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교의 양대 기능 중 하나인 문묘 향사는 지금까지도 전국의 모든 향교에서 정례적으로 치러지고 있는 향교의 큰 행사다. 능주향교 역시 석전제(釋奠祭)라고 하는 큰 의례를 2차례, 즉 음력 2월과 8월의 첫 정일(丁日)에 지내고 있다. 능주향교 석전제에 참여하고 있는 유림 수는 과거에는 많았으나 첨차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 2010년의 경우를 보면 약 200명이 참여하고 있다. 석전시 초헌관은 화군군수가 맡고 있으며 종헌관은 능주향교 관내 유림 중 학덕이 구미한 자 중에서 담당 하고 있다.

1) 석전제 순서
석전제 행사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된다. 먼저 집례(集禮, 홀기를 읽는 사람)와 찬인(贊引)이 섬돌 아래에서 4배를 올린 뒤 손을 씻고 제자리에 선다.

① 창 홀(唱笏) : 집례가 홀기(笏記, 의식의 순서를 적은 글)를 부르고, 악사(樂士)와 무생(無生)이 입장하면 찬인(贊引, 안내하는 사람)이 대축(大祝, 축문을 읽는 사람)과 무든 집사를 안내하여 섬돌 아래에서 4배하도록 한다. 대축과 모든 집사가 손을 씻고 각기 제자리에 선다. 묘사와 봉향(奉享, 분향 시 향로를 받드는 사람)이 대성전의 문을 열고 개독(開, 제사지낼 때 신주를 모신 독을 여는일)한다. 알자(謁者, 안내자)와 찬인이 초헌관(初獻官)·아헌관(亞獻官)‧종헌관(終獻官)‧분헌관(分獻官)을 안내하여 정해진 위치에 서게 한다. 알자가 초헌관에게 행사의 시작을 청하고 당하악(堂下樂, 제사지낼 때 사용하는 음악으로 양성<陽聲>인 고선<姑洗>을 사용함)이 연주되고 문무(文舞, 아악을 베풀 때 문(文)을 상징하는 특정한 옷을 입고 왼손에 약(籥, 단소 모양의 관악기)을 쥐고 오른손에 적(笛, 피리 모양의 관악기)을 잡고 추는 춤이 시작되면 헌관과 참석자 일동이 4배 한다.
② 전폐례(奠幣禮) : 초헌관이 공자, 안자, 증자, 자사, 맹자의 신위 순으로 세 번 분향하고 폐백(幣帛)을 드린 뒤 제자리로 돌아온다. 이때 당상악(堂上樂, 제사 지낼 때 사용하는 음악으로 음성<陰聲>인 남려<南呂>를 사용함)이 연주되고 문무를 춘다.
③ 초헌례(初獻禮) : 첫 번쨰 술잔을 올리는 예로 초헌관이 공자 신의 앞으로 가면 당상악과 문무가 시작된다. 공자 신위에 술잔을 올리고 물러서서 꿇어앉으면 대축이 축문을 읽는다. 초헌관은 안자, 증자, 자사, 맹자의 신위 순으로 술잔을 올리고 제자리에 돌아온다.
④ 아헌례(亞獻禮) : 두 번째 술잔을 올리는 예로 아헌관이 공자, 안자, 증자, 자사, 맹자 신위 순으로 술잔을 올린다. 이때는 당하악과 무무(武舞, 아악을 베풀 때 무(武)를 상징하는 특정한 옷을 입고 왼손에 간(干, 방패)을 들고 오른손에 척(戚, 도끼)을 잡고 추는 춤이 연주된다.
⑤ 종헌례(終獻禮) : 마지막 술잔을 올리는 예로 아헌관이 공자, 안자, 증자, 자사, 맹자 신위 순으로 술잔을 올린다. 이때에도 당하악이 연주되고 무무를 춘다.
⑥ 분헌례(分獻禮) : 공자와 4성 이외에 종향되어 있는 신위에 술잔을 올리는 예로 동서 양쪽 분헌관이 각각 17위(10철, 송조 6현, 우리나라 18현의 반수)에게 술잔을 올린다.
⑦ 음복례(飮福禮) : 제사에 사용된 술과 음식을 나누어 먹는 예로 초헌관이 알의 안내를 받아 음복하는 곳으로 나아가 술과 포를 음복한다. 대축이 상을 치우라는 의미의 철상(撤床)을 외우며 당상악을 그치고 당하악을 연주한다.
⑧망료례(望燎禮) : 제사가 끝나고 축문 태우는 것을 지켜보는 예로 알자가 초헌관을 인도하여 축문 태우는 곳으로 나아가면 대축이 폐백과 축문을 태운다. 알자가 초헌과에 석전제가 끝났음 아뢰고 헌관들을 안내하여 물러가면 행사는 끝이 난다.

석전제 외 매월 초화루와 보름에는 삭망 분향을 한다. 오늘날의 삭망 분향은 석전제와 달리 전교와 장의 중심으로 간략하게 치러진다. 복장도 평상복 위에 유건과 도복을 착용하고 예를 올린다. 축(祝)도 읽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