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곤 순천대 사회과학대학 교수

학교 현장에서 학생 지도 방법의 하나로 상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최근 화순군 관내 교육 현장에서 선생님과 학생 및 학부모 사이에서 몇 건의 갈등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학교의 교육 이념과 선생님 가치기준에 잘 부합하는 학생에게는 거기에 상응하는 상을 수여함으로서 보상을 하고 또한 주위 학생들에게는 본이 되도록 하여 동기를 부여한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 지키고 따라야 할 규범이나 규칙, 즉 교칙을 어긴 학생에게는 관련 규정에 따라 체벌한다. 고등학생의 경우 이와 같이 평가된 상벌 결과는 대학 입시에서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된다. 잘하는 학생에게 상을 줄 경우, 상을 받는 학생이나 상을 받지 못하는 학생, 선생님과 학생 및 학부모 사이에는 갈등의 여지가 없다. 잘하는 학생에게는 평가를 기준으로 대가를 지불하여 격려하고, 주위 학생들에게는 학습 동기를 부여함으로서 교육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선생님으로부터 꾸중이나 체벌을 받는 학생은 다양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자신의 행동에 비추어 선생님의 체벌을 당연히 받아들이고 반성하는 학생이 있고, 자신의 행위와 비교하여 체벌의 정도가 너무 과하다고 본인의 견해를 얘기하는 학생도 있다. 또한 본인에게 주어지는 체벌에 대해서 전혀 문제의식을 갖지 않고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학생도 있다고 한다.

선생님과 학생 및 학부모 간의 갈등은 주로 학생에게 주어지는 체벌과 관련하여 나타나고 있다. 선생님이 학생을 평가하고 상벌을 줄 때는 지극히 객관적이고 교육적이어야 한다. 특히 체벌을 가할 때는 교육적이어야 한다. 선생님은 학생이 본인에게 주어지는 체벌에 대해서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반성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설명하여 미래 지향적인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학교에서 학칙을 시행하는 것은 사회에서 법을 어긴 사람에게 징벌을 가하는 법정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법정에서는 법을 어긴 사람에게 책임을 묻지만, 학교에서의 체벌은 학생으로 하여금 성장하여 사회 규범이나 규칙을 잘 지키도록 유도하는 교육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학교에서의 체벌과 관련하여 선생님과 학생 간의 갈등에 학부모가 개입하여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경우가 있고, 간혹 학부모가 정도를 벗어나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선생님은 평가의 대상이 아닌 존경의 대상이어야 하기 때문에 정도를 벗어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안 된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나는 학기가 끝나면 학생들에 대해서 성적, 성실성 등을 평가하고, 학생들은 교수인 나에 대해서 강의 내용을 평가한다. 다음 학기 강의를 준비할 때 학생들의 강의 평가 결과를 참고한다. 학창 시절의 선생님에 대한 평가는 학생이 성장하여 찾아뵙고 싶은 선생님으로 기억하고, 지금 현재 학생과 학부모는 선생님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 그래야 학교 교육이 이루어진다. 나 역시 초중고와 대학을 마치는 동안 많은 선생님으로부터 교육을 받아왔고 많은 선생님에 대한 다양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