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 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쉰아홉 번째로 읍 교리 3구 김상진 이장을 만나 보았다

향교를 품었던 마을 교리

교리의 지명은 교촌마을의 지명을 취해 이름 붙였다. 교촌마을의 뜻은 조선초 1433년에 건립된 화순향교가 있어 향교촌이라 부르던 것이 후에 축약되어 교촌, 교동 등으로 부르게 된 것이다.

화순의 관문인 국도 제15․22호선(최근 지방도로 편입 예정)이 북서쪽 이십곡리에서 보건소 앞 삼거리에서 동편으로 이어져 읍내 중심지로 연결되고 있는데 1975년부터 외곽도로의 신설로 삼천리 방향으로 직진되고 있다. 화순공공도서관과 마을 중심엔 유창아파트가 있으며 이 아파트를 둘러싼 상가들이 밀집돼 있다.

동쪽으로는 훈리, 만연리, 신기리, 서쪽으로는 대리, 남쪽으로는 향청리, 북쪽으로는 이십곡리, 동구리가 있다.

노인회관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주민들

우리의 소원은 통일!

“오천년 유구한 역사를 지닌 자랑스런 한민족이 외세에 의해 분단이 강요되고 반세기 이상 이렇게 강제된 분단은 우리민족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과 통한의 이질감으로 남아 안타깝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통일이 우리민족 최대의 염원이자 당면과제라고 생각하는 김상진 이장은 벌써 16년째 지역 내 통일일꾼을 자청해 ‘민족통일화순군협의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지난 1981년 창설된 민족통일협의회는 조국의 평화적 통일실현을 위해 민간주도의 올바른 통일의지 정립과 통일운동 확산을 꾀한다는 목표 아래 초당적이고 범국민적인 민간통일운동 단체라고 소개하는 김 이장.

바람직한 통일방안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최근 우경화의 바람을 타고 일각에서 한반도 흡수통일론을 제기하고 있는데 이는 상당히 위험한 발상일 뿐더러 자라나는 우리 후세에게 무거운 짐만 짊어지우게 되는 꼴”이라며 ‘흡수통일은 절대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이어 “더디더라도 참고 기다리는 인내의 정신이 필요하며 이렇게 기다린 자연스런 개방이야말로 민주․평화․화해로 가는 민족대단결의 통일원칙을 지켜내고 흐트러진 민족 간 상호 동질성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김 이장은 국민의 정부시절 1998년 6월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고령인 85세 소떼 500마리를 끌고 군사분계선을 넘었을 때를 빗대어 “지금 광양의 한 농장에서는 105마리의 황소가 언제든 분계선을 넘어 북녘으로 향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전하며 조속한 남북 교류협력의 장이 열리길 염원했다.

교리3구 전경

화순의 관문, 복지마을로 거듭나야

지난 2007년부터 벌써 세 번째 연임 중인 김 이장은 “화순의 관문인 교리 3구지만 광덕지구 등에 비하면 제반시설이 취약하고 개선할 점등이 많아 현재 주거환경개선사업공사 중에 있는 것으로 안다”며 주민들의 요구사항과 바람을 귀담아 듣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소원했다.

“우리 마을은 유창아파트 하나에 주택가를 포함한 대부분의 상가가 주를 이루는데 현재 마을회관겸 노인회관이 유창아파트내에 있어서 젊은 사람들과 주택가 주민들은 이곳에 오기를 꺼려해서 이분들도 모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마을회관이 필요해”라고 말하는 김 이장은 “새로운 장소물색에 나서고 있는 중인데 부동산시세가 예전 같지 않아 누가 전세로 매물을 잘 내놓으려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의외로 행인들의 통행이 잦은 국도변 인도가 너무 협소해 주민들이 왕래하는데 불편을 겪고 있어 인도의 폭을 늘려줄 것을 군에 건의해 추경심사만 기다리고 있다”며 “인도가 넓어지고 국도가 지방도로로 편입되는 등의 일련의 조치가 취해지게 되면 주민들의 삶의 질이 보다 더 향상될 것”임을 기대했다.

교리3구는 화순의 관문

주민들의 열린 귀

유창아파트 노인회관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주민들에게 김 이장에 대해 묻자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하나에서 열까지 잘허지라. 우리는 거짓말은 안한당께라. 아 오죽 잘했으믄 마을 주민들이 3번이나 찍어 주겄소”라며 과도한 칭찬도 아끼지 않는다.

뭘 그렇게 잘하시는데 그러십니까? 여쭙자 “뭐든지 잘허지요. 우리들이 사소한 거 하나까지 야그하믄 그런 거 하나하나 다 귀 기울여 들어 준당께. 소원이라고 전부 다 이뤄지진 않겠지만 그런 것이 진짜 이장이제 뭐다요!”라며 항상 주민들의 열린 귀가 되어주는 김 이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