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원 문장주 원장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별보기가 왜 중요한가는 말할 것도 없이 미지의 넓은 하늘에 대한 꿈과 동겸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일 것이다. 하늘을 우러러 침을 뱉는 사람이 없듯이 하늘을 향하여 꿈을 키우고 경외심을 배우는 사람은 인성(人性)도 착해질 수밖에 없다. 밤하늘을 길게 가로지르며 흐르는 은하수의 모습과 번쩍 꼬리를 물면서 지상으로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며 신화나 옛 이야기를 듣노라면 별과 하나가 되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달나라 한 가운데는 큰 계수나무가 서 있고 달 토끼가 방아를 찧는 이야기하며 음력 7월 7일(칠석날)이 되면 서로가 그리워하던 <견우와 직녀>가 만나서 흘리는 눈물로 칠석날은 꼭 비가 내리고 하늘나라로 모여든 까마귀들이 오작교 다리를 놓기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버티느라 까마귀들은 대머리가 되고 그 무렵이면 까마귀들도 눈에 띄지 않는다는...]

그런 옛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눈과 귀가 번쩍 뜨여 하늘을 쳐다보면서 견우별과 직녀성을 찾아보기도 했었다. 옛 어른들이 들려주는 이런 신화나 별 이야기를 좀 더 구체화 하려면 아마추어 천문 활동의 꿈을 한번쯤 꿔보는 것도 좋은 일일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천문활동을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망원경 구입하는데 필요한 안내와 더불어 천문활동에 도움이 되는 부수적인 내용에 관해서 몇 가지 도움말을 소개해보려 한다. 물론 처음부터 아마추어 천문가가 돼 보려고 마음먹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바꿔 생각하면 아마추어 천문가가 되는 것 자체도 아주 거창하고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중요한 것은 첫 단계에서 별과 친해지는 것이 우선이다. 4계절의 변화에 따라 바꿔지는 별자리의 이름과 큰 별(α별)의 이름을 익히는 일이다. 내 자신도 과거 천문활동을 처음 시작할 당시에 별자리의 위치와 이름을 알기 위해서 거의 매일 밤마다 1시간 정도씩 집 옥상에 올라가 쌍안경을 들고 찾아봤던 기억이 새롭다. 처음에 별 관측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먼저 생각을 하는 것은 대개 큰 망원경이 필요하다고 여기고 사진 상에서 봤던 성운과 성단의 모습이 크게 보일 거라고 생각하며 큰 망원경부터 구입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큰 망원경 보다는 작은 망원경이나 시중에서 구입이 가능한 쌍안경으로 관측을 시작하는 것이 좋고 별자리지도(성도)와 별자리를 찾아서 가리켜 줄 플래시(Flash)정도면 충분하다. 큰 망원경이 처음부터 필요하지 않는 이유는 구입가격도 비싸고 내장돼 있는 부속장치도 복잡하여 다루기 쉽지 않을 뿐더러 적응하기도 힘들어서 금세 싫증을 내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망원경의 무게도 만만치 않아서 이동하기 어렵고 고장이 나면 A/S 받지 않고서는 수리마저 불가능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마추어 천문가들 중에서도 본인 망원경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겨우 10% 남짓에 불과하다.

두 번째로 천문활동 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천문대를 수시로 방문하여 이용하는 것이다. 천문대에 가면 매달 바뀌는 천문현상에 대한 변화정보를 얻을 수 있고 월간 잡지나 가이드북을 접하면서 관측활동에 도움이 되는 여러 지식을 알 수 있어서 유익한 점이 많다. 점차 자신이 붙게 되면 그때에 망원경을 구입하여 하늘을 탐색하는 순서로 다가가는 게 좋은 방법이다.
천문활동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게 되면 주위사람들로부터 질문을 받게 되는 경우가 늘어나게 되고 그 설명도 해줘야 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물론 자기 자신이 망원경에 관한 지식이나 천문현상을 모르면 답변하기도 힘들 뿐만이 아니라 어차피 천문활동을 하려면 시간이 흐를수록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기 때문에 스스로가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이다.

천문학의 발달 과정이 열심히 공부한 옛 천문가들의 앞선 견식과 피땀어린 노력의 결과로 오늘날의 천문역사를 이뤄왔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주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넓고 끝이 없다. 모르는 것도 많고 의혹도 많으며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는 이야기이다.
어찌 보면 우주는 이러한 과제를 우리에게 던져주고 수수께끼를 풀어줄 인물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로 해결을 한 알랙산드로스 대왕과 같은...

[우주는 어떻게 해서 생겨났을까? → 빅뱅이론], [외계인은 과연 존재하는가? → 스티븐 호킹 박사는 질문에 (YES)로 대답함], [태양계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그리고 [수많은 별과 은하도 인간과 똑같이 탄생과 소멸을 반복하고 있는 과정은 왜일까?] 하는 사실 등등...
이러한 의문점과 과제(?)를 생각하며 천문활동을 하면 갈수록 흥미진진해지고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느낌마저 들게 되어 인터넷게임이나 즐기고 스마트 폰에 푹~ 빠져있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큰 자극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가 천문학자나 천문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천체와 우주에 관심을 가지고 시작을 하고 열심히 노력을 하면 오히려 천문학자를 앞질러서 소행성이나 혜성, 또는 초신성을 새로 발견하는 수도 있고 큰 공헌을 할 수도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우주팽창론>을 맨 처음 주장한 미국의 <허블>을 들 수가 있다. 그는 변호사이면서 천문활동을 했고 그의 공적도 너무 커서 지금도 우주망원경을 <허블망원경>으로 부르고 있을 정도다. 다른 예로는 영국출신의 가스기술자인 <피터잘로 위크조>이다. 그는 대학에서 보내주는 천문정보를 일을 끝낸 야간에 컴퓨터 자료를 분석하고 찾아내어 마침내 태양계 외에서 존재하는 4개의 새로운 행성을 발견해냈다. 그 공로는 영국왕실천문학회에서도 인정을 받을 정도였다. 국내에서 예를 들면, 널리 알려져 있는 <이태형 교수>를 들 수 있다. 그는 1998년도 DMZ 근방에서 국내 최초로 소행성을 발견했고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뜻에서 소행성의 이름을 <통일> 이라고 붙였다.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것은 진리이다. 하늘을 보는 사람은 마음도 넓어질 뿐 아니라 넓은 우주에 감탄을 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여러분들도 가족들과 함께 밤하늘의 별들을 보는 기회를 가져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하늘에서 뭔가를 발견했을 때의 기쁨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느낄 수 없는 큰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화순에도 과학의 인프라 역할을 하는 천문대가 세워지기를 다시 한 번 기원하면서 지역민 모두가 여건조성에 힘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