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석 이장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아흔 번째 이양면 금능리 김윤석 이장을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 이양면 금능리를 찾아서...
화순읍에서 이양까지 20분 남짓 시원하게 닦인 아스팔트 위로 아직도 여름 햇살이 뜨거운 땀방울을 뿌려낸다. 금능리는 90여 가구가 모여 사는 마을로 이양면에서 가장 큰 마을로 손꼽히며 예전에 송석면사무소가 있었다. 지금은 금능리를 경유하여 보성 복내로 넘어가는 서정적인 풍경을 간직한 조용한 시골 마을이다. 마을 입구 표지석에 마을을 향한 짧은 시가 새겨 있어 주민의 마을에 대한 사랑이 느껴진다.

▶ 금능(金陵)마을의 유래...
금능리(金陵里)의 지명은 금능마을의 이름을 취하여 이름 하였다. 금능리는 금능마을, 인물마을 등 2개 자연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금능마을의 뜻은 마을의 형국이 배를 언덕에 쇠줄로 잡아매고 짐을 부리는 형국이라 금능리라 하였다고 전한다. 평지에 눌러앉은 듯 모여 있는 금능마을은 옛날에 만 가구가 살았다고 하여 가만들이라 전하는데 지금도 이곳을 파면 기와 조각이 출토된다.

▶ 마을의 형성
금능마을은 사방으로 평지인 평야 가운데에 형성되어 동북방향으로 이양 북초등학교가 있으며 북쪽에 묵곡 방면에서 흘러오는 내가 있고 서쪽으로는 국도 건너편에 지석천이 흐른다. 마을은 남동쪽으로 형성되어 있다. 동쪽으로는 강성리 새암내마을, 서쪽으로는 청풍면, 남쪽으로는 인물마을, 북쪽으로는 강성리 강성마을이 있다.

▶ 전설·민담
조선조 말기까지 500여 호가 부유하게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한 노승이 마을을 찾아왔으나 마을 사람들이 푸대접하자 노승이 마을이 더 잘 살려면 마을 안에 있는 개울을 마을 앞으로 돌려야 한다고 말하자 마을 사람들이 이 말에 솔깃하여 개울을 돌리기 위해 언덕을 잘랐는데 용을 잘랐다 하여 피가 3일간이나 흘렀으며 이후 마을은 쇠하였다고 전한다.

▶ 우리 김윤석 이장은 말이여~
젊은 시절 광업소에서 20여 년간 채탄 작업으로 생계를 꾸려온 김윤석 이장은 폐광 이후 농부의 삶을 살아왔다. 지하 막장에서 폭발사고와 갱도가 무너져 두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던 김윤석 이장은 하루하루 감사함을 느끼고 살아간다. 마을이장 4년 동안 새로운 기술을 배우게 되었다는 김윤석 이장은 전문지식은 없어도 노령화로 많은 일손이 필요한 마을 어르신들의 주택 관리사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 낡은 전구교체에서부터 상수도 고장·동파 수리는 물론 보일러 설비까지 어르신들의 부름에 무조건 달려가 해결해주는 금능리의 만능해결사로 불리고 있다. 감사의 정으로 주고받는 품삯은 시원한 물 한 잔이면 족하다고 한다.

▶ 마을의 자랑...
금능리는 ‘역촌’이라 하여 옛날 하인들이 살았던 마을이라는 설이 있다. 옥토를 가진 부자가 많아 그만큼 일을 도와줄 하인이 많이 필요해 하인들이 살기 좋은 마을이었다는 추측도 해본다. 수많은 인재를 키워낸 요람으로 이양북국민학교가 1947년 개교하여 현재까지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심고 있다. 농촌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학생 수가 줄면서 폐교를 준비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고 있다. 마을 앞 정자에 세월을 가늠하기 어려운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다. 배의 형국에 돛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또, 마을 입구에 단청이 곱게 드려진 커다란 정자가 있다. 금능마을 출신 문형태 장군이 마을을 위해 만들어 놓은 정자라고 한다.

▶이장의 바람은...
하수처리시설이 없어 불편함이 많은 금능마을은 하수구 정비가 시급하다. 하수배관이 낡고 쉽게 부패하기 쉬운 여름철엔 썪는 냄새가 올라와 생활에 불쾌감이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어 답답하다고 한다. 금능마을 주민은 하수도 공사를 하여 쾌적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땅에 대한 신념과 심고 가꾸고 나누는 일에 매력을 느껴 하고 싶은 일이 많다는 김윤석 이장은 뒤를 이어 땅을 지킬 이가 없어 서글프다며 많은 사람이 땅에 대한 애착을 가져주기를 당부한다.

▶ 마을을 나서며
마을 어르신들께 다정하게 다가가는 이장은 재치 넘치는 만능 재주꾼이다. “마음이 고와야 한다. 할 일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김윤석 이장은 부지런한 성격대로 마을의 구석구석을 살피고 있다. 태양초 고추 주산지로 유명한 금능리는 고추수확으로 풍성한 소득을 올리고 있다. 간간이 부는 바람에 매운 고추냄새가 실려 온다. 가뭄으로 수확량이 줄어 고추 값이 더 올라갈 전망이라고 한다. 매콤한 고소득의 열정을 여름 볕에 말리며 푸짐한 수확의 기쁨에 어르신들 얼굴 가득 웃음꽃이 핀다.

김윤석 이장 H.P 016-528-3887

▲금능리 마을 표지석

▲금능리 마을 정자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