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호(52) 서유리1구 이장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서른 번째로 북면 서유리1구 정인호 이장을 만나 보았다.<편집자 주>

화순읍에서 출발하여 붉은 단풍과 노오란 은행이 서로 뽐내듯 가을을 알리는 한적한 시골길. 오른쪽으로는 깍아지른듯한 절벽이 멋지게 자리잡은 동복천을 지나 원리방향으로 향하다 보면 금계봉 골짜기 사이로 닭이 알을품는 모습으로 마을이 형성된 곳, 50가구 80여명의 주민이 살고있는 북면 서유리1구의 모습이다.

서유리1구의 모습

마을의 유래
서유리(西酉里>의 지명은 서유마을의 이름을 취하여 서유리라 하였다. 서유리는 서유마을, 동유마을(현 서유리 2구)등 2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서유마을은 원래 동유마을 보다 후에 형성된 마을이다. 동유마을이 처음에 들에 바위(독)가 있어서 독들이라 한 것인데 후에 닭덜이로 와전되었으며 닭덜이에서 한자를 취하여 닭 유(酉)자를 쓴것이다. 후에 물건너 서쪽에 마을이 형성되므로 그 곳과 구분하여 동쪽에 있는 마을이란 뜻으로 동촌이라 부른것이 와전되어 댄춘이라 부른다. 서유마을의 뜻은 서쪽 닭덜이(독들이) 마을이란 뜻이라. 또 서쪽에 있다하여 서촌이라고 부르다가 이것이 와전되어 시춘이라 부르고 있다. 마을을 세분하면 서당골, 우데미, 아리데미, 잿등으로 구분된다.

없는시간도 쪼개어야.
올해로 서유리1구의 살림을 맡은지 3년이 된 정인호 이장님. 정확히는 4년차이지만 95년에 1년간 마을살림을 맡았고 그후 2007년부터 지금까지 3년간 마을 살림을 맡고있다. 현재 정인호 이장님은 매실, 고추, 딸기 농사에 한우까지 키우고 있어 하루하루 시간이 부족하다. 그러나 마을사람들이 부르면 언제든 시간을 쪼개어 달려가고 동네의 해결사로 통한다. 그러다보니 시간에 늘 쫒기다 시피 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부지런히 면사무소를 드나들며 주민들의 고충을 해결해 주려고 하며 숙원사업이었던 복개도로 공사를 어느정도 마무리 짓도록 이끌어 낸것이다. 내 몸 편하자고 마을일을 덮어둔다면 누가 일을 해결을 해줄것도 아니라면서 내가 고생 되더라도 책임지고 해야 한다며 강한 의지를 나타내 보이기도 한다. 실제 정인호 이장님은 이번 마을의 복개도로 공사가 완공이 되었지만 주민들이 하수구기 이상하다며 봐달라고 하여 맨홀뚜껑을 들어내고 하수도로 내려가 직접 확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매년 마을회관에서 지내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직접 농사지은 쌀 200kg을 기꺼이 내는 등 어르신을 공경하는 마음도 남다르다.

직접 맨홀을 열고 하수도로 내려가 확인하는 이장님의 모습

자수성가의 표본
올해로 52세인 정인호 이장은 젊은시절 고생을 많이 했다. 빈농의 집에서 태어나 중학교를 졸업한 청년 정인호는 가난이 싫어 고향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도회지 생활도 순탄치 만은 않았다.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중졸 이라는 학력은 큰 걸림돌이었다. 그만큼 학력 때문에 인정을 받지 못한것이다. 4년간의 도시생활에 지친 정인호 이장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서 농사를 짓겠다는 다짐으로 400평의 논으로 농사를 시작하여 8000평까지 규모를 늘렸으며 매실밭 과 고추밭, 딸기농사를 지으면서도 축사를 제작하여 한우도 사육하여 매년 좋은수익을 올린다. 이는 정인호 이장님의 부지런함이 한 몫 한 것이다.

마을의 자랑
서유리 1구는 진주 정氏의 집성촌이다. 1734년 선조 정덕하가 입향하여 형성되었다. 집성촌이다 보니 아무래도 마을의 대소사를 처리하기가 한결 수월하고 협조도 잘 된다는 것이다. 마을에는 정 이장 말고도 많은 가구에서 매실을 재배하고 있다. 올해 가을 44농가로 결성된 매실 작목반이 형성되어 앞으로 매실의 판로개척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 그 외에도 딸기와 고추 작목반이 형성이 되어있다. 마을에는 금계봉이 있는데 예로부터 진주 정氏들이 이 금계봉의 정기를 이어받아 자자손손 크게 번성하고 있다고 전하며 금계포란형의 명당이 있다. 거기다 마을앞으로 흐르는 동복천은 수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자연경관이 화순군내에서 몇손가락에 꼽힐정도로 뛰어나다.

동복천과 절벽의 풍경

마을회관과 각종 시설물

하루빨리 해결해야할 일들이 많다
정인호 이장은 마을의 해결거리 때문에 늘 고민이 많지만 제한 되는것이 많아서 해결이 쉽지만은 않다고 한다. 그중 제일 큰 고민이 바로 농로포장인데 지형의특성상 논들이 산에 위치한 천수답이 많아서 농로포장과 관정을 판다면 농사를 지을수 있는데 예산부족으로 지원이 쉽지 않아서 현재 많은 논들이 농사를 짓지 못한 채로 방치되고 있다. 농로포장만 해결되면 관정을 파서 천수답은 바로 농사를 지을수 있다는 것이 정이장의 설명이다. 이번여름 폭우로 인해 축대가 파손되고 절개지도 많이 늘 사고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이 역시도 예산부족으로 현재 임시방편으로 돌을 쌓아서 보수를 했지만 늘 위험하다. 주변에 화순온천이 위치하고 있지만 서유리는 버스편이 거의 없어서 화순 군민임에도 마을사람들은 광주의 말바우 시장이나 곡성군의 옥과 시장을 이용한다고 한다. 수차례 건의를 했지만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북면 사무소와 서유리 간의 마을버스도 건의를 해봤으나 이역시도 쉽지않아 해결이 안되고 있다. 이 세가지 안건만 해결이 된다면 보다나은 마을이 될수 있을것이라고 한다. 그래도 이렇게 노력을 하는 이장을 믿고 주민들은 크게 불평불만 없이 지내고있다.

이번여름 폭우로 무너진 축대와 붕괴위험이 도사리는 도로

포장이 시급한 농로와 천수답의 모습

정이장의 바램
서유리1구도 여느 농촌처럼 인구고령화가 진행중인 마을이다. 그러다 보니 그저 마을어르신들이 늘 건강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아직 해결하고 손봐야 할 문제들이 많지만 그래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다 잘 될것이라고 하며 정인호 이장은 너털웃음을 웃는다. 잘한것도 없는데 먼길 달려 와줘서 고맙다며 잘익은 대봉시 하나를 꼭 쥐어주면서 면사무소에 볼일이 있다며 바쁜걸음을 재촉하였다.

맺음이야기
북면 서유리 1구는 마을주민을 위해 없는시간도 쪼개고 쪼개어 일을하는 정인호 이장님이 있기에 서유리 1구의 환경은 점차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진다. 어르신을 공경하는 효심을 바탕으로 불철주야 서유리 1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정인호 이장님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정인호 이장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인터뷰에 응해준 서유리 1구 주민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정인호 이장 011_9602_5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