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활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 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예순 번째로 읍 계소리 1구 김길웅 이장을 만나 보았다

계량마을과 소곡마을 머릿자 계소리

계소리는 계량마을, 소곡마을, 평촌마을 등 3개 자연마을로 이루어져 오늘날 계소리라 일컫는데 계량마을과 소곡마을에서 첫 글자를 따와 계소리라 칭했다고 알려졌다.
계량마을은 처음에 계양마을이라 하였다고 하고 마을은 원래 지랭이라 부르는데 이는 산 주령 아래에 형성되어 있으므로 주령이 (지랭이로 변한 것으로 보이며 이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 계량) 마을을 세분하면 우데미, 아리데미로 구분된다.
계소리 1구는 현재 오성2차아파트와 마을 현대화사업으로 새롭게 조성된 일송정 일대 취락지구, 그리고 예전 계량마을로 이뤄져 있다. 건너편에 화순역과 국도 55번 도로가 시원스레 마을 앞을 통과하고 있다.

마을입구 당산나무

밭일하다 잠시 들려 수박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는 마을 아낙

일복 타고난 계소리 터줏대감

“우리 집 양반이라? 말도마쇼 없는 일도 만들어서 하는 양반인데다 하도 일을 벌이고 다녀싼게 주민이나 이웃들은 반기고 고마워할지 몰라도 나는 등골이 다 휘요.”
읍 계소리 1구 김길웅 이장 댁을 방문해 김 이장을 기다리다 부인께 부군에 대해 여쭸더니 대뜸 이렇게 말한다.
계소리에 김 이장만한 터줏대감도 드물다. 지난 30여년 가까운 세월 이장을 하면서 마을의 크고 작은 모든 일은 김 이장의 손을 거쳐 가지 않은 게 없을 정도다.
이장 직을 그만두고 있었을 때도 다른 이장들이 김길웅 전 이장의 도움 없이는 원활한 해결을 못 볼 정도로 김 이장은 한 마디로 계소리 '존재의 이유'다.
“시집올 때 보니 시아버님께서 이장을 하고 계셨는데 시아버님이 읍내에 볼일을 보러 다니시고 김 이장님은 마을일을 보러 다니시면서 보조역할을 하시더니 나중엔 아예 아버님에 이어 일찌감치 동네일 하러 다니시더라고. 그래 내가 그랬어. 제발 놈의 살림만 챙기러 댕기지 말고 이녁 살림도 좀 챙기라고 말이여”라며 내심 서운했던 감정도 드러내는 부인.
1972년부터 20여년에 가까운 시절을 마을의 일꾼노릇을 하다가 중간에 쉬었다가 전이장의 사고사로 인해 다시 이장 직을 맡은 지는 6년째라고.

마을 입구에 세워진 열녀비

빼어난 풍광에 친환경 우렁이 농사

‘마을입구에 들어설 때 보니 경치가 참 좋더라.’고 하니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전에 어른들 얘기에 의하면 이곳 풍수가 좋아 절터로 쓸라고 했답디다.”며 “우리는 잘 못 느끼지만 요 앞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높은데서 바라보믄 경치는 참 좋다고들 합디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마을주민들 거의가 노령에다 일손도 부족하고 논밭의 크기도 그렇게 크지 않아 판매를 위한 목적이기 보다는 자신들과 가족들을 위한 농사가 대부분인 이곳 계소리 논에는 제초제 대신 친환경농법인 우렁이가 논바닥을 헤집고 다니며 잡초를 제거해 준다.
시작한지 벌써 5~6년째를 접어들고 있는데 근래 들어 친환경 농법이 각광을 받으며 이러한 농법도 정부의 특별 지정을 받으려면 절차나 구조가 상당히 까다롭다고 한다.
김 이장은 이에 대해 “친환경 농산물도 갖가지 유형의 농산물이 제각각 까다로운 조건하에 관리되고 있는데 쌀도 각 지역과 산지농민의 이름을 내걸고 생산자 이력 표시제를 시행하게 되면 어떨까”라고 말하며 ‘화순 계소리 우렁이 쌀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다’고 한다.

오성아파트 옥상에서 바라본 마을 전경

도로 안전책 수립과 도시가스 공급 소원

김 이장은 “마을 앞을 지나는 국도 확포장 공사로 인해 현행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폭이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2차선인 지금도 차들의 속도가 무서울 지경인데 4차선으로 넓어지면 가뜩이나 행인들의 이동이 많은 지역에서 안전에 대한 대책을 꼭 마련해야 할 것인데 걱정된다.”고. 실제로 55호선 국도변 인도의 폭이 좁아 이 길을 오가는 행인과 등하교 초등학생들의 안전도 염려스러워 보였다.
또 하나, 오성아파트 단지엔 지금 도시가스시설공사가 한창이다. 그런데 이 공사가 오성아파트에만 한정되어 계령마을 등 주택가 설치는 미뤄져 언제가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김 이장은 “더디 걸리더라도 같은 마을에 사는 주민들이 함께 혜택을 보아야지 아파트 주민들만 시공해 준다는 건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 일”이라며 조속한 설치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