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남철 이장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여든 다섯 번째 화순읍 대리2구 배남철 이장을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 화순읍 대리 2구를 찾아서...
대리 교차로에서 서라 3차 아파트 방향으로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며 시원한 바람을 선물한다.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들이 200여 년의 세월을 거슬러 당당하게 현대에 적응하고 있다. 화순읍에서 능주로 가는 길과 나주 남평에서 화순 동면으로 가는 길이 교차한 네거리가 있어 길가 던 나그네가 잠시 쉬어가고 해가 저물면 자고 가던 봉노집(鳳鷺), 주막집이 있어 화순네거리라 불려왔다.

▶ 주암마을(舟巖, 배바위)의 유래...
대리(大里)의 지명은 한골의 지명을 한자로 표기하면서 큰 마을의 뜻으로 대동(大洞)이라 하였고 배바위 마을의 뜻은 배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마을 이름을 이렇게 부르며 이를 한자로 표기하여 주암(舟巖)이라 하였다. 영산강물이 화순지역까지 유입되었을 때 이곳은 강변 마을로 나루터였다고 전해온다. 고려 시대 배씨 처녀가 자취샘에서 외 두 개를 먹고 아이를 가진 후 이 아이를 이곳 동산에 버렸는데 학들이 와서 보호해 주었다 한다. 이를 기이하게 여겨 다시 데려다 기르니 후에 송광사 2대 주지를 지낸 진각국사가 되었다고 한다. 바로 진각국사를 내다 버린 곳으로 학들이 보호해 주었다 하여 학서도(鶴棲島) 또는 학사리라고 부른다.

▶ 마을의 형성
배바위 마을은 동쪽으로는 매화동, 서쪽으로는 서당산(上龜峙), 남쪽으로는 새보들, 학사리들, 북쪽으로는 유왕산이 있다. 마을 주변에 남방식 지석묘가 10여 기 산재하며 우물을 파면 10m 이하에서 바다 뻘흙이 출토되며 뻘과 함께 복숭아씨, 선박파편 등이 출토된 적이 있다. 또 학서도에서 돌 화살촉과 돌도끼의 파편이 발견되었는데 이로 미루어 보면 이곳은 선사시대에는 강변마을로 이루어져 있었고 이후 포구가 있었다가 점차 현재와 비슷한 지형으로 변화되었을 것을 추측된다. 동쪽으로는 매화동마을, 서남쪽으로는 삼천리 하천마을과 동남쪽으로는 삼천리, 북쪽으로는 둔버리마을이 있다. 수령이 400년 이상의 괴목, 팽나무, 소나무 등 10여 주가 자라고 있는데 마을주민의 휴식처로 이용된다.

▶ 우리 배남철 이장은 말이여~
전국 이·통장 연합회 중앙회 감사와 전라도지부 사무처장직을 함께 수행하고 있는 배남철 이장은 대리 2구의 든든한 지킴이이다. 마을회관의 청소부터 냉장고 음식물 관리까지 세심한 관찰과 배려로 마을 어르신들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마을의 효자 이장이다. 젊은 시절 부모님을 일찍 떠나보낸 배남철 이장은 효도하고 싶으나 이미 가고 안 계시니 효도 할 길이 없어 마을 어르신들을 부모처럼 여기고 잘 모시고 싶다고 한다.

▶ 배바위 마을의 자랑...
화순읍에서 공무원이 가장 많이 배출된 곳이 배바위 마을이라고 한다. 공부 잘하는 명당 터라는 소문으로 외지에서 맹모를 자처하는 부모들이 이곳에 집을 사기 위해 부지런한 러브콜을 해온다고 한다. 마을주민 모두가 마을 토박이들로 구성되어 한평생 서로 부대끼며 살아오다 보니 형수 같고 시동생 같고 어머니 같아 서로 깊은 정이 들었다고 한다. 배남철 이장은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가족 같아 화합과 우애를 바탕으로 마을을 이끌어 가고 있다.

▶ 배남철 이장의 바람은...
예전에는 동짓날, 하짓날 마을주민이 모여 흥겨운 잔치로 화합을 다지며 서로의 건강을 빌었지만, 지금은 노령화로 마을 전통을 이끌어갈 젊은이들이 없어 마을행사도 자연스레 사라졌다고 한다. 화순-앵남 간 도로가 확장되면서 13가구가 철거되어 정붙이고 살던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하여 아쉬움이 크게 남아있다는 배남철 이장은 도로 폭이 32M가 되는 넓은 도로가 완공되면 교통량도 증가하여 길 건너 마을회관까지 오는 길이 위험하고 어르신들의 통행에 불편함을 줄 것이 자명한데 통행로 확보를 어떻게 해결 할지 고민이 많다고 한다.

▶ 마을을 나서며
보기만 해도 행복한 느티나무 아래 배바위 마을 주민의 애정이 담긴 작은 정자가 있다. 시원한 그늘과 부드러운 바람이 무더위를 식혀주어 신선이 된 듯 몽상에 빠져본다. 지붕을 이고 있는 기와 한 장마다 주민의 마음이 새겨있는 마을의 소중한 보물이다. 배남철 이장은 살아온 세월이 스승이 되어 봉사하는 마음으로 어르신 봉양에 온 힘을 기울이며, 새로운 희망과 도전을 찾고 있다.

배남철 이장 전화: 010-4601-4323

▲ 대리 마을 정자

▲ 대리 마을회관

▲ 대리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