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이 있는 마을 '석복마을'

남면 원리 2구 김용복(77)이장

원리(院里)의 지명은 원동리 마을의 이름을 취하여 1932년 행정구역 개편 시 남면 원리로 이름 되었다. 하지만 주민들은 예부터 불리어져 내려온 석복마을이라 부르길 더 바란다.
석복이란 마을안에 고인돌이 있어 독배기라 부르던 것을 독→돌→석(石), 배기→복이→복(福)으로 한자화 되어 지금까지 석복마을이라 부르며, 마을은 웃뜸, 아랫뜸, 안고삿으로 나뉜다.

석복마을은 32가구 62명이 살고 있는 이름 그대로 복있는 마을인듯 했다. 마을 왼쪽에는 외남천이 흐르고 그 길을 따라 쭉 늘어선 벚나무가 조심스럽게 꽃망울을 올리우고 햇빛을 받은 외남천은 더욱 반짝 거렸다.

우리 이장님이 최고!
석복마을의 김용복(77)이장은 젊었을 때부터 농촌지도자연합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석복마을의 영농사업을 위해 힘써 왔으며 30여 년간 이장을 해 오면서 팔려버린 동각을 대신해 지금의 마을회관을 마련하여 마을의 화합을 이루웠고, 몸이 불편한 마을주민들이 먼 거리까지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니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마을회관에 물리치료기구를 마련해서 그 어느 병원 못지않은 시설로 주민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뿐만 아니라 김이장 소유의 600평 땅을 석복마을 앞으로 희사하여 마을의 번영을 위해 몸소 실천하는 언행일치의 곧은 성품과 온화함으로 모든 주민들에게 인정․존경받고 있으며 마을의 산 증인이라며 모든 주민들이 입을 모았다.

석복마을에는 앞마당에 문화재가 숨어있다!
석복마을에는 여러개의 고인돌이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땅속에 묻혀져 버리고 지금은 5개정도가 집 앞마당이나 뒤뜰에 자리를 잡고 있다. 한 집안에 고인돌이 3개가 있는 집도 있었다. 오랜 세월동안 땅속으로 내려 앉아 굄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넓은 덮개돌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신기하기만 했다.

십자로 갈라진 덮개돌 틈사이로 이름 모를 꽃 한송이가 피어 올라 있어 혹 그 옛날 선사시대 묻혀 있던 씨앗 하나가 오랜 세월을 뚫고 피어 오른것은 아닐까! 라는 신비감 마져 들었다.

이장이 되길 참 잘 했다고 생각되어 질 때는?
98년부터 마을회관에 「오늘은 좋은 말만 합시다. 남을 칭찬합시다. 남을 욕하지 맙시다. 남의 흉을 보지 맙시다.」 라는 글을 새겨 놓았다. 마을 주민들의 화합된 마음을 이끌어 내고자 제안하였는데 모든 주민들이 일심동체가 되어 지금까지 잘 지켜주고 있어 서로를 아끼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되었다.

모든 것들이 주민들의 협조가 없었다면 이루워 질 수 없었을 것이다. 그로인해 마을이 한마음으로 뭉칠 수 있게 되어 보람을 느낀다.

마을을 위해 행정․관청에 바라고 싶은 것은?
우리 마을은 주암댐 보호구역으로 묶여져 환경청에서 마을 인근 6,500평을 매입한 상태이다. 하지만 3년째 그냥 버려진 땅처럼 횡한 모습을 볼때 마다 거추못한 자식을 보는듯 가슴이 아파온다. 사람이든 미물이든 자기의 주어진 역할을 해 갈때 비로소 자연과 어우려지는 법인데 자연을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또 하나의 자연을 죽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

마을 윗쪽에는 정수관도 있으며 외남천 등 얼마든지 물을 끌어 들일 수 있는 여건이 되기에 나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의 염원은 원리 150번지 부근의 1,800여평 정도 연못을 만들어 남면뿐 아니라 화순군의 볼거리가 될 수 있길 바란다. 가까이 있는 유마사가 재건이 되면 연계된 관광지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이일만 이루워 진다면 지금 죽어도 소원이 없겠다.”라는 말에서 마을에 대한 강한 애정이 느껴졌다.

마을을 위한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본인은 나이가 많은 관계로 뒤를 이어 마을일을 해 줄 사람을 찾고 싶다. 마을과 사회를 위해 봉사와 희생을 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 젊고 진취적인 사람이 마을의 일을 맡아 주길 바랄 뿐이다.

한 주민은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 나를 향해 "이런것도 말해도 될까요"라며 조심스레 한마디 하였다. 농촌은 보시다 시피 다들 나이가 든 노인들이다 보니 면사무소나 다른 행정관청을 방문하여 민원일을 볼 때 사실 민망할 때가 여러 번 있었다며 "늙으면 귀도 잘 들리지 않고 말도 어둔해 지는것은 사실이나 어쩌겠느냐" "일을 보는 젊은이들이 이해를 하고 나이든 사람이 물을때면 천천히 알아들을 수 있게 대답해 주었으면 한다." " 바쁜줄은 알지만 혼잣말처럼 그냥 해버리면 어쩔땐 다시 물어보기도 민망스럽디다."라며 나이든 사람에게 좀더 친절히 대해주길 바란다며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