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륜당

명륜당은 공자의 사상과 이념을 교생들에게 강론하고 한편으로는 향학을 관장하는 교관의 거처이기도 했다. 따라서 명륜당의 건축형태는 강학을 위한 공간과 함께 거주공간도 필요했기 때문에 넓은 대청과 온돌방으로 적절히 꾸며졌다. 명륜당의 규모는 당시 고을의 크기에 따라 정해지는 교생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다양하게 나타난다.

또한 향교별 건축능력도 규모결정에 작용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현존하는 건물들은 사실상 교육적 기능이 많이 상실했던 조선 후기에 새로 증건되거나 중수 사실이 많기 때문에 현재의 모습으로 당시 명륜당의 건축규모를 추정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현존하는 명륜당의 규모는 당시 고을의 크기에 관계없이 보통 정면 5칸, 측면 2칸 정도가 제일 많이 보인다.

동. 서재는 교생들의 숙식과 학문 연마를 하던 곳으로 보통 명륜당 전면에 대칭으로 2동이 건립되었다. 조선시대 교생은 공신(功臣)의 자제로부터 평민에 이르기까지 입학이 허락되었으나 신분에 따라 양반은 액내교생(額內校生)이 되었고, 평민과 서얼은 액외교생(額外校生)이 되어 서로 구별되어 있었다. 인조때에 교생 고강(考講)이 시행되자 양반들은 액내교생으로서의 입학을 회피하였다. 양반들은 고강이 면제되는 중앙의 성균관, 사학(四學)을 모방하여 동재유생 또는 청금유생(靑衿儒生)이라 이름하고 별도로 청금록(靑衿錄)을 작성하여 다른 교생과 구별하려 하였다. 이에 평민, 서얼들은 양반대신 액내교생으로 입학하게 되었고, 이들은 동재유생과 구별하여 서재교생이라고 하였다. 당시 향교의 교생 정원을 경국대전(經國大典)을 통해 살펴보면 표 1과 같다.

동재. 서재는 교생들의 기숙사였던 관계로 교생수에 따라 건축 규모가 다르게 나타난다. 조선시대 90명의 정원이었던 나주 향교는 11칸이며, 그 외 전남의 대부분 향교는 현재 3칸에서 5칸 정도의 규모가 일반적이다. 평면형식은 주로 앞쪽에 퇴를 두어 민가와 같이 툇마루를 설치하고, 그 인쪽으로는 온돌방을 두었다.

조선후기에 들어서 향교는 교육기능이 약해지고 단순히 제례만을 지내는 것으로 그 명맥을 유지해 왔다는 사실이 이미 정설로 되어 있다. 이때 상당수의 향교에서는 수령의 주선이나 지역유지의 발의로 점차 향교 내에 혹은 향교와 좀 떨어진 곳에 유생들이 모여 공부하는 별도의 양사재(養士齋)가 마련되기도 하였다. 향교가 관립인데 비해서 양사재는 사립이었고 따로 재임(齋任)과 재산을 갖고 있었다.

향교의 전체 배치구조는 앞쪽에 강화구역이 오고 뒤쪽에 문묘가 들어서는 ‘전학후묘(前學後廟)’ 유형이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러한 유형은 제향공간이 후면 높은 곳에 있으므로 자연히 공간의 위계성도 형성된다. 현재 전국의 234개 향교 중 200여 곳이 구릉성 산지의 경사지형을 택해 전학후묘의 배치유형으로 되어 있다. 반면에 나주, 전주, 경주, 함평, 영광, 정읍향교 등 주로 전라도 향교에서는 ‘전묘후학(前廟後學)’ 배치구조로 되어 있는데 이곳들은 지형이 한결 같이 평지이다. 즉 수평선상에서 ‘전’이 ‘후’보다 상위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 같다. 한편 좌우 병렬로 제향과 강학공간을 배치한 특이한 향교도 몇 곳이 있다. (제주, 정의, 동산, 영암, 광양, 청도, 밀양향교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