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덕리 4구 이병호 이장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활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 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쉰아홉 번째로 읍 광덕리 4구 이병호 이장을 만나 보았다

‘너른들녁’ 광덕리

광덕리 4구는 미륭타운과 유창3차아파트, 부영아파트 일부를 포함한 이 일대 상가가 포함돼 있는 광덕지구 내에서도 비교적 중장년층과 젊은세대가 공존하는 전형적인 도심지 다운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광덕리의 뜻은 현재 신시가지가 형성된 택지개발 지역의 지명인 노대대들(너른들=넓은들)의 지명이 한자화되면서 광덕으로 변한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마을을 세분하면 안마을, 강변, 노대대(광덕택지지구)로 구분된다.
1996년 10월 행정개편으로 광덕1리에서 분리되어 지금의 모습을 이루고 있다.

서양정 사두인 이 이장은 활솜씨 또한 빼어나다.

서양정 사두 이병호 이장

“마을이 생긴지도 얼마 안되고 맨 아파트촌에다 뭐 내세울 자랑거리 조차 없는디 뭣한다고 취재를 한다요 나 안할라요!”
이렇게 거절하는 이병호 이장을 조르고 졸라 찾아간곳이 활연습터인 군민회관옆 서양정. 동료들과 함께 활시위를 겨누고 있는 이 이장의 모습은 마치 사극속 장군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임흥락 화순군 초대민선군수가 활을 쏘는 모습이 보기 좋아 그때부터 배우기 시작한 활은 이제 이 이장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궁도’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국궁은 체력단련 뿐 아니라 사람의 정신과 영혼을 닦는 수련의 과정이며 활터는 이러한 수련을 행하는 배움터입니다.”고 말하는 이 이장은 이곳 서양정의 사두(사정(활터에 세운 정자)을 관리하고 대표하는 우두머리)이기도 하다.
이 이장에 따르면 궁도는 예로부터 호국정신을 일깨우고 건강한 신체와 마음을 다지면서 조상들의 지혜와 얼을 깨달을 수 있는 우리 고유의 전통 스포츠이자 사대에 서는 순간 온갖 잡념을 떨쳐 버리고 마을을 집중해야 하는 정신 스포츠다.
이날도 이 이장은 팽팽히 당겨진 활시위에 온몸의 기를 모아 과녁에 실어 보내고 있었다.

광덕리공원 어린이 놀이터

이장은 아무나 하나!

고향이 동면 서성이라는 이 이장은 화순토박이로 20여년의 화순군 공무원생활을 마치고 광덕리 4구 이장은 3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이장이라는 자리가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누가 인정해 주기는 커녕 궂은일만 도맡아 하는 자리라 그런지 누가 맡으려고나 해야 말이지. 더군다나 우리마을처럼 아파트촌으로 이뤄진 마을은 더해”라며 “그나마 각 아파트 대표들이 돌아가며 떠맡는 격이지 뭐”라고 말해 각박한 요즘 세태를 짐작케 하는 말을 해주었다.
하물며 마을 공동현안을 논의하려 마이크로 방송을 했더니 이소리가 시끄럽다며 항의가 들어오는 일도 있었다고 말하는 이 이장은 “밤과 낮이 수시로 바뀌는 근로환경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은 낮에 잠을 자야 하는데 방송을 해대서 잠을 깨우니 그럴 수 밖에...”라고 말해 마을의 일꾼노릇도 결코 쉽지만은 않음을 내비쳤다.

미륭타운 내 경로당

임기내 ‘마을회관’ 건립 숙원사업

이 이장은 “아마 모르긴 몰라도 우리군 전체를 돌아봐도 마을회관 하나 없는 마을은 우리 마을밖에 없을성 싶어!”
올해말 임기가 끝나는 이 이장은 임기내 꼭 이루고 싶은 사업이 있다. 하나는 광덕리공원 어린이놀이터에 정자를 세우는 일이고 두 번째는 하루속히 부지선정을 마무리해서 마을회관을 세우는 일.
이 이장에 따르면 놀이터 내 정자는 아이들과 함께 쉼터를 찾는 주민들의 휴식처가 될 뿐 아니라 밤 늦은 시간 아이들을 보호하는 역할도 수행할 수 있어 다목적 잇점을 갖추고 있다 한다. 정자터는 이미 물색해 놓은 상태.
문제는 마을회관이다.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임에도 몇 년째 이렇게 표류하고 있는 이유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부지물색에 나섰지만 그때마다 번번히 실패를 거듭해 난항을 겪어왔다.
이와 관련해 이 이장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만이 해결의 단초를 제공할 텐데 아쉽다.”고 한다.

주민들에게도 인기‘짱’ 이장님

취재중에도 놀이터며 노인정에 계신 어르신들이 연신 이 이장에게 질문이며 주문사항을 얘기하느라 분주하다.
마을주민 김경자(76․여) 할머니는 “이장님 놀이터에 정자는 세운다고 말만 들었제 대체 언제 지어 준다요?”며 취재진과 이 이장을 번갈아 보다 ‘이 이장님 마을일 잘하십니까?’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암요. 우리 이장님 참말 잘하제! 그랑께 지금 우리가 이렇게 와서 부탁도 하고 묻기도 하고 안 그러요”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