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쉰 번째로 화순읍 다지1리 박현조 이장님을 만나 보았다.<편집자 주>


◆다산마을(茶山) 가는 길
화순 광덕교차로에서 사평 가는 옛길을 따라 약 1.1km를 가다보면 GS칼텍스가 보인다. 그옆이 바로 다산마을이다. 마을지명이 조선 정조 때의 실학자 다산(茶山) 정약용선생을 연상케 한다. 이름이 정겨운 다지1리는 나지막한 산자락 아래 기다랗게 도로변을 따라 나있고 70가구 220여명이 살고 있다. 화순읍 외곽권에 위치한 마을이라서 앞 들판(유와대들)에는 농익은 푸르름이 널따랗게 펼쳐있다.

다산마을 전경

◆마을유래
다지리(茶智里)의 지명은 다산(茶山)마을의 다(茶)자와 지실(智谷)마을의 지(智)자를 각각 취하여 다지리라 하였다. 다지리는 다산마을(1리), 안지실(웃지실, 上智)마을,바깥지실(아랫지실, 下智)마을, 강남실 마을, 돌무랭이(월정)마을(2리) 등 5개 자연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다산마을의 뜻은 마을 뒷산에 차나무가 많아서 다산이라 했다. 마을을 세분하면 우데미, 가운데미, 아래데미로 구분된다. 또는 동편 서편으로 나누기도 한다.

유물 ·유적으로는 다산영당(해주최씨재각, 최충영정 봉안, 1964년 건립, 1990년 신축, 영당, 崇義齋, 仰止門), 충의공 최경회장군 사당(최경회 장군 추모, 1833년 능주목 금전리 건립, 금전 저수지 축조로 1963년 이건, 전남도문화재자료 제64호)이 있다.

다산영당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마을회관은 차로 변에 바로 인접해 있지만 제법 넓은 마당을 사이에 두고 있어 주차하기가 수월하다. 회관 앞에 들어서니 기다렸다가 점잖게 맞아주신 이가 있다. 바로 다지1리(다산마을) 박현조(72) 이장이다. 이장님은 마을서 낳고 자란 토박이로 모두 출가한 3남1녀를 두고 먹고 살만큼 부인과 단둘이 농사를 짓고 있다. 박이장은 나주소방서에서 28년간 근무했고 화순군청 민방위과에도 재임한 경력이 말해주듯 현재 이장직을 5년째 하면서 마을 지킴이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단다. 마을회관 앞에 있는 널따란 평상에서 더위를 쫒는 노인들을 볼 수 있었다. 마을 노인회 회장 임태훈(74)씨는 '우리 마을 이장님은 착실하고 매사 빈틈없고 마을주민과 대화도 잘 통한다'고 자랑하며 마을 이장직을 고수하도록 계속 지지할 요량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부락청소도 솔선수범하며 마을보안등이 꺼졌을 경우, 일일이 마을을 돌면서 손수 켜니 마을지킴이가 따로 없단다. 역시나 박이장이 겸손하고 점잖아 보인 연유(緣由)가 오랜 공직에 있었던 때문인 것 같다.


◆우리 마을의 자랑!
다산마을은 예전에는 예의 바르고 엄한마을로 정평이 났었다. 불효하거나 형제간에 우의하지 못하면 마을에서 쫓겨났을 정도란다. 이제는 외지인이 많이 유입되어 마을 명성이 희석되었지만 매년 음력 2월 초하루에 마을에서 시암제를 지내고 단체 관광여행으로 마을민의 결속과 우의(友誼)를 다진다고한다. 그리고 마을의 대소사는 마을 개발위원들을 소집･토의하여 함께 처리하므로 행여 민원이 생기는 일은 결코 없단다.

다지1리마을은 한국수자원공사 전남지역본부와 1社 1村 자매결연 하였는데 마을단체 관광에 25인승 버스를 제공했고 마을회관내 대형냉장고를 기증했으며 노인당 난방유류1천리터를 보내와 한겨울에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고 함평나비축제 관람에도 마을주민의 입장권을 직접 구매하여 주는 등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한다. 또 마을의 뜻과 달리 마을 뒷산엔 차나무가 없었는데, 한국수지원공사에서 차나무를 1천그루를 식수해줘 마을사람들의 바람대로 마을명의 뜻을 되찾게 해주었다.

◆이장님의 바라는 점
다산마을은 화순읍내지만 광주에서 오는 151번 시내버스는 읍내요금(성인1200원)을 적용하지 않아서 1350원을 내야하니 불합리하단다. 마을주민은 구간별 요금을 적용하여 화순읍민으로서 똑같은 권리를 원하고 있다. 또 151번 버스만이 다산마을의 차내 안내방송이 빠져있어서 이곳 지리를 모르는 외지인들이 이 버스로 마을에 올 때엔 흔히 한블럭 더 가서 한보유업공장 앞에 내리는 일이 다반사인지라 이 또한 개선을 원하고 있다. 그리고 화순안쪽으로 마을에서 고인돌공원까지 1.1Km거리의 도로에는 인도가 전혀 없기 때문에 불편하단다. 밤에도 산책이나 운동 나가는 사람이 많아 위험하고 읍내 시장가는 데도 여간 불편하지 않으니 한쪽만이라도 인도가 꼭 설치되기를 바라고 있다.

◆맺는말
시암과 다산영당을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에 마지막으로 담소를 나누었다.
마을골목길이 차 다니게 넓고 깨끗했다. 산등성이에는 상당히 잘 지어진 고급주택이 보이고 동네 안에도 멎진 전원주택이 있지만 여느 시골마을이나 마찬가지로 고즈넉한 마을 모습에서 어릴 적 뛰놀던 고향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곳에는 전세방을 얻으려고 찾아오는 사람이 요즘에도 꽤 많단다. 외곽이지만 교통도 편하고 도심과도 가깝기 때문이겠지만 번화가와 다르게 상대적으로 싸게 방을 얻겠다는 요량이겠다. 하지만 셋방 얻기는 무척 어렵단다. 이런 저런 이야기 중에 마을의 발전을 위해서 조용히 몸소 실천함을 알 수 있었고 이렇게 애쓰는 박이장님의 모습에서 묘한 기품을 느낄 수가 있었으니 다만 나만의 생각은 아니리라...

파이팅! 박현조 이장님! 건승하길 기원합니다.

박현조 이장 연락처 : 061)374-3107, 011-623-3107

시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