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구 광덕리 2구 이장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열여덟번째로 화순읍 광덕리 2구 강영구 이장을 만나 보았다.<편집자 주>

시원한 화순천을 끼고 있는 광덕 2구 마을은 화순천 바로 옆에 마을회관이 있어 취재를 하던 날이 후덥지근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화순천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으로 더위를 별로 느낄 수 없었다.

강영구 이장은 1993년 전임 이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이장을 더 이상 하기가 힘들게 되자 강 이장에게 1년만 맡아서 일 해 줄 것을 당부, 그렇게 약조한 1년은 어느새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 버렸다. 오랫동안 이장을 맡아 오면서 좋은 점도 힘든 점도 많았던 강 이장의 말을 들어 보자

우리마을의자랑!

이장을 맡았던 초창기 때에는 광덕리 2구에 살던 토박이 주민들이 하나 둘씩 떠나고 다른 마을에서 이주해온 주민이 들어오던 시기여서 마을에 불화가 심했다고 한다. “마을 주민들이 하도 싸워 경찰서까지 가서 (싸움을 한)주민들을 데리고 올 정도였다”고 강 이장은 말했다. 그러나 강 이장은 반상회 운영을 활성화 하고 어수선한 마을 인심을 추슬러 주민들이 화합할 수 있게 만들었다.

광덕리 2구 마을은 3개 반 200여 세대가 살고 있다. 이 중에는 대행주택 30여 세대의 주민들도 있다 보니 반상회를 열어도 많은 주민들이 참석을 잘 하지 않아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 중에 반 별로 하나의 ‘계’ 단위로 엮어서 운영, 1개월 당 9~10세대를 윤번제로 유사로 정하여 유사세대로 하여금 음식과 장소 등을 준비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딱딱한 느낌의 반상회를 항상 즐거운 모임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고 주민의 화합 또한 자연스럽게 유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강 이장의 설명이다.

반상회를 통해 모든 세대를 만날 수 있다 보니 마을의 중대사나 경조사를 반상회를 통해 알리고 의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강 이장이 발품을 팔아 힘들게 구해온 유익한 정보를 마을주민들에게 알려주었으며, 혹시 본인이 미흡한 부분은 관련 공무원을 초청, 하나라도 더 마을주민에게 알리고자 하였다.

정보를 마을주민들에게 전달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강 이장은 주민들의 애로사항이나 불편한 사항은 반드시 수렴, 해당 기관에 알려 건의사항이 관철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번에 우리 마을에 길이 하나 들어서는데 내가 전완준 군수님을 만나서 길을 넓히려면 확실히 넓혀주시요”라고 강 이장이 설득하여 본래의 계획보다 길을 더 넓힐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마을주민이 화합되고 하나가 되다 보니 희망근로사업이 실시되기 전까지 마을 어르신들이 손수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쓰레기도 줍고 지저분한 잡초도 뽑아 마을이 정말 깨끗하였다.

이토록 마을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반상회를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운영되지 않는 달이 없을 정도로 반상회 활성화를 성공시키고 그로인해 마을의 화합을 도모한 공로가 인정되어 지난 10일 화순군민신문사가 주최·주관 한 ‘제1회 화순군 이장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그러나 자신은 한일이 별로 없어 대상을 받은 것이 부끄럽다며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앞으로도 마을과 마을 주민들을 위해 일해 나가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대상을 받던 날 외지로 출가한 5남매가 찾아와 축하해 주고 마을 주민들도 모두 축하해 준 것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하였다.

강 이장은 마을에 소개할 것이 없다고 하였지만 광덕리 2구에는 쌍충각이라고 하는 충신각이 하나 있다. 병자호란 시 창의하여 공을 세운 청강 조수성과 구봉 조엽의 위업을 기리기 위해 세운 충신각으로 일본 침략기에 복암선 철도부설로 인해 이압정마을에서 현재 강 이장이 살고 있는 광덕리2구로 이전한 것이라 한다.

그리고 ‘대행주택’이라는 낡고 허름해 보이는 연립주택이 하나 있는데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나름 역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강 이장의 설명으로는“1983년 화순에서 최초로 지어진 다세대 주택이다”며 “옛날에는 우리 마을이 정말 부촌이었는데 다들 땅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버려 지금은…”라며 강 이장은 말끝을 흐렸다.

앞으로의 바람

강 이장은 월남전 참전에 있어 일선발로 간 화순의 유일한 사람이라고 한다. 지금도 화순군민회관에 가보면 옆에 월남참전 용사 기념비가 세워져 있는데 강 이장의 이름이 제일 먼저 기제 되어 그 사실을 증명해 주고 있다. 월남참전의 패기와 용기로 이제껏 마을을 이끌어 온 강 이장은 이제 곧 70세 정년을 얼마 남기지 않았다 한다.

“한 사람이 너무 오랫동안 이장을 하면 마을의 발전이 없다”면서 “앞으로 젊은 이장이 뒤를 이어 마을을 잘 가꾸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강 이장의 얼굴에 엷은 미소가 번져 나갔다.

강 이장의 바람대로 앞으로 차기 이장이 나타나 강 이장이 잘 다져놓은 기반을 토대로 마을의 발전을 위해 힘써주었음 한다.

강영구 이장님! 사랑합니다!

강영구 이장 010-9986-9762

쌍충각

대행주택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