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광열 이장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여든여섯 번째 동면 국동리 서광열 이장을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 동면 국동리를 찾아서...
만연산의 기운을 싱그럽게 마시며 수만리 고개를 넘어 서성리로 내려가는 길목에 겹겹이 산으로 둘러진 국동마을이 숨어있다. 산간마을이지만 너무 이쁘고 아름다운 마을이다. 담쟁이넝쿨이 멋들어지게 자라고 있는 돌담길과 맑은 계곡물이 마을 앞으로 흐르고, 강을 따라 시원한 산책로가 마을에 대한 애착을 갖게 한다. 범바위가 있는 범박골, 솔대봉, 연화봉, 도리봉, 갈등, 흑우등, 큰곰딩이, 작은곰딩이, 걸기봉 모식굴, 산태굴, 불당골, 먹굴, 범박골, 각시밭골, 당산골, 서방바우, 각시바우, 세심대 등 깊은 산중임을 짐작할 수 있는 지명들이 굴동마을의 지리적 위치를 알려주는 듯하다.

▶ 국동, 굴동(窟洞) 마을의 유래...
국동리(菊東里)의 지명은 굴동(窟洞) 마을의 이름을 취하였는데 한자는 물론 이름자도 바꾸어 국동리라 하였다. 국동리는 굴동 마을, 탑성마을 등 2개 자연마을로 구성되어 있었으나 탑성마을은 1990년경에 주민이 타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폐촌 되었다. 굴동마을은 마을에 자연동굴이 있어서 굴동이라 하였다. 마을 뒷산에 있는 자연동굴은 200여 명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크고 높다고 한다. 예전에는 화순읍으로 넘어가는 고개로 열두구부재가 있었는데 굽이가 열두 개나 된다 하여 이렇게 불럿다 한다.

▶ 마을의 형성
마을이 형성되었던 곳을 보면 굴동, 모식굴, 당산굴, 탑성이 등이다. 마을주변에 소나무, 바위, 참나무, 대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요양 삼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으며 체감온도가 다른 마을과 4~5도 정도 차이가 난다. ‘전설 따라 삼천리’라는 프로그램에 마을의 각시바위 가 소재로 쓰였으며, 산속에 큰 굴이 있는데 상수원이 있어 지금은 출입을 금하고 있고 박쥐서식지가 되었다. 마을 앞에 비자림이 있어 가을에 비자수확의 즐거움이 크다고 한다.

▶ 우리 서광열 이장은 말이여~
금호타이어에 다녔던 서광열 이장은 34년의 회사생활을 마무리하고 정년을 맞아 고향으로 들어와 93세의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9남매의 장남이다. 마을 주민 평균 연령이 80이 넘는다는 국동마을은 자연 속에서 건강을 즐기며 살아가는 장수 마을이다. 마을에서 가장 젊다는 서광열 이장은 맥가이버가 되어가고 있다. T.V, 냉장고, 보일러, 수도 등 각 가정의 불편함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 이장의 의무라고 한다. 이장을 하다 보니 전기와 보일러 설비 등을 배워야 한다며 새로운 기술습득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 국동마을의 자랑...
대문이 없고 열쇠가 없는 마을인 국동마을은 50여 년 전만 해도 동면에서 두 번째로 큰 마을이었던 국동마을은 조선 건국과 맞먹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마을 건너에 천수답으로 계단식 논이 많았으나 노동력의 감소로 모두 휴경지가 되었다. 경관이 아름다운 국동마을은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출사지라고 한다. 새마을 운동 당시 마을 안길을 넓히기 위해 쌓아놓은 아기자기한 돌담과 맑은 하천과 산책로, 보호수로 지정된 소나무, 정자나무, 쓰러져가는 폐가까지 사진작가들에게 마을의 사소한 모든 것들이 훌륭한 소재가 된다.

▶ 서광열 이장의 바람은...
올해 처음 이장직을 수행하게 된 서광열 이장은 모든 일에 서툴지만, 봉사하겠다는 생각으로 마을 일을 내일처럼 생각하고 있다. 주민이 먹는 상수도가 설치한 지 20년이 넘어 노후 되고 누수, 부식, 동파, 녹슬어 식수에 이물질이 섞여 나와 주민건강이 걱정된다. 또, 철쭉이 만개하는 이른 봄부터 연중 아름다운 경관을 보기 위해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지만, 공중화장실이 없어 불편함이 많다고 한다. 노후 된 상수도 시설을 정비하고 공중화장실을 만드는 것이 서광열 이장의 작은 바람이다. 또한, 휴가철 놀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 버리고 가는 쓰레기에 마을이 몸살을 앓는다고 한다. 좋은 환경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지키는 것도 즐긴 자의 몫이라며 놀고 간 자리를 깨끗이 정리해주기를 당부한다.

▶ 마을을 나서며
하루 세 번 버스가 들어오고 3, 8일 화순 장날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국동마을 주민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살고 있는 복이 많은 사람들이다. 시간은 흐르는 계곡물처럼 빠르다지만 그림처럼 아름다운 국동마을의 매력에 취해 세월도 비켜가는 듯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서광열 이장 전화: 010-6215-1975

▲ 국동마을 표지석

▲ 국동마을 전경

▲ 여름날 시원하게 즐길수 있는 물놀이 장소

▲ 마을 정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