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만연사 동래암 글읽던 추억 이경재 선생의 내고장 역사문화, 창의력과 논술의 기초는 다독으로부터 이성옥 기자 leesy7361@hanmail.net

2007년 02월 02일(금) 13:04

이경재 선생

석양은 만연산 끝자락에 길게 걸치어 있다.
하루의 남은 해는 지친 듯 마무리할 즈음에 만년사로 나선다.
잘 다듬어진 포장도로에 은행나무들이 줄지어 있다.

만연사 인근 팔각정 잔디공원 야외무대는 철쭉들로 조경사업이 끝났다. 바로 아담한 마을이 대나무 숲에 쌓여 별장 같은 집들이 한가롭다.

만연산 산허리를 병풍처럼 감고 우뚝 솟아 내린 곳에 동래사지 푯말이 보인다. 박석무 전국회의원(단국대 재단이사장)이 학정 이돈홍의 글씨에 어느 독지가의 협조로 비석 우뚝하니 서있다. 이 비석이 다산 정약용 형제가 일년 여 동안 청운의 뜻을 품고 글을 읽었다는 비석이다.

다산형제가 청년시절 글공부를 한 곳이 바로 여기다. 화순에 일년 정도 살면서 과거공부를 하면서 그의 둘째형 정약전과 같이 독서를 한 곳이다. 다산은 동림암자에서 맹자를 읽었고 학문을 할 때가 제일 즐거웠던 때가 바로 동림암 시절이라고 술회한다.

다산의 동림암자 독서시절의 읊은 시들이 지금까지 여러 수가 전해지면서 자치샘 부처샘의 전설이 구전으로 전한다.

다산은 57세가 되던 해인 1818년(순조18년)가을 8년에 강진 유배지에서 풀려나 고향으로 돌아와 미완으로 남아있던 저술활동을 계속하면서 목민심서흠흠신서. 경세유표라는 3대 명저를 저술하였다.

회갑을 맞으며 자찬 묘지명을 지어 자신의 생애를 정리한다. 고향으로 돌아 온지 18년 만에 1863년(헌종2년)에 75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 자택인 여유당 뒷산에 묻힌다. 1910년 (순종4년)가 文度라는 시호가 내려졌다.

바로 오늘날 지방 관리들의 지침서이며 공무원들의 필독서이며 박석무 의원이 국회의원 시절에 국회의원들의 필독서다. 이런 명저를 만연사 동림암에서 독서로 싹 띄웠다니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요즘 논술시험 변별력이니 체험학습이니 학생들에게 야단법석이다. 잘 외워서 시험점수 잘 받아 일류대학 가는 시절이 아니다. 창의력은 독서로부터 나온다. 빌게이츠나 스틸버그들도 어린 날 독서광이다. 역사, 문학, 철학등 인문학의 기초 없이는 창의력이 없다고 손정희 컴퓨터 왕은 말하고 있다.

우리의 얼과 혼이 깃든 명소가 많은 우리고장에 공공도서관을 지어 청소년들과 화순군민들 모두가 긍지와 자부심으로 풍부한 삶의 공간으로 채워져서 다산형제들과 같은 후학들이 배출될 것을 기대한다.

이경재선생은 현재 숭신공고에 재직중이며, 한국교원대 대학원에서 교육, 역사철학을 전공했다. 신춘문예에 시로 등단해 제35회 통일문예대상 및 대학백일장에서 시부문 장원을 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