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호 변호사 전대 로스쿨 겸임교수

가히 인터넷 언론의 전성시대이다. 요즘에는 유튜브 1인 미디어 전성시대이다. 그러다보니 인터넷은 검증되지 않은 왜곡된 허위 정보들로 넘쳐나고 정작 정확한 정보 수집을 위해서는 이제는 더 이상 인터넷을 검색하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추세이다.

모 언론사에서 여러분의 일상 활동에 대하여 제대로 된 취재 절차나 검증을 거치지 않고 허위의 왜곡 기사를 실었다고 하자. 여러분께서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우선 언론중재법에 따른 언론중재위원회에 피해 구제절차를 거칠 수 있다. 언론 보도가 진실하지 아니한 경우 해당 언론사가 스스로 기사 내용이 잘못되었음을 밝히는 정정기사를 게재 또는 방송해 줄 것을 요구하는 정정보도 청구, 언론 보도 내용에 대하여 피해를 입은 사람이 자신의 입장을 보도해 달라고 요구하는 반론보도 청구, 언론에 의하여 범죄혐의가 있거나 형사상의 조치를 받았다고 보도된 이후 무죄판결 등 혐의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 경우 요구하는 추후보도 청구가 가능하고 그와는 별도로 피해에 대한 금전적인 배상을 요구하는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한 구제절차는 청구일 이후 대략 한 달 이내 결과가 나오므로 신속성이 있고, 조정이 이루어지는 경우 이는 재판상 화해, 즉 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조정이 성립되지 않는 경우 별달리 구제 수단이 없는 것이 결정적인 흠이라고 할 것이다.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형사상 명예훼손죄로 고소하는 방법이다. 특히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사실 혹은 허위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는 최장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어 위하력이 상당하다. 설사 ‘비방할 목적’이 없다고 하더라도 형법상 명예훼손죄로 처벌이 가능해 피해자로서는 고의적인 사실 유포로 인해 명예가 훼손될 경우 적어도 가해자에 대하여 형사상 단죄를 한다는 측면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무분별한 보도에 대한 제어 장치는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형사고소에 따른 자체 조사 과정에서 언론사 스스로 어느 정도 사실과 다른 보도라는 점을 인정하고 기사를 내리거나 정정보도를 해주는 조건으로 형사상 합의를 한다면 형사처벌까지는 하지 않으므로 현실적인 문제 해결에 형사 고소가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이다. 언론사에서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사실 혹은 허위 사실 보도로 인해 개인이 피해를 입게 되면 개인으로서는 언론사 및 기사를 게재한 기자, 상급 관리자 등을 공동 피고로 하여 위자료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고의뿐만 아니라 과실에 의한 보도에 대하여서도 불법행위 책임을 물을 수 있고, 인정될 경우 금전적으로 배상까지 받게 되므로 실질적인 피해 배상이 이루어지는 장점이 있다. 언론보도 자체는 명확한 증거가 되고, 보도 과정에서 과실이 있으면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며, 게시된 일 수, 조회 수, 내용의 허위 정도 등에 따라 위자료 액수는 커질 뿐만 아니라 시리즈로 언론 보도를 계속하려 할 경우에는 더 이상의 보도를 금지시키는 가처분 신청도 가능하므로 궁극적으로는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 피해자의 권리 구제는 정점을 이루게 된다.

필자는 518 단체들을 대리하여 최근 수년간 518 왜곡을 일삼는 지만원 및 뉴스타운 등을 상대로 형사상 명예훼손 고소뿐만 아니라 민사상 가처분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적이 있다. 이미 역사적으로나 법적으로 어느 정도 확인된 사실관계에 대해서조차 귀를 닫고 지속적으로 518 당시에 북한군 특수부대원 600명이 광주에 침투해 폭동을 일으켰다거나, 518 당시 사진속의 인물들이 북한에서 내려온 특수부대원들이라는 허무맹랑한 주장들이 처음에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어느 정신병자의 헛소리 정도로 치부되어 왔는데 점차 유튜브나 일베들에 의하여 전파되면서 이제는 거대 야당이 주최하는 행사에서조차도 그러한 허위 사실이 유포되고 있는 실정이다. 법원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여 지만원에 대한 형사재판뿐만 아니라 상당한 액수의 위자료 지급 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언론의 취재원 보호, 공익적 관점에서의 표현의 자유 보장도 물론 중요하지만 정상적인 절차들을 외면한 채 ‘공익제보’ 혹은 ‘공익신고’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특정 회사의 내부 기밀이나 특정인의 개인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유출되고 정작 합법적인 취재 절차는 무시된 채 그러한 불법적으로 취득한 정보만을 기초하여 한탕주의로 일단 기사화하고 보자는 일부 그릇된 언론사들로 인해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피해가 확대된다면 이는 단순히 언론의 자정능력만을 기대하기에는 이미 용인 가능한 선을 넘는 상황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누구든지 공익침해행위가 발생하는 경우 해당 기관이나 단체 등의 대표자 혹은 지도, 감독기관, 수사기관, 기타 법에서 정한 위원회에 이를 신고하는 경우 공익신고자의 인적사항 등에 대하여 철저히 보장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불이익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전제에서 제정된 법이 공익신고자 보호법이다. 그러한 합법적인 절차를 애써 외면한 채 특정 언론사나 기자에게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을 제보하고 해당 언론사에서는 한건주의에 빠져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보도를 한다면, 제보자는 정보유출을 한 범죄자일 뿐이고 언론사는 위에서 언급한 일련의 제재를 받은 대상일 뿐이다. 거기에 공익이 설자리는 전혀 없다.

언론사 설립이 사실상 자유롭고 1인 미디어 활동이 자유롭게 보장되어 있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는 요즘 네티즌들이 기자를 표현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용어가 ‘기레기’이다. 그 배경은 독자 여러분 대부분이 잘 알 것 같아 설명은 생략한다. 언론의 자유 못지않게 공정보도가 중요하고, 불공정 보도에 대하여는 피해자 개개인의 적극적인 권리 구제 절차를 통해 이를 강력히 제재하는 가운데 언론의 영향력이 높아져 가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