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약동하는 3월이다. 한해 농사를 준비하는 농업인의 손길이 분주하다. 벼농사의 필수인 육묘작업에 온 정성을 기울일 시기다. 하지만 오랜 우리 주식인 쌀이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년전 가격으로 후퇴한 것이다. 물가는 올라만 가는데 유독 쌀값만 불안정한 상태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소비가 줄고, 수입된 쌀이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년은 재배면적을 줄이고, 대체작물을 권유하고, 쌀 가공제품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시범용으로 사료용 벼도 재배할 방침이다. 우리나라의 연간 쌀 생산량은 약 420만톤에 이른다. 전남은 85만톤으로 20.2%를 차지하고 있다. 화순은 26천톤으로 전남 생산량의 3.2%에 해당된다. ‘17년 1분기 시중 쌀 가격은 20kg 1포대에 약 36천원대에서 형성되고 있다. 2000년에는 44천원에 팔렸다. 쌀값이 뒷걸음질을 친다. 쌀값 안정을 위해 생산원가를 낮추는 여러 가지 방법 등을 시도하고 있다. 직파재배를 하고, 공동으로 육묘장을 운영한다. 육묘부터 농약, 수확까지 해주는 농협도 있다.

한해 26천톤이 생산되는 화순의 쌀은 정부비축 9천톤, 농협수매 7천톤, 민간 및 자가소비로 10천톤 소비된다. 현재의 유통구조로 판매하는데 크게 문제는 없다. 문제는 유통과정상 화순쌀의 평가다. 금년들어 화순군 전체농협에서 직원 1인당 연간 100포대씩 쌀 판매를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관공서,병원,공장,식당가를 돌며 쌀을 판다. “화순쌀을 이용해 주세요” 라고 말씀 드리면 화순쌀 품질이 좋지 않다는 답이 바로 나온다. 뭔가 좀 찜찜하다. 찹쌀을 섞어야 하네, 간척지에 있는 쌀을 사와서 혼곡해야 하네.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왜냐고 물으면 땅이 척박해서라고 답한다. 화순쌀을 상징하는 대표쌀이 없다. 자신있게 권해 드릴 수 있는 쌀이 현재로서는 없다. 밥맛이 좋지 않은 화순쌀의 위치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국내에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많은 브랜드 쌀이 유통되고 있다. 대표쌀로 이천 임금님쌀, 철원 오대미가 있다. 전남에는 해남의 한눈에 반한쌀, 나주의 왕건이 탐낸쌀· 드림생미, 보성의 녹차미인, 영암의 달맞이 쌀 등 각 시군마다 대표 브랜드 쌀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다. 화순과 토양이 비슷한 장성도 365생이라는 브랜드를 출시하여 판매 중이다. 시군 대표 브랜드 쌀 육성은 단지를 지정하고, 토양을 개량하고, 품질을 통일하여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화순도 단지를 지정하여 품종이라도 통일하면 얼마든지 좋은 쌀을 생산할 수 있다. RPC 운영농협이 브랜드 개발을 시도해 보았으면 한다. 우선 토양이 점질토로 구성된 농지를 선정하고 밥맛이 좋은 볍씨 종자를 골라 계약재배를 실시하면 된다. 수확한 벼는 별도 보관하여 혼곡을 방지해야 한다. 금년부터 산물벼를 건조 보관할 수 있는 저장 시설을 화순군에서 지원한다.

이제는 얼마든지 품질을 유지 보관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된 상태다. 좋은 쌀을 만들기 위해서는 생산,저장,가공,판매,홍보 등 일련의 과정들에 재배농가와 생산자단체, 지자체의 유기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렇게 엄선되어 출시된 쌀은 대표 브랜드로 명명하여 우선적으로 화순 지역에 공급해야 한다. 화순읍은 인구가 5만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소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타지역 마케팅도 병행 추진해야 한다.

하루빨리 맛있는 화순의 대표쌀을 만들어 군민이 사랑하는 쌀로 거듭나고, 소비자가 꾸준히 찾는 화순쌀을 기대해 본다.

프로필
1992년 농협중앙회 입사
2009년 광주공판장 부장장
2011년 광주지역본부 지도경제팀장
2012년 전남지역본부 산지유통팀장
2013년 전남지역본부 경제지원단장
2015년 장성군지부 농정단장
2016년 영광군지부 부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