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07월 23일(화) 17:21

▲石村 오기배 관장

■수석(壽石).

수석은 처음에는 한자어(漢字語)로 호도처럼 손에서 갖고 노는 애장석으로 ‘手石’으로 표기 되었다 한다. 그 다음에는 오랜 세월 속에 물속에서 변화나 형태를 갖추게 된 ‘水石’으로, 지금은 자연속에서 무의적으로 만들어진 형태나 색채, 무늬 등이 묘하고 아름다운, 관상용의 자연석은 ‘生命’이 있다는 뜻으로 ‘壽石’으로 불리우고 있다.

▲마당 곳곳에도 수석들이 숨어있다.

■내가 돌이고, 돌이 나(自我)이고,,,,

고려말(高麗末)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威化島 回軍)에 반격하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명장(名將) 최영(崔瑩)의 아버지 최원직(崔元直)은 아들 최영에게 에게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 하였지만, 이 표현은 ‘돌’을 비하하거나 가치 없이 표현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도 ‘금’은 쉬이 보기 힘들게 귀하고 ‘돌’은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어서 그랬을 것이다.

그렇게 흔하게 볼 수 있는 돌을 자신의 일부로 생각하며, 48년 세월동안 좋은 돌을 만나기 위해 전국을 누비며 살아온 인생이 있다.

화순도곡 천암리에 위치한 수석박물관 ‘석촌(石村)’ 오기배 관장

▲하얀나비들이 떼지어 날다가 카메라를 들이대니 도망 가 버렸다. 한 마리만 보인다.

“수석이나 자연은 정의를 내릴 수 없다”
수석인구 200만 시대에 도래한 지금, 오기배선생은, 자연 속에서 돌과 함께 자신이 돌이되고 돌이 자신이 되어 살아 온 인생답게 자연과 수석에 대한 경외심을 갖고 있었다.

화순 사평에 있는 물사랑배움터 돌집을 20년에 걸쳐 지은 장본인이기도 한 선생은 2006년도에 물사랑배움터를 환경청에 넘기고, 도곡 으로 옮겨와 수석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금도 작업실은 사평 물사랑배움터 근처에 있다.

선생의 돌과 인연은 4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1966년 4월26일 우연히 화순사평 시냇물 속에서 황홀하게 어른거리는 돌 하나를 줍게 되면서 시작된다.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한 모든 대가들이 그러하듯 선생도 사소한 돌 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자신의 잠재해 있는 ‘끼’를 모두 돌에 쏟아 부으며 외곬수 ‘돌’인생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오관장은, 좋은 돌은 강도와 색, 모양을 잘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무리 아름다운 색이나 모양을 지녔더라도 견고하지 않으면 오랫동안 간직할 수 없기 때문에 좋은 돌의 최우선적 요소는 ‘강도’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 오관장은 좋은 모암(母巖)이 있는 곳으로 좋은 수석을 만나기 위해 찾아 나서곤 한다. 오관장은 우리나라에서 좋은 수석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은 남한강 유역이라고 덧붙인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돌이라도 오관장처럼 좋은 돌을 감별할 수 있는 안목을 지녀야만 가능하지 않을까?



오관장의 석촌 수석박물관에 가면 월출산을 1,000분의 1로 축소한 듯한 산수경석(山水景石)이 있고, 신윤복의 미인도를 보는듯한 문양석(文樣石)등 오관장이 평생을 두고 수집한 10,000여개의 진귀한 수석들과 오관장이 자연과 벗하며 손으로 일일이 다듬어 만든 목각 작품들이 전시돼있다.

목각작품은 죽어가는 나무에 오관장의 마이더스 손으로 생명을 불어넣어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시킨 것이다.

필설(筆舌)로는 오관장의 수석과 자연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

‘변화하는 자연, 그러면서도 영원한 자연 속에서 누군가에게 의미로 다가오는 수석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어 수석관을 열었다’는 오기배 관장의 석촌 수석관을 직접 찾아가 ‘오관장의 인생’이기도 한 ‘수석과 자연’을 우리의 눈과 가슴으로 느껴보자.

▲석촌 수석박물관

수석(壽石)

유창섭

마당 귀 작은 돌 위에
햇살 가득 부서지는 소리
수 만겁 내려온 빛
차곡차곡 접어 넣고
그 속에 들어 앉은
지장보살

끊임없이 들리는 구원의 독경소리
수 만년 씻겨 얼굴이 지워져도
말없이 던지는 그윽한 미소
육도(六道)의 중생을 향한
법고(法鼓) 소리 들리는

지난 밤
삽살이 짖는 소리에 잠 못 이루던 것도
저 많은 업인(業因) 때문이었구나

▲소나무, 햇살, 그리고 영원한 것들,,,

 오기배 석촌 수석박물관장: 010.2624.2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