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결혼이민자들 문화이야기' 몽골, 일본' 편 송윤선 화순군다문화가족 지원센터장 화순군민신문 기자 hoahn01@hanmail.net

2013년 07월 29일(월) 15:21

송윤선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다문화가족을 이해하고 친근한 이웃으로 다가가는 디딤돌이 되는데 필요한 "여성 가족부 제공 한국문화와 다른 결혼 이민자들의 문화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지난번 중국, 베트남편에 이어 몽골, 일본 편을 연재합니다.

"이렇게 달라요“

I. 몽골의 문화

1. 검지로 사람을 가리키는 건 굉장히 무례한 행동이에요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화가 나면 검지로 사람을 가리키며 이야기하곤 하는데 처음엔 깜짝 놀랐어요. 몽골에서는 검지로 사람을 가리키는 것은 굉장히 무례한 행동이거든요. 결혼 초기 제가 한국말이 익숙하지 않을 때 부부싸움을 하다가 남편이 검지로 손가락질하며 큰소리를 쳐서 제가 운 적이 있어요. 그 뒤로 남편은 저에게 절대 손가락을 쓰며 말하지 않기로 약속했어요.

2. 고기를 좋아해요

몽골의 주 음식은 고기와 우유예요. 그런데 한국 반찬은 주로 야채와 생선이고, 특히 꽃게나 산 낙지 등의 해산물은 몽골에서는 먹어보지 못한 음식이라 보기만 해도 징그러워요. 가족들이 워낙에 고기보다 해산물을 좋아해서 집에서 자주 먹지만, 아직까지도 저는 해산물을 먹는 게 어려워요. 하지만 저를 위한 가족들의 배려로 고기도 빼놓지 않는답니다.

3. 출산 후 양고기국과 우유 차를 먹어요.

몽골 여성들은 출산 후 양 한 마리를 먹어야 몸보신을 한다는 말이 있어요. 그리고 한 달 동안은 정수리와 귀를 막고 긴팔 옷과 양말을 신으며 샤워를 하지 않는 풍습이 있어요. 한국에서 첫째 아이를 낳은 후에 산후조리에는 미역이 최고라고 하시면서 미역국을 권하는 시어머니에게 너무 죄송했지만, 바다 음식을 안 먹어본 저는 미역국 먹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II. 일본의 문화

1. 젓가락에서 젓가락으로 음식을 옮기지 않아요.

일본에서 젓가락에서 젓가락으로 무언가를 옮기는 행동은 사람이 죽었을 때 화장하고 남은 뼈를 그릇에 담을 때만 하는 행동이에요. 처음 시어머니께서 음식을 젓가락으로 집어주셔서 깜짝 놀랐답니다. 이제는 이해하고 잘 받아먹지만, 한국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일본사람에게는 꼭 피해야 하는 행동이니까 잊지 말아주세요.

2. 밥에다 국을 붓지 않아요.

식사를 할 때 밥에다 국을 부어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일본에서는 국을 부어 먹으면 '고양이 밥'이라고 해서 아주 싫어해요. 또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밥그릇을 왼손에 들고 젓가락으로 먹으며, 국은 건더기를 건져 먹고 국물은 국그릇에 입을 대고 마시는 게 식사 예절이랍니다. 그러니 저의 식사예절법이 다르다고 해도, 한국의 식문화에 적응할 때까지만 이해해 주세요.

3. 일상생활 속 예절이 중요해요

일본에서는 선물을 받으면 꼭 상대방에게도 답례로 선물을 주는 문화가 있어요. 여행을 다녀온 후에는 여행지의 특산품이나 음식을 사서 주변에 선물하기도 한답니다. 선물을 주고받는 것에 인색하면 예의 없는 사람으로 생각할 수도 있어요. 또 일본인들은 약속시간을 철저히 지키는 것으로도 유명해요. 약속시간을 잘 지키는 것이 곧 신뢰라고 생각한답니다.

작은 행동, 말씨 하나가 다문화식구들에게 상처나 큰 격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다문화가족들을 대한다면 더 아름다운 대한민국 사회가 될 것입니다. 이것은 내국인끼리도 마찬가지이구요. 오늘도 상대방을 배려하며 건네는 칭찬 한 마디, 격려 한마디로 내 조국을 건전한 다문화사회로 성장시켜는데 주인공이 되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