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인 국민농업전남 포럼 상임대표

벌써 한가위도 지나고 9월 말이니 내년 4월 총선이 반 년쯤 앞으로 다가왔다. 아직 본격적인 선거철은 아니지만 입지자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얼굴을 내밀고 이런저런 형태로 출마 의지를 알리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우리 지역은 현역 국회의원이 무소속인데다 최근 민주당의 인기가 높아서 현재 분위기 같으면 예전처럼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 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그러나 정작 민주당으로 출마를 하겠다는 사람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청와대 농어업 비서관을 지낸 전 국회의원과 최근에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젊은 입지자 한 사람만 눈에 보일뿐 이렇다 할 인사가 거의 보이질 않는다.

현재 민주당은, 7월 말 인가로 이미 모집 마무리가 되었지만, 소위 ‘권리당원’을 누가 더 많이 확보하고 있느냐가 당내 경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이념정당은 아니라지만, 대중정당인, 그것도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당내 경선 방식이 적극적으로 좋은 인물들을 당으로 불러들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정책이나 공약 등과 관련된 후보자의 도덕성, 능력, 자질을 치열하게 검증하기보다, 그저 ‘머리수’ 많이 확보한 후보에게 결정적으로 유리하게 되어있는 것은 ‘신판 패거리 정치요 중우정치’라고 비판받을 소지도 있다.

이러함에도 다음 총선 후보 경선은 어차피 현재의 민주당 당헌. 당규에 따라 치러지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입지자들은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당내에 자파 세력을 늘리기 위해 혈안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하기 때문에,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이른바 ‘참신한 후보’들이 나설 엄두를 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고, 설사 정치신인에게 가산점이 부여된다 하더라도 이처럼 당내에 이미 기득권을 공고히 구축하고 있는 후보를 넘어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다음 총선이 어떤 돌발변수가 있지 않는 한 무소속인 현역 의원과 전직 의원 간의 리턴매치 양상이 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 지역은 근래에 치러진 크고 작은 역대 선거가 거의 예외 없이 돈과 패거리에 의해 휘둘려 상식을 벗어난 행태가 반복되어 온데다가, 이로 인해 지역 정치가 이런저런 이해다툼의 난장판이 되어왔다.

그리하여 부끄럽게도 선거에 관한 한 ‘휴전선 이남에서 제일 복잡하고 추잡한 지역’이라는 오명과 함께, 어디 가서 ‘화순 출신이고, 화순 산다는 이야기 못하겠다’는 출향인사들과 지역주민의 자조 섞인 푸념을 숱하게 들어온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지방선거도 어떤 힘이 작용했는지 민주당 군수, 도의원, 기초의원 후보들이 화순읍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경선을 생략한 채 단수후보로 공천되고, 이어서 민주당 후보 13명 전원이 당선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낳았는데 이에 대해 ‘이유가 무엇이고 결과야 어떻든 지역민을 무시한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여주었다는 일부의 비판도 여전히 따라다닌다.

최근에도 주로 선거로 뽑힌 사람들과 연관된 여러 비리와 독직사건으로 산림조합장, 전 축협 조합장과 모 농협의 조합장, 군청의 간부 공무원들 그리고 지역신문기자 등이 줄줄이 구속되어 사법적인 제제를 당하거나 사퇴하고, 많은 지역주민들은 전과자가 될 우려에 봉착해 있다.

이처럼 이런저런 선거로 인한 후진적인 구태와 폐해가 현재 진행형으로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데, 얼마 전 치러진 산림조합장 선거, 모 농협장 선거도 모모 진영의 대리전이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여러 의혹이 떠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의 손으로 뽑힌 사람들을 따라다니는 이런저런 좋지 않은 풍문과, 무엇을 하는지 당최 그 ‘존재감’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군 의회에 대한 비판도 결국 다가오는 선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러한 터라, 새롭게 다가오는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심사는 다소 복잡하기만 하다.

근래에 일본에 의한 ‘경제전쟁’과 ‘조국 사태 등 중앙 정국이 돌아가는 꼴을 보면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기는 해야 할 것 같은데, 지역을 보면 이른바 ‘민주당 30년 독재’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아직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들도 상당수가 있다.

그러므로 각 정당과 후보자들은 이제 무슨 무슨 ‘벌’이나 ‘연’에 의존하거나, 패거리, 돈, 흑색선전 따위로 일(?)을 도모해갈 생각일랑 아예 버렸으면 한다.

그러기보다는 심기일전하여 모쪼록 지역주민의 땅에 떨어진 자존심을 어루만지고,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신선한 정책과 공약을 가지고 선거에 ‘상식적’으로 임해주시기를 진심으로 부탁드려본다.

지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고자 하는 비전과 능력을 최선을 다해 보여주며 깨끗하고 공정한 경쟁을 하고, 겸허하게 유권자의 선택을 기다릴 줄 아는, 그리고 결과에 흔쾌히 승복하는 멋진 후보자들을 이제는 보고 싶다.

돈이나 패거리, 흑색선전에 휘둘리지 않고 지연, 혈연, 학연을 초월하여 오직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을 보고 선택할 줄 아는 성숙한 유권자만이 앞서가는 나라와 지역을 만들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고 하는 것이다.

선거가 옳게 치러지지 못하면 올바른 인물이 선택될 수가 없고, 따라서 민주주의의 훌륭한 꽃이 피어날 리도 만무하다는 것을 온 군민은 물론 후보자들도 새기고 또 새겨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