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여행이 필요하다

칼럼
위로여행이 필요하다
  • 입력 : 2020. 08.21(금) 15:18
  • 화순군민신문 기자 hoahn01@hanmail.net
정혜진 전남여류문학회장
TV에서 흘러나오는 ‘여행을 떠나요’ 멜로디가 계절적, 사회적 환경에 지친 요즘의 우리에게 여행의 필요성을 던져준다. 평소 같으면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의지대로 떠날 수 있던 여행인데 지금은 여러 가지 제약 때문에 쉽지 않다. 행동반경이 지극히 축소되어있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분명 위로 여행이 절실한데 마음대로 실천에 옮길 수 없는 것이다. 현실의 벽이 너무 두꺼운 게 이유다. 나를 위해 방향을 재정비하고 에너지를 충전할 추동력이 필요한데 폭염, 코로나19, 수해 등등을 넘어설 대책이 많지 않다.

몇 개월간 긴 날들을 긴장과 불안에 휩싸이게 한 코로나19는 경제적 측면 뿐만 아니라 생활, 문화, 예술, 여가활동을 위축시켰고 지금도 진행 중이어서 심적 움츠림은 말할 수 없이 크다.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를 지키고 망가뜨리지 않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지혜롭고 현명한 자기 방어력과 위로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며 관심을 갖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김훤구 시인의 「꽃들이 스쳐간다」는 시가 생각난다. 세계일주 여행이/ 아니어도/ 우리 집에 앉아 여행한다.// 해와 달과 별을 만나고// 바람이 분다.// 이런 좋은 여행에/ 꽃들이 스쳐 간다.// 시골 태생인 김 시인은 자연환경이 가장 좋은 힐링이요, 위로요, 평화를 가져다준 요인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불안해하고 위축당하면서 살아야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자신은 해와 달과 별과 바람이 주는 혜택을 몸으로 마음으로 감사하며 농사를 짓고 책을 읽고 시를 쓰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다.

나태주 시인의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는 시집을 봐도, 이홍식 수필가의 「내 마음의 여행」을 통한 그리움과 희망이라는 수필집을 봐도 나름의 방식대로 일상을 엮어 간다면 꼭 멀리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도 슬기롭고 지혜로운 대처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몇 달간 이어진 전염성 병마를 겪으면서 그동안 챙기지 못했던 일들에 조금 더 가까이 접근했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사회적 규칙에 묶여 벗어날 수 없는 시간의 굴레 안에서 자신을 찾고 자신을 점검하고 자신을 위로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갖게 되었다고 말한다. 모임이나 단체 활동 등 대면하는 기회가 거의 없어진 탓에 가장 가까운 자기 주변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책을 읽고 자기만의 취미활동을 하고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되면서 차츰 답답함을 누그러뜨렸다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독서는 마음의 자양분이며 재산이며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위로 여행 중 하나로 영혼을 맑게 하는 원천이다. 그동안 바빠서, 혹은 틈을 못 내서 읽지 못했던 책을 펼쳐보는 재미는 아! 하는 느낌과 뿌듯함을 되찾아준다. 그리고 학교나 유치원에 못 가는 자녀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협력과 대화와 웃음과 공동의 즐거움을 공유하는 기회로 전환할 수 있었음도 긍정적 판단이다.

주변에 있는 공기 좋고 아름다운 우리 고장의 명소를 찾아 잠시 발걸음을 옮기는 것도 바람직한 위로 여행이다. 우리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치유의 힘이 자연 속에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세계적 재앙과 맞닥뜨리면서 사람들은 우리 화순을 힐링 명소로 꼽는다. 산이 많고 공기가 좋으며 편리한 교통조건에 화순8경이 반겨준 덕분이다. 혼자여도 괜찮지만, 가족 한두 명과 함께 잠시 집을 벗어나 둘러보는 것도 탁월한 위로 여행이다.

동복천 둘레길을 거쳐 이서, 영평 쪽을 한 바퀴 돌아 안심, 갈두, 안양산자연휴양림길, 국화마을을 거쳐 만연산 철쭉공원을 지나오면 상큼한 녹색 융단이 피로를 걷어간다. 천태산 자락을 돌아 천불천탑과 와불로 이름난 운주사를 답사하는 것도 잠시 마음을 위로받는 여행길이다. 흰 거위가 모여 있는 백아산 길을 굽이굽이 지나 자연의 품에 안겼다가 돌아오는 것도 얼마나 시원한 나들이겠는가? 2002년 아름다운 마을 숲에 선정된 연둔리 숲정이의 아름드리나무 길도 걸어보면 또 다른 감회와 치유를 맛보게 될 것이다. 철따라 한껏 멋스러움과 여유를 자랑하는 세량지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이면서 나무와 호수와 계곡과 하늘빛이 그림처럼 어우러져서 청량한 신비로움을 주는 명소다.

기본적으로 몸은 스트레스를 수용하게 되어 있으나 짧은 시간만 가능하다고 한다. 장기간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심장에서부터 균형이탈 조짐이 보이고 신체적 정신적 이상 징후로 표출된다고 말한다. 가장 무서운 것은 마음이 멍들어가게 될 때 건강상 심각한 문제점에 부딪힌다는 것이다.

우리의 내면과 외면의 조화를 유지하면서 마음을 다스리고 시각적 신체적 활동으로 유쾌함을 스스로 챙겨 위로 받아야 할 시점이다. 혼자 할 수 있는 취미생활, 가족과 같이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 마음을 다스리는 여행을 즐기고 가능한 범위에서 가까운 자연경관에 묻혀보는 것도 좋은 위로 여행이 될 것이다.

심신이 지치고 피로할 때일수록 스스로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노력은 우리를 배반하지 않으며 꿈과 현실을 이어주는 다리라고 한다. 세계적 국가적 재앙이 공포감을 주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 실천 가능한 위로 여행 계획을 행동으로 옮겨 몸과 마음이 평화롭고 향기로운 자신의 오늘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
화순군민신문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