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노무현 대통령은 어느 지역 인사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문제를 놓고 대노한 적이 있다.
“그게 무슨 우리 교육의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문제냐 중대한 교육 현안은 뒷전에 내치고... ... ”라는 언급이 그것이다.
교육현장의 갈등에 대한 염려와 함께 더 중요한 교육 현안에 대해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고민해야 할 것이라는 의미가 담긴 표현이라고 여겨진다.
우리 교육은 교실붕괴, 공교육 위기, 교단 갈등 등으로 언로의 주된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교육에 치여 교육의 중심을 위협받고 있는 학교 교육의 모습, 학교 공부보다 학원이나 과외를 더 의지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모습, 활기 없이 진행되고 있는 교실수업 현장들이 자주 방영되기도 하였다. 이 때문에 학교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많이 약화되고 있는 점도 사실이다.
학교교육이 국민들의 신뢰를 되살리는 방안, 학교교육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방안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기이다.
그렇다면 외국에서도 학교교육 문제로 언론이 떠들썩한가. 학교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신뢰가 약화되어 사교육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은가. 교단갈등이 심한가 등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나아가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고민해야 할 교육의 문제는 과연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본다.
어느 사회에서나 교육이 중요한 만큼 교육문제는 항상 존재하며, 교육의 중심인 학교교육에 대한 비판과 문제점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국가 경쟁력은 교육이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되고 있는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로 들어서면서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문제점이 크게 대두되더라도 학교교육에 대한 기대는 약화되지 않는다. 학교교육이 사교육 때문에 학생이나 학부모들로부터 외면되는 경우는 더욱 없다.
1990년대 까지 교단갈등이 심했던 나라들도 교단인 들은 학교교육의 신뢰회복을 위해 공동 노력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공통적으로 교육의 중심을 학교교육에 두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변함없이 교육문제의 핵심을 기초․기본학력 부진상태인 점을 국가의 위기로 단정하여 ‘위기에 선 국가’(A Nation at Risk)라는 교육보고서까지 발표 했었다.
현재의 부시 대통령은 ‘어떤 학생도 낙오되지 않도록 하는 교육’(No child left behind)을 기치로 초등학교 3학년 까지는 모든 학생들이 기본적인 읽기와 수리능력을 완전 터득하도록 하는 목표를 세워 기초․기본학력 정착을 위한 노력들을 전개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이 학교교육의 문제점은 있을지라도 교육의 중심을 학교교육에, 교육문제의 중심을 기초․기본학력 저하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우리의 교육 현실에 비추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정부가 최근 공교육 내실화 방안을 발표하고 그 첫 번째 과제를 기초․기본학력 정착으로 설정한 것은 매우 적절한 것이라고 여겨진다.
이제 공교육 내실화를 위해 학부모를 비롯한 국민들은 학교교육에 대한 신뢰를 선택이 아닌 책임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우선 교단인들은 교육위기의 본질을 기초․기본학력에 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합심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