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일흔 일곱 번째 능주면 백암1리 이종열 이장을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 능주면 백암1리를 찾아서...
화순읍에서 가까운 거리에 복숭아로 유명한 능주면 백암마을이 있다. 뱀처럼 긴 골짜기에 있는 마을로 구불구불 좁은 길을 따라 90여 가구 130여 명이가 살고있는 백암마을 입구가 보인다. 앗! 일방통행? 시골 마을에 입구와 출구가 따로 표시되어 있다. 궁금증도 잠시 따사로운 봄볕과 함께 피어난 복사꽃 향기를 따라 찾아온 사진작가, 화가, 관광객 등 많은 사람이 시골마을에 분주한 기지개를 켠다. 복사꽃 피는 봄날 백암마을에 상춘객들의 행복한 웃음꽃이 흩날린다.

▶ 백암동 마을(白巖洞, 배암굴) 마을의 유래...
백암리(白巖里)의 지명은 백암동(白巖洞) 마을의 이름을 취하여 이름 하였다. 백암리는 백암동 마을, 점촌 마을 등 2개 자연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백암동 마을의 뜻은 마을 앞에 흰 바위 2개가 있어 이렇게 부른다고 전한다. 마을은 세분하면 너메몰과 알데미로 구분된다. 백암동은 원래 배암굴이라 하는데 이는 뱀처럼 긴 골짜기에 있는 마을이란 뜻이다. 토질이 좋아 좋은 쌀이 생산되므로 밥맛이 좋아서 죽은 시신도 무겁다고 전한다. 황토로 이루어진 마을 이다보니 비만 오면 땅이 미끄럽고 발이 빠지므로 마누라 없이는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산다는 재미난 이야기가 전해온다.

▶ 마을의 형성
백암동마을은 동쪽으로는 성까끔, 국사봉, 철천전등, 서쪽으로는 점촌마을, 남쪽으로는 오롱동들, 북쪽으로는 뒷들이 있다. 마을의 방향은 남쪽을 향하고 있다. 이전에 고성이씨가 건너물 뱀들이골에서 거주하였다고 전하며, 마을 입구에는 전주이씨가 주막을 하며 살았는데 지나가던 도승이 저 건너 아시리밭(현백암마을)이 길지라고 하여 전주이씨가 이곳으로 입향 하였다고 한다. 이후 광산노씨, 밀양손씨, 경주김씨, 밀양박씨, 김해김씨, 창녕조씨, 광산김씨가 입향하여 마을을 이루었다. 동북쪽으로는 광사리 광사동마을, 서쪽으로는 점촌마을, 남쪽으로는 천덕리 회덕마을, 만인리 만세동마을, 북쪽으로는 화순읍 내평리가 있다.

▶ 우리 이종열 이장은 말이여~
올해로 3년 차 마을 일을 보고 있는 이종열 이장은 객지에서 생활하다 연로하신 부모님 걱정에 귀농하게 되었다고 한다. 복숭아와 벼 등을 재배하여 고소득을 올리는 18년 차 진짜 농사꾼이 된 이종열 이장은 “햇볕에 그을린 구릿빛 얼굴이 자연이준 훈장이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한다. 이장님 자랑 좀 해주세요. 질문에 마을 어르신은 “젊은 사람이 부지런 허고, 머이고 잘 혀, 마을 일도 하늘만치 잘 혀”하시며 부지런한 이장을 칭찬하신다. 이종열 이장의 늘씬한 외모에서 부지런하고 착한 성품이 풍겨 나온다.

▶ 마을의 자랑...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한 지역으로 복숭아재배에 최적지인 백암마을은 50여 년 전부터 복숭아재배를 해온 복숭아의 고향이다. 토질이 좋아 과육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아 전국에서 찾아오는 고객들이 마을의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어 복숭아가 백암마을 효자작물이라고 한다. 또, 해마다 대학생들이 농촌봉사활동을 나오는 마을로 올해도 전남대학교에서 30여 명의 학생들이 찾아와 3박 4일 동안 마을에서 숙식을 함께하며 마을 일을 거들어주었다고 한다. 오랜만에 찾아온 젊은 학생들 덕분에 마을에 활기가 넘치고 어르신들도 반가운 소란에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전한다. 마을입구에 학생들이 남기고 간 사랑의 메시지가 바람에 흔들린다.

▶ 이종열 이장의 바람은...
마을 입구 좁은 진입로가 생활에 많은 불편을 가져온다고 한다. 시골 마을에 일방통행표시가 있는 곳은 대한민국에 유일한 곳이라며 하루 세 번 버스가 들어오는데 진입로에 경운기나 트렉터 등 농기계가 있을 경우 버스가 지나갈 수 없어 불편함이 있다 고한다. 백암마을 주민만 사용하는 길이 아니고 좁은 길을 따라 마을 뒤쪽에 광사리 주민까지 사용하는 중요한 도로인데 진입로가 너무 협소하여 불편하고 빨리 넓어지기를 바란다며 꼭 추진해야 할 사업이며 백암리와 광사리 주민 모두의 소원이라고 강조한다.

▶ 마을을 나서며
복숭아 딸 때 꼭 다시 오라는 이장님은 공기 좋고 인심 좋고 농사짓기 좋아 귀농하면 꼭 성공하는 마을이라고 뒤늦은 마을자랑을 풀어놓으신다. 마을주민 모두가 복숭아작목반원인 백암마을은 그 옛날 신선이 살았다는 전설의 무릉도원이 이곳이 아니었나 싶은 편안하고 조용한 마을이다. 달콤한 복숭아향이 그리워질 때 꼭 다시 오리라 약속하고 길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