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말에 너 오목 둘 줄 아냐, 자네 장기 둘 줄 아는가, 당신 바둑 둘 줄 아시오‘ 란 말에 스며있는 뉘앙스가 사뭇 의미(意味)가 있다.

여름날 마루에서 모정이나 당산나무 아래서 흔히들 보아왔던 하얀 모시옷에 합죽선을 한들거리며 장기와 바둑을 두는 모습을 일컬어 신선노름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말이 나왔다. 바둑을 우리 조상들이 그만큼이나 즐겼다는 것이다. 바둑은 조용하고 겸양 적이며, 장기는 호걸스럽고 남성다운 활력이 넘치는 놀이다.

둘 다 고도의 두뇌플레이가 요구되는 놀이다. 가장 할 일 없는 사람이 남의 장기 두는데 훈수하는 사람이다. 장기 두는 것을 보고 그냥 못 지나간다고 참새가 방앗간을 어떻게 그냥 지나가느냐. 고춧가루 훈수하다 다투는 사람이 세상에 할 일 없는 사람이란 말이 있다.그 다음으로 할 일 없는 사람이 낚시질하는 사람 옆에서 보고 있는 사람이란다.

장기의 유래는 약4,000 년 전에 인도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다.

인도의 불교도 들이 전쟁이나 살생을 금하는 계율 때문에 인간 본연의 어떤 파괴 본능을 달래고, 수도하는 시간외에 잠시라도 세속에 흐르기 쉬운 잡념을 떨어버리기 위해 전쟁을 모의한 소재로 장기를 발명하였다 하며, 또 일설에 미얀마(구 미얀마) 사람들은 자기네의 고대국 타이링의 왕비가 왕을 궁중에 머물게 하기 위한 궁리 끝에 만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장기의 발상지는 중국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장기조각(말)자체가 초(楚),한(漢)으로 되었고 초패왕 黃羽(황우), 劉邦(유방)의 각축전을 모방한 것이 분명하며 따라서 약 2,000년 전 삼국시대 이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방의 장자방인 한신에 의해 만들어 졌다는 설이 있다.

한신이 투옥되었을 때 그를 존경하던 옥졸이 그에게 말했다.
"장군께서 저에게 병법을 전수해 주신다면 그것을 대대로 전수하여 장군의 이름을 빛내겠습니다"

한신은 처음에는 그의 말을 수락하지 않았으니 그 옥졸이 몇 번이나 간곡히 부탁하자 마침내 3일후 한신은 그 옥졸과 마주 앉았다.
그리고는 땅바닥에 있던 큰 네모 판자에 적군과 아군 진영을 나누고 거기에 가각 32개의 칸을 그려 넣은 다음 중간에 가을 경계로 삼고 그 안에 '초하(楚河 한계(漢界)'라 써 넣었다.

중국 장기는 우리나라와 달리 중간에 강을 경계로 하고 있다.
한편에는 16개의 붉은 종이조각을 배치한 후 ,帥,仕,相,車,馬,包,兵 등의 글자를 써 넣고,다른 한편에는 16개의 푸른 종이조각을 배치한 후 士,象,車,馬,? 卒 등의 글자를 써 넣었다.

그것을 본 옥졸은 깜작 놀라면서
“이것이 「병법」입니까?”말했다.
그러자 한신이 대답했다.
"이 72개의 작은 사각형을 우습게보지 마라. 여기에는 천군만마의 대전투를 모두 담을 수 있다. 이 16개의 종이조각은 각각 자기편을 대표하는데 용병에 있어서도 문무를 바탕으로 상하가 일치단결하여 전반적인 계획을 적절하게 운용하면 어떤 변화에도 능히 대처하여 백전백승 할 수 있다. 이 방법에 정통한 후에 그것을 군사에 응용하면 그대로 적용할 수 있어 천하에 적수가 없게 될 것이다."

이 말은 들은 옥졸은 무릎을 꿇고 절한 후 한신을 스승으로 삼고 온종일 옥중에서 병법을 배웠다.
한신이 죽은 후에 그 옥졸은 공직을 사임하고 병법연구에 몰두하였다. 편의상 그는 종이에 장기판을 그리고 종이조각대신 나무를 깎아서 장기 알을 만들었다.

그 후 이것은 사회에 널리 전파되어 지금까지 유행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전설일 뿐 사실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