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미 갖춘 창의적 인재 양성과 작은 학교 살리는 '무지개학교' 박세철컬럼…무등산을 바라보며 박하은 기자 hoahn01@hanmail.net

2013년 01월 29일(화) 10:44

▲ 박세철 공동대표

우리 교육은 현재 총체적 위기에 봉착해 있다. 혹자는 지나치게 비관적인 견해라고 비평할지 모르나 객관적 지표가 그것을 잘 뒷받침하고 있다.

1년에 30여명의 학생들이 성적을 비관하여 자살하고, 연간 20조 이상의 사교육비를 투자하며, ‘공부 기계’로 전락한 아이들이 친구를 적대시하며 ‘학업 스트레스’를 ‘왕따’와 ‘폭력’으로 해소할 정도로 ‘치열한 입시 경쟁’을 강요하고 있다.

요즘은 온 나라가 ‘학교 붕괴’를 걱정하고 있고, 심지어 경찰이 학생 생활지도를 전담하는 직원(스쿨 폴리스)을 확충하느라고 애를 먹는 지경에 이르렀다.

객관적으로 드러난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력은 매우 우수하다. 그런데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 점수로는 줄곧 핀란드에 이어 ‘종합 2위’를 놓치지 않고 있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려스러운 면이 참 많다.

읽기, 수학, 과학 등의 성취 수준은 높았지만 미래의 ‘핵심 역량’과 관련이 많은 ‘흥미도’나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자신감’, ‘협동 학습 능력’ 등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상위 5% 학생들의 성적은 OECD 평균보다 떨어진다고 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주말과 명절에도 쉬지 못하고 하루 최대 15시간의 ‘학습 노동’에 시달리면서 오후 3∼4시에 학과 수업을 마치고 다양한 특기·취미 활동을 하는 선진국 학생들과 경쟁하여 얻은 성적치고는 자랑하기가 민망스럽다. 게다가 세계 최고의 ‘사교육 의존율’을 기록하고 있으니 말해 무엇하랴.

이러한 극한 상황 속에서 ‘학교 교육의 체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학생들이 ‘입시 위주 교육 풍토’에서 벗어나 ‘이웃과 더불어 살 수 있는 협동적인 인성’과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 능력’을 기르게 함으로써 ‘교육 주체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학교의 틀’이 필요하게 되었다.

따라서 교육계에서는 우리의 학교 교육이 안고 있는 당면 문제를 극복하고 미래사회에 적합한 학교 교육의 전망을 제시 할 수 있는 ‘학교 혁신 모델’을 모색하게 되었다.

그러한 흐름 속에서 전라남도교육청도 ‘무지개학교’라는 이름으로 ‘혁신학교’를 만들어 가고 있는 데,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가만히 살펴보면,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학교 관리자들과 학부모들은 ‘특별교부금’을 받아 열악한 학교 시설을 확충하고, 아이들에게 ‘비싼 사교육’ 대신 ‘무상 보충․심화교육 프로그램’을 받게 할 생각으로, 교사들은 평교사가 ‘교장 자격증’ 없이도 교장이 될 수 있다는 ‘내부형 교장 공모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동기야 어떻든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 차원에서 학생 부족으로 무너져가는 소규모 학교들을 살리기 위해 ‘학생들이 다니고 싶어하는 학교’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무지개학교’는 생각보다는 상당히 복잡한 의미와 내용을 담고 있는 개념이다. ‘무지개학교’의 정체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무지개학교’의 기원인 ‘혁신학교’의 목적과 취지, 의의 및 유래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으나 여기에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간단히 말해, ‘무지개학교’는 공립형 대안학교로서 ‘교사들의 협력적 수업연구를 통한 맞춤형 학력 향상’과 ‘학생 인권 존중과 공동체 생활을 통한 건전한 인성 함양’, ‘학교와 학부모 및 지역사회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지역사회 교육공동체의 유지’, ‘폐교 직전의 농어촌 소규모 학교 살리기’ 등의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일석사조의 대단히 유망한 교육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전남지역에서도 2011년부터 도입하기 시작하여 2012년 현재 초등학교 25개교, 중학교 13개교, 고등학교 2개교가 운영 중이며 향후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화순에서는 사평초등학교와 한천초등학교가 시행중인데 중·고등학교가 빠져있어 아쉽다.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이 많이 노출되고 있으나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잘 부합하므로, 앞서서 개척해가는 학교들의 성공을 기원하며,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전제로 지정되지 못한 다른 학교들의 적극 참여를 기대한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공부’하고, 폐쇄 위기에 몰린 ‘작은 학교’들도 살리기 위해 우리 지역민들도 ‘무지개학교’에 좀 더 관심을 가지면 좋지 않을까?

화순교육·복지희망연대 공동대표 박세철: 010-8781-5818 

<컬럼 필진>
1. 김창호 화순리조트 대표, 2. 장종운 법률구조공단소장, 3. 송윤선 다문화센터장, 4. 박세철 교육복지연대회장, 5. 문종안 새누리당 전국상임위원, 6. 송태평 축협조합장, 7. 홍기평 성균관부관장, 8. 윤평순 농협군지부장, 9. 임대원 효원통증의학과의원, 10. 염낙귀 세무사, 11.이다경 청소년상담지원센터장, 12. 배동기 화순군 총상가연합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