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주향교 명륜당

향교는 전국의 지방 행정 체계에 맞추어 한 고을에 1개씩, 즉, 규모가 제일 작았던 현(縣)에 까지 ‘일읍일교’(一邑一校) 원칙에 따라 세워진 국립학교다. 성균관이 주로 대과를 준비하는 국가 최고의 고등교육기관이었다면 향교는 소과 응시를 위한 중등교육정도의 지방학교였다. 교생의 연령은 보통 15~20세 정도였고 평민도 향교에 입교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향교의 최초 설립은 고려 중기인 1127년(고려 인종 5)무렵으로 여겨지며 고려시대에는 모두 29개소의 향교가 설립된 것으로 파악된다. 고려의 향교는 조선처럼 승유정책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발전된 것이 아니고 학문적으로 뜻이 있는 수령이 있으면 일부 부흥되는 정도였다.

향교의 설립은 조선 초로부터 본격화 됐다. 즉, 조선 건국 후 100여년이 지난 1488년(성종17)에 나온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전국 8개도에 모두 329개소의 향교가 존재하였는데 이는 지방관제와 비교해 볼 때 거의 모든 고을에 학교가 설립되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많은 향교가 조선 초에 설립된 배경에는 한편 수령의 직무로서 제시되는 ‘수령칠사’(守令七事)에 학교흥이 포함되어 있어 조선의 통치이념이 바로 유교사상이었고, 각 왕들은 향교설립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고 정치, 사회적으로 유교중심사회를 건설하려고 한 것이다. 해당 고을의 수령이 책임을 갖고 학교를 운영(건물신축 및 보수, 교육 등)하였던 것도 향교 정착에 큰 도움이 되었다. 향교는 조선중기 이후 서원이 등장하면서 교육적 기능이 많이 떨어지기는 하였으나 행정구역의 변화 등 상황에 따라 건립은 꾸준히 지속되었고, 특히 임란시에 소실된 향교는 중건 또는 이건을 통해 새롭게 조성되었다.

발전과 쇠퇴를 거듭해 온 조선의 향교는 20세기에 들어 비록 교육적 기능은 상실했지만 지금도 전국의 모든 향교에서는 제향기능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아울러 한국 유림조직의 거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