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면 옥호3리 호동마을 장진수 이장님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님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쉰 두 번째로 동면 옥호3리 호동마을 장진수 이장님을 만나 보았다.<편집자 주>

◆호동(壺洞) 마을가는길
화순읍에서 동복, 벌교로 이어지는 신도로를 쭉 타고 가다보면 동면농공단지에 이르게 된다. 동면농공단지앞 철둑을 건너 한천가는길로 4km 정도를 더 가다보면 운봉터널이란 곳이 나오는데 터널 50m전 우측에 호동 마을 입구가 보인다.

◆마을형성
호동 마을은 동쪽으로는 큰산서골, 작은산서골, 서쪽으로는 원탑골, 동남쪽으로는 가장굴, 비재, 북쪽으로는 꼬막산(고마산)이 있다. 마을의 방향은 남쪽으로 향하고 있다. 1625년경 목천장씨 張九素( ? ~ 1675)가 승주 쌍암에서 거주하다가 입향하였고 이후 장씨 자자일촌으로 유지하며 동쪽으로는 운산마을, 서쪽으로는 한천면 가암리, 남쪽으로는 한천면 결우리, 북쪽으로는 대포리 구수마을이 있다.

◆지명유래
옥호리(玉壺里) 의 지명은 옥림(玉林) 마을의 옥(玉) 자와 호동(壺洞) 마을의 호(壺) 자를 각각 취하여 옥호리라 하였다. 옥호리는 옥림마을, 호동마을, 운산마을 등 3개 자연마을로 구성되어있다.

호동마을의 뜻은 지형이 병모양처럼 생겼다하여 이렇게 부른다고 전한다. 마을을 세분하면 구수고랑, 원탭이, 응달 등으로 구분한다. 1914년 행정구역개편시 화순군(和順郡) 동면 옥호리(玉壺里)(호동, 옥림동, 운산동)로 편입되었다. 현재 옥호3리이며 1개반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해질녘 마을회관 앞 붉은 조끼에 군복 바지를 입은, 언뜻봐서는 4~50대 같은 노인장이 악수를 청하며 “내가 호동마을 장 이장이네“ 한다. 장진수 호동마을 이장님은 올해 여든(33년생)의 나이로 1962년부터 현재까지 화순관내 최장기 최고령 이장으로 통하며, 근 50여년간 호동마을의 지킴이이자 개척자로서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오늘의 주인공이다.

장진수 호동마을 이장은 임란공신 충의공 장윤 장군의 손자가 이 곳에 터전을 세워 마을의 시초가 되었는데 바로 장 이장의 10대손 할아버지라고 한다. 슬하에 삼남 일녀를 둔 장 이장은 여든살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대소사한 마을 일은 물론 문중 전(田)포함 여덟마지기(1600평)의 논 밭 및 문중제각 등을 관리하고 있다.

목천 장씨 문중 제각

장 이장은 7세때 모친별세하고 일제시대 때 국민(초등)학교 2학년 중퇴 후 생업전선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이후 군대에 들어가 한문, 국어, 수학 등을 훈련이 끝나면 힘들고 고된 몸으로 독학하면서 공부를 쉬지않았다고 한다.

“그 시대는 다들 어려웠지. 배우고 싶어도 없어서 못 배우고… 항상 배고픈 시대였으니까” “근데 지금 아이들은 못 배우는게 아니라 안배우는 것 같아”라며 참 아쉽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래도 우리마을은 교육수준이 그 당시(일제시대)에 비교해 참 높았던 것 같아. 대학나온 사람도 몇 있었으니까. 원래 힘좋고 말하기로 유명한 마을이였거든. 그래도 이장은 내가 맡고있지” (허허)

장 이장은 “이장이라는 자리는 앞뒤 분명하게 부락을 위해 개척자와 선도자라는 의무심을 갖어야 한다”며 못 걸어다니는 그날까지 이장을 맡아 일하는 게 꿈이자 목표라는 포부도 밝혔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장 이장은 지난 몇 년간 매년 쌀 한가마니씩을 마을회관에 기증했다고 한다. 또한 장 이장은 화순군에 집요한 요청을 해, 결국 지난 2009년 2년여에 걸친 마을 배수로 공사까지 마무리 했다고 한다. 주민 김모(72세) 할머니는 “일 잘하지~ 평생을 마을 일에 몸 바친 사람이 그 양반이여”라며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한다.

◆이장님의 바라는 점
장진수 이장에 따르면 이 부락에 사는 사람 평균나이가 칠십세가 넘었다고 한다. “읍에 한번 씩 갔다 올려면 하루에 한대 있는 아침버스를 타고 들어올 때는 허리 꼬부라진 노인들이 동면 철뚝부터 근 5Km를 걸어서 들어와야 한다”며 “버스가 한 번만 더 마을에 들어오기를 간절히 바랐다. 또한 명절이나 평소 찾아오는 외지 손님이나 마을식구끼리 수박이라도 같이 먹을 수 있는 당산나무 옆에 작은 전각 하나 세우는 게 소박한 꿈이라고 밝혔다.

장 이장이 전각이 들어설 자리를 가리키고 있다

◆맺는글
장진수 이장은 취재가 끝나고 돌아오는 기자를 마중하며 얼굴이 보이지 않을 곳 까지 갔는데도 손을 흔든다. 호동마을이 나중에는 과거보다 더 번창해 많은 주민들이 살아 발전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는 16가구 중 태반이 할머니 할아버지여서 교통시설이나 잡화 및 생필품 구입에 있어 상당한 불편을 격고 있는 것 같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날마다 걱정과 고민을 하는 장진수 이장을 마음속으로나마 진심으로 응원하며 발길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