나 산책길과 호수수면 아래 그림자로 길게 이어져 한 폭의 그림을 이루었다. 호수 둘레를 걸으면서 불꽃기차를 타고 가는 분위기에 젖어들었다.

불꽃이 피어난 다음 날 저녁, 호수둑길로 들어섰을 때였다. 광장에서부터 출발하여 둑길로 걸어가면서 곳곳의 시설을 관찰하고 들여다보고 만져보며 사진을 찍고 있는 분을 발견했다. 궁금한 생각에 일정거리를 유지하면서 가만가만 뒤를 따라 걸어갔다. 가는 동안 어쩌면 이번에 설치한 시설과 관련된 군청직원이 확인차원에서 점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진입 시점인 광장에 도착할 즈음 혹시 시설관련 담당자님이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내 예감이 맞았다. 좋은 시설로 기쁨을 준 노고에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하면서 이곳을 찾는 우리에게 더 없이 큰 선물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물위를 동동 떠다니는 거위가 밤이면 둑에 올라와 있는 모습까지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고마움은 수치로 표기할 수 없는 힐링 온도라는 말도 전했다. 수달이 살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에 사람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음도 이야기했다. 우연히 물에서 헤엄치며 놀고 있는 수달을 직접 발견했을 때의 신기함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으며, 수질관리를 잘 해준 덕분임을 감사하게 여긴다는 표현이었다.

호수를 빙 둘러 우리를 감싸준 불빛은 어둠을 밀어내는 수준을 넘어 불꽃으로 이어진 환상열차다. 저녁이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불꽃기차를 타고 낭만역, 명상역, 이야기역, 만남과 사랑의 역을 향해 스스럼없이 오가고 있는데, 발걸음 따라 스며든 위안과 평온함은 마음속에 더없는 긍정면역력을 제공한다. 바이러스 폭풍이 우리를 위협하는 불안전한 파고를 겪고 있는 지금, 자기 긍정의 힘인 마음의 면역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자기 긍정보다 힘센 것은 없다는 말이 있다. 근심 걱정은 자신을 황폐화시키게 되므로 어렵고 고달플수록 아이들처럼 신성한 긍정으로 스스로를 강건하게 지켜나가야 할 것 같다. 인생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면 무의미한 삶이 되지만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즐겁고 낙관적인 삶이 된다고 했듯이 그동안 한 번도 들춰내지 않았던 숨겨진 긍정보화를 끄집어내어 자신 안에 면역력이라는 힘으로 장착하면 될 일이다.

법정스님은 ‘사람은 마음의 동물이며,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위대하다’고 말했다. 궈페이전도 ‘마음속으로 절실히 원하는 것에 귀를 기울여라’고 했다. 불꽃기차를 따라 발걸음여행을 즐기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명상의 숲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짚어보기도 하면서 행여나 쉽게 포기하지는 않았는지 스스로에게 말을 걸어 이야기도 나눠보면 좋을 것 같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외적환경 못지않게 언택트가 우리 생활 깊숙이 점유한 현실은 많은 것을 바꿔놓고 있다. 비대면에 걸맞게 더욱 다양화되고 세분화된 IT산업, 영상매체, 농촌까지 파고든 생산 유통사업, 바다가 없는 우리 화순에 내수면양식시범단지가 조성될 정도로 세상은 달라지고 있다. 마음의 면역력을 키워 흔들림 없이 자신을 키우고 자기다운 길을 걸어가면서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거나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어떤 상처에도 좌절하지 않으며, 충격에 아파하지 않는 자체현조(自體顯照)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인간에겐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불꽃기차역을 지나는 동안 좋아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스스로에게 말을 걸어 다짐을 굳히면서 자연의 치유력에 기대어 마음의 면역력을 상승시켜 나갔으면 좋겠다.
화순군민신문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