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면 남치리 이판섭 이장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쉰여섯 번째로 북면 남치마을 이판섭 이장을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지명유래
남치리(藍峙里)의 지명은 남치(藍峙)마을의 이름을 취하여 이름하였다. 남치리는 남치마을, 반곡마을 등 2개 자연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남치마을의 뜻은 산고개에서 남빛의 흙이 출토되므로 남재라 부른것을 한자로 표기하면서 남치라 하였다. 처음에는 남재라 불렀는데 이 마을 윗쪽으로 새로 마을이 형성되자 이곳과 구분하기 위해 위, 아랫남재로 각각 불렀다. 후에 윗남재는 원이 설치되면서 원촌으로 부르게 되었다. 마을을 세분하면 웃똠, 가운데똠, 아랫똠으로 구분된다.

◆마을형성
남치마을의 남쪽으로는 동에서 서쪽으로 동복천이 흐르며 그 내를 중심으로 평야지가 형성되어 있고 나머지 방향은 대체로 산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마을 동쪽으로는 옥녀봉, 서쪽은 동산이 있다. 북쪽은 도장굴 계곡과 함께 담양군과 곡성군, 화순군이 나뉘는 분기점이기도 하다. 마을의 방향은 남쪽을 향하고 있다.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오늘 만나볼 이장은 화순군 친환경 무농약단지 벼농사를 시행하는 북면 남치리의 이판섭 이장이다. 이 이장은 70년대부터 이장직의 이임과 재임을 통해 마을의 대·소사한 일들을 관장하며 묵묵히 이장직을 수행해 나가고 있다.

올해 68세인 이판섭 이장은 이곳 남치마을 태생으로, 슬하에 4남매를 두었으며 현재는 마을 이장직과 함께 마을입구에 우리연쇄점이란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이판섭 이장은 손재주가 남달라 마을에서 생산하는 콩으로 두부도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특히 마을과 근접한 백아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맛있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상당량의 매출을 올린다고 한다.

이 이장은 “천애의 절경인 백아산이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때문에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두부를 찾는 것 같다”며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겸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판섭 이장의 근무연한은 한 달여 정도 남았다고 한다. 이에 이 이장은 걱정 반 근심 반이라고 한다. 특히 이 이장은 “내가 이장을 맡고 있을 때 친환경 무농약 벼농사를 시작했는데 결과가 너무 좋지 않아서 그게 가장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3년전 남치마을은 국가 보조금 관련과 이 이장의 “우리자식, 우리주민은 모두 좋은 쌀을 먹어야 한다“라는 강한 의지가 반영돼 친환경 무농약단지로 벼농사를 시작했지만 근 몇 년간 이어지는 이상기후로 인해 흉작과 쌀 값 폭락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안 하니만 못한 농사가 돼 버렸다고 한다.

이에 이 이장은 “주민 모두를 위한다고 한 친환경 무농약 벼농사가 결과적으로 주민들에게 피해를 준 것 같아 죄스럽기도 하고 할 말도 없다”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우리 마을의 자랑!
공기 좋고 사람 좋은 것이 남치 마을에 가장 큰 자랑거리라고 한다. 또한 화순군 풍류문화 축제 때 북면의 민속공연 주제로 선정된 남치리 당산제와 예전부터 내려오는 열녀문 등이 있다고 한다.

◆이장님에 대한 주민들의 평가
앞서 본 이판섭 이장의 주위는 지인들의 시끌벅적한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또 다른 해석으로 그가 이장직을 수행하면서 얻은 마을주민들의 평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주민은 이 이장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천상 이장”

◆이장님의 바라는 점
23일 북면 공공비축미 수매가 끝났다고 한다. 쌀의 생산량과 미질의 하락은 흉작이었기에 어쩔 수 없다지만 쌀값 하락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한다. 특히 올해 농협의 쌀(80kg) 수매가는 12만원이라면서 작년 15만원에 비해 3만원이 더 떨어졌다고 한다. 이에 이 이장은 “힘없는 농민들이 살 수 있도록 좋은 농업정책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맺는 글
실패는 자기 탓 성공은 남의 덕이라는 겸손한 신념으로, 마을일에 충실하게 매진하는 이판섭 이장과의 짧지만 인상 깊었던 만남을 통해 남치마을의 미래 또한 밝을 것으로 확신하며 인터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