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률 화순제일초교장.

사람이 남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는다는 것은 어쩌면 효 생활 다음으로 지켜야할 중요한 도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은혜를 모르는 사람은 배은망덕(背恩忘德)한 사람이라 하여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탄을 받아 오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더욱 가슴 아픈 일은 날이 갈수록 그런 배은망덕한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요즈음에는 생활이 바쁘다는 핑계로 은혜를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옛날 어른들은 어떤 방법으로 은혜를 갚고 사람의 도리를 다하며 살았을까요? 옛날 어른들의 삶의 모습을 보면 오늘날 우리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결초보은(結草報恩)을 그대로 풀이하면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결초보은이라는 말은 ‘풀을 묶어서 은혜를 갚는다’는 뜻입니다.

옛날 중국의 진나라의 위무자(魏武子)라는 사람에게는 본처와 작은 부인이 있었습니다. 위무자는 병이 들어 건강이 좋아지지 않자 본처의 아들인 ‘과’를 불러서 “내가 죽거든 너의 작은 어머니를 다른 사람에게 다시 시집보내라”고 유언을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병이 위독해지고 죽음을 앞두게 되자 다시 아들 ‘과’를 불러 “내가 죽거든 네 작은 어머니를 반드시 생매장 시켜 죽여라”라고 유언을 남겼습니다. 그뒤 얼마후 위무자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위무자가 죽은 후 아들 ‘과’는 작은 어머니를 죽일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정신이 혼란해지지 않았을 때 했던 처음 유언이 옳다고 생각해 작은 어머니를 좋은 사람과 결혼시켜 드렸습니다.

이런 일이 있은 후에 진나라는 다른 나라와 전쟁을 하게 됐고 이 전쟁에서 진나라의 장수였던 과는 다른나라 장수와 싸우다가 힘이 부족해 목숨을 잃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과’와 싸우던 다른 나라 장수가 풀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고 그 덕에 ‘과’는 그 장수를 사로잡고 전쟁에서 크게 이길 수 있었습니다.

그날 저녁 ‘과’의 꿈에 한 노인이 나타나더니 “나는 당신의 작은 어머니의 아비되는 사람인데, 그대가 아버지 위무자의 유언을 옳은 방향으로 따라 내딸이 다시 결혼해 잘 살고 있어 내가 그 은혜를 갚기 위해 풀을 묶어 다른 나라 장수가 걸려 넘어지게 한 것이오”라고 말했습니다.

‘과’의 작은 어머니인 딸의 목숨을 살려주고 새로운 인생을 살도록 한 ‘과’에게 작은 어머니의 아버지 혼령이 나타나 딸에게 베푼 은혜를 갚은 것이지요.

결초보은에는 이런 속뜻이 담겨있답니다. 그런데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선생님이나 웃어른, 친구 등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은혜를 받고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은혜에 보답하는 일에는 너무 무관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심지어는 은혜를 악으로 갚는 사람들도 가끔은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픕니다.

내가 받은 은혜를 고맙게 생각하고, 어떠한 방법으로라도 은혜에 보답하는 삶이 서로 돕고 사는 삶이 될 것이며, 그렇게 살아 갈 때 나 자신의 생활이 윤택해지고 나아가 밝고 건전한 사회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우리 모두 받은 은혜에 보답할 줄 알고, 또 남을 위해서 은혜를 베풀어 줄줄 아는 그런 사람들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