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점수 화순읍 감도리 1구 하망굴마을 이장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마흔 다섯 번째로 화순읍 감도리 1구 조점수 이장을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머리 위로 비치는 햇빛은 분명 봄인데 절로 옷깃을 여미게 하는 매서운 바람은 다시금 겨울이었다. 화순 군청에서 출발하여 삼천리의 잘 정비된 새 도로를 따라 십 여분 달려 도착 한곳. 가는 동안 시골의 정취가 물씬 나면서도 뭔가 반듯하게 정비된 듯한 느낌이 들었던 이 마을은 동면·한천·능주 등 세 면의 중앙에 위치했다는 화순읍 감도리 1구 하망굴 마을이다.

* 하망굴의 유래
감도리의 지명은 감한리 마을의 감자와 도방동 마을의 도자를 각각 취하여 감도리라 하였고 하망굴마을, 도방동마을, 백연동마을 등 3개의 자연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하망굴 마을은 원래는 감한리라 하였지만 지금은 감한리 대신 하망굴이라 부른다. 이는 마을이 화발봉 아래에 있어서 그렇게 전한다. 1912년 지방행정구역명칭일람에는 능주군 서면 감한리로 기록되어 있고 1914년 행정구역 개편시 화순군 서면 감도리(감한리, 도방동 일부)로 편입되었다. 1932년 서면이 화순면에 편입되어 화순면 감도리가 되었으며 1963년 1월 1일 화순읍의 승격으로 화순읍 감도1리가 되었다.

마을회관의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인다

* 마을을 지키는 ‘병사’
무척이나 추웠던 날씨 덕에 마을 앞에 주민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대신 반기는 건 세찬 바람에 맞서 몸을 흔드는 마을 회관의 태극기였다. 태극기 휘날리는 그 모습이 마치 적의 침입을 대비해 성을 지키는 병사처럼 씩씩해서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 난다. 하지만 하망굴 마을에 또 다른 병사가 있었으니 올해로 7년째 이장을 하고 있는 조점수 이장이다.

조이장은 최근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입원 중인데 오늘을 위해 택시를 타고 잠깐 나왔다고 했다. 그 사실을 알고 너무 미안한 마음에 “인터뷰는 건강 좋아진 다음에 해도 되는 데요”라고 하자 이장은 “이번 기회가 아니면 또 언제 우리 마을을 소개할 기회가 오것어?”라고 했다. 그 한마디 말에서 조이장이 얼마만큼 마을을 생각 하고 있고 또 얼마나 마을을 위해 애쓰는지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순간 뭉클 해졌다.

* 마을에 자랑할 것은 다 이장이 한 거여~
마을 노인회장, 개발위원장 등 경로당 어르신들의 말에 의하면 조점수 이장은 첫째로 책임감이 무척 강하다고 했다. 소하천 정비, 도로 포장, 상수도 정비, 넓은 마을 광장, 태양광 전기 사업 등 그간 몇 년간 주민들의 나은 생활을 위해서 앞장서 이뤄 낸 사업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600평 이상의 규모로 잘 꾸며진 마을 광장은 화순의 여러 마을 중에서도 최고로 넓은 편에 속한다. 또 한천면 쓰레기 처리장 협약에 의한 지원으로 집집마다 설치된 태양광 전기는 넉넉지 않은 농촌 살림에 큰 보탬이 된다면서 자랑스러워했다.

둘째로 다른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부담 주는 것을 싫어하는 착한 사람이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당신이 병원에 입원한 사실을 마을주민들이 알면 문병에 대한 부담을 주게 된다고 그것도 비밀로 했다. 결국 마을 방송을 다른 사람이 대신하게 되면서 그것도 들통이 났지만 말이다.

다른 마을 보다 훨씬 넓다는 하망굴 마을 광장

태양광 전기로 적지않은 돈을 절약할 수 있다고

* 안분지족... 더 이상의 바람은 없다
마을 행정이나 시설 면에서 조그마한 바람이 있냐는 거듭된 질문에 전혀 없다는 같은 대답을 들었다. 남자·여자 경로당이 이용하는 수에 비해 작은 것 같아 넓혔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더니 지은 지 좀 오래 돼서 작은 편이긴 하지만 충분히 만족 한단다. 또 군에서 쌀도 넉넉하게 주고 난방비도 지원해줘서 유난히 추웠던 겨울도 따뜻하고 배부르게 보낼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말을 꼭 전해달라고 부탁을 한다.

남이 가진 큰 것에 욕심 부리지 않고 내가 가진 작은 것에 만족하고 행복해 할 줄 아는 순박한 사람들. 더 이상 바라는 건 없지만 굳이 한 가지 말하자면 이장의 건강이 빨리 회복돼서 예전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활발하게 마을 일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금 좁은감이 있지만 이야기 꽃을 피우기에 여념이 없는 할머니들

할아버지들도 모이면 이야기 나누는데 정신이 없다고

* 마을을 나서며
나의 아픈 몸 보다는 항상 마을이 우선인 이장과 다른 사람이 가진 큰 것을 생각하기 보다는 내가 가진 작은 것에 만족 해 하고 마을 이장의 건강을 더 생각하는 주민들. 성을 지키는 병사와 그 안의 주민들 간에 끈끈한 정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하망골은 절대 무너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마을 회관 앞

벼·고추·토마토 농사 등 주민들의 일터

* 조점수 이장의 빠른 쾌유를 바라고 협조해준 마을 주민들께 감사드립니다.
조점수 이장 010 3161 3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