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교가 설립된 곳은 대개 읍성 밖의 한적한 곳이었다.
성 밖에 자리한 것은 번잡한 성내보다는 아무래도 교육환경이 성 밖이 더 좋았을 것이고, 또한 넓은 터를 얻기에도 용이했기 때문이다.

거리로는 보통 읍치에서 4리 이내로 아주 먼 곳은 아니었다. 이처럼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한 까닭은 향교가 중앙의 조직에 의한 관학이었으며, 또한 강학의 장으로써만이 아니라 지방민의 교화사업에도 큰 몫을 담당하던 곳이기에 읍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자리하였다. 한편 일부 향교에서는 호랑이 출몰로 향교를 옮겼다는 사실도 있어 꽤 한적하고 외진 산중에 위치했던 향교도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향교가 자리한 지형은 크게 평지와 경사지형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지형의 문제는 강학과 제향구역의 설정에 있어 중요한 요인이 된다. 전체적으로 평지를 택한 향교는 일부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향교는 구릉성 산록에 자리를 잡았다.

향교의 구성은 당시 국가의 최고 국립교육기관이었던 성균관의 축소판으로 보면 된다. 즉 향교의 전체 영역은 문묘인 제향구역과 강학구역이 전체 골격을 이루고 이 외 고직사 등이 있는 지원구역도 추가로 들어선다.

문묘는 전통적인 유학의 정신적 지주 역할로 그 존재 가치가 컸던 만큼 향교 내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격식을 갖춘 대성전을 중심으로 독무와 서무가 함께 자리하여 형성된 구역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이나 <여지도서> 등 조선시대의 중요 지지류에는 이곳을 ‘문묘’라고 하여 학교조에 표기된 향교와 구분하여 사묘조에 별도로 표기하였는데, 이로 보아 문묘의 인식은 상당히 독립적이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문묘는 유고의 성전이었다. 문묘 앞에는 신성한 구역임을 알리는 상징적인 홍살문이 있고, 또한 그 주변에는 하마비가 있다. 왕도 향교 앞을 행차할 경우에는 말에서 내려야 했다. 한편 감사가 군 . 현을 순방할 때, 수령이 새로운 근무지에 도책했을 때 반드시 행하여야 할 의례가 문묘 참배였다. 지금까지도 이러한 관습은 전국 대부분의 지방에서 지켜지고 있는데, 가령 지방의 군수나 시장이 새로 부임했을 때에는 먼저 향교의 문묘에 참배하고 있으며 아울러 석전제에도 반드시 초헌관으로 참석하고 있다.

문묘의 신위를 모시는 방식은 고을의 크기에 따라 또는 시대에 따라 달랐다. 즉 조선시대에는 군현의 크기에 따라 대설위, 중설위, 소설위로 향교를 구분하였다.

대설위란 성균관의 경우와 같이 대성전에 공자를 주향으로 하고 4 성 '안자(顔子), 중자, 자사, 맹자', 공문 10철, 송조 6현을 종향하고, 공자문인 72자, 중국의 제유 22인, 우리나라 18현을 동.서무에 종향하는 것이다. 중설위는 부. 목. 도후부의 경우로 공자를 주향으로 사성, 10철, 송조 6현을 전내에 모시고 우리나라 18현은 동.서무에 봉안하는 것이다. 소설위는 군과 현이 해당하는데 공자, 사성, 송조 6현을 전내에, 우리나라 18현을 동.서무에 봉안한다.

본래 대성전에는 공자와 4성 만 모시고 나머지 선현은 동무와 서무에 나누어 봉안하던 방식이 해방 이후부터 크게 바뀌었다. 그 동안 주로 서무에 모셨던 우리나라 선현의 신위를 대성전으로 옮기고 이와 함께 중국 선현도 주로 공자와 4성만 모시게 된 것이다. 1949년에 있었던 전국유림대회 이후의 사실인데, 이는 당시 사대사상을 마감하려 했던 시대적 변화에 맞추어진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동. 서무의 건물 관리가 어려워 자연 훼철되는 향교가 많았고 제사를 간소화 하려는 경향 등의 요인도 있었다.

현재 신위를 모시는 방식이 위에서 언급한 바와 거의 비슷한데 아직도 일부 향교에서는 우리나라 18현의 신위를 동. 서무에 9현씩 나누어 모시는 향교도 있다. 특히 경상도와 강원도 지역에서 그렇다.

제례는 춘추중월상정에 두 차례 시행하는 석전제가 향교의 가장 큰 행사이고,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거행하는 삭망분향도 향교의 정기적인 행사이다. 부정기적으로 향교의 건물을 수리할 때 위패를 다른 곳으로 옮기면서 전후로 거행하는 이안제와 환안제, 문묘가 불시에 재난(도난, 화재, 노후 등)을 입었을 때의 위안제, 문묘에 신위를 새로 봉안하거나 제외시킬 때의 예성제 등이 있다.

강화구역은 공자의 교학사상을 실천하기 위해 마련된 일종의 학교로 ‘향교’라는 의미와 가장 가깝게 부합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명륜당을 중심으로 동재, 서재가 주 건물로 들어서는데, 중앙으로 명륜당을 배치하고 그 전면 좌우측으로는 보통 동. 서재를 둔다. 이러한 모습은 문묘의 배치개념과 같은데, 이는 중앙과 측면이라는 사제간의 예의규범을 지키려는 듯한 인상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