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효숙 이장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여든아홉 번째 남면 내리3구 박효숙 이장을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 남면 내리3구를 찾아서...
우리 속담에 ‘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배롱나무(목백일홍)는 그런 속담이 통하지 않는다. 7월부터 9월까지 아름다운 색감을 과시하며 화순의 도로를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다. 배롱나무꽃이 질 무렵 추수를 시작했던 어르신들은 ‘배롱나무꽃이 세 번 피면 쌀밥을 먹는다.’고 하였다. 남면 사평초등학교에서 동복방향으로 꼬불꼬불 정겨운 시골 길을 달려가면 빨간 배롱나무꽃이 활짝 펴있다. 남면과 동복의 경계에 있는 내리마을은 아름드리나무들이 많이 있어 마을이 숲 속에 숲은 듯 보인다.

▶ 신암마을(新巖, 새암촌, 반정자) 마을의 유래...
내리(內里)의 지명은 동복면에서 보아 내남면(內南面)의 첫 리(里)가 되므로 내남면(內南面)에서 내(內)자를 취하여 내리라 하였다. 내리는 원래 삼산마을, 밀양마을, 대사골마을, 중촌마을, 평촌마을, 신암마을 등 6개 자연마을로 구성되어 있었으나 중촌마을은 폐촌 되었다.
신암마을은 예전에 이 마을에 샘이 있어 이것으로 마을 이름을 삼아 샘골→새암골이라 하였다. 이후 한자화 하면서 새신(新)자와 바위암(巖)자를 각각 취하여 신암(新巖)이라 하였다. 반정자라고 부르는 곳에는 이전에 주막이 있었다가 폐하였고 현재는 도로가에 비석군이 자리하고 있다.

▶ 마을의 형성
신암마을은 동쪽으로 평촌마을, 서쪽으로는 동복천, 남쪽으로는 앞산, 북쪽으로는 와우산, 갈너매가 있으며 마을의 방향은 남쪽을 향하고 있다. 신암마을 앞 도로변에 비석군이 있는데 이곳에 큰 정자나무가 있었는데 이 정자나무를 반정자나무라 하였다. 이곳 정자나무가 너무나 크고 웅장하고 아름다워 서울까지 소문이 자자했다고 전한다. 한편 이곳에 서른 서 말 일곱 대지기 논이 있었는데 한양 기생들이 논이 얼마나 커서 그렇게 부르는가 하고 한 번쯤 구경하고 싶어 했다고 한다. 어느 날 한양기생 10여 명이 구경을 가던 중 물이 많은 시월 노지(징검다리)를 건너다가 한 기생이 술이 너무 많이 취해 넘어져 떠내려가는 것을 일곱 기생이 물로 뛰어들어 살리려다가 모두 죽고 말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현재 이곳에는 세월교가 건립되어 주민들이 통행하고 있다.

▶ 우리 박효숙 이장은 말이여~
남면에서 유일한 여성이장인 박효숙 이장은 올해 5년 차 똑순이 이장이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한몸에 받고 있으며 화순군 생활개선회, 부녀회 등의 부지런한 활동을 바탕으로 마을 이장으로 추대되었다. 여성이장의 섬세함으로 마을 구석구석을 살펴 깔끔하게 관리가 되고 있다. 박효숙 이장은 200여 마지기의 농사를 짓고 있으며 한우 50여 두를 키우는 부지런한 농사꾼이다. 고운 얼굴 가득 웃음이 맴도는 박효숙 이장은 집안일부터 농사일, 마을일 까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부지런함이 몸에 배어있다. 여성 이장이 있는 마을에 매년 경제적 혜택이 주어져 마을 회관 구석구석 개보수로 마을회관이 잘 관리가 되고 있었다.

▶내리마을의 자랑...
마을주민이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내어 건립한 유산각이 마을 중앙에 아름드리 느티나무와 어우러져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민들의 더위를 식혀주고 있다. 한 가족 같은 마음으로 옹기종기 모여 사는 주민들은 이달 15일 열리는 면민 체육대회준비로 벌써 분주한 마음에 신암마을은 마을 주민 모두 축제준비로 들떠있다. 해마다 윷놀이에서 상금을 휩쓸었다며 윷놀이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신암마을 주민들은 올해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며 체육대회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 박효숙 이장의 바람은...
오랜 세월 주민들의 쉼터로 마을 중앙을 지키고 있는 유산각이 비바람에 낡고 썩어 쓰러져가고 있다. 박효숙 이장은 주민들이 귀한 성금을 모아 지은 유산각이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가서 안타깝지만, 안전상의 문제로 보수보다는 튼튼한 유산각을 지어 어르신들께 편안한 휴식을 제공하고 싶다는 바램을 이야기한다. 또, 노령화로 농사에 힘이 부치는 어르신들의 어려움을 덜어 드릴 수 있는 방법으로 마을 창고에 농산물 건조기가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 마을을 나서며
남면의 홍일점 박효숙 이장의 활기 넘치는 모습에 주민들이 좋은 기운을 받아 마을이 활력이 넘치는 것 같다. 마을 이곳저곳 친절한 안내를 마치고 더위에 지친 고추밭에 물을 주러 나서는 부지런한 박효숙 이장은 불볕더위로 지칠 법도 한데 마을 안내를 하는 내내 웃음이 가득했다. 평평한 들 가운데 있는 신암마을의 물놀이 장소로 피서객이 모여든다는 마을 어귀 냇가에 바닥까지 훤히 보이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뜨거운 햇볕 아래 길가에 핀 하얀 무궁화가 청량감을 준다.


박효숙 이장 010-3642-6659

▲ 남면 내리 마을 표지석

▲ 시원한 나무아래 쉴수있는 정자

▲ 마을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