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전부터 밭가에 호박을 심어 풋 호박을 따서 된장국을 끓여 먹거나 반찬을 해 먹곤 했으며 납작납작하게 썰어 잘 말려 두었다가 이듬해까지도 맛있게 해 먹었습니다.

가을에는 누렇게 읽은 늙은 호박을 따서 호박죽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수량이 30 여 개가 되어 많을 때는 즙을 내는 가게에서 한약처럼 포를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고 물대신 수시로 마시니 이뇨제도 되고 체중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서 이제는 해마다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요즈음 젊은 사람들은 시장이나 가까운 마트에 가도 잘 손질해 파는 식품만 사다가 해 먹거나 더욱 바쁘게 사는 사람들은 아주 외식을 하거나 다 만들어 파는 반찬을 사다가 식생활을 하곤 하는 게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구덩이에 퇴비만 넣어 심어만 놓으면 농약을 한번도 하지 않고 따다 먹기만 하면 되고 처음에만 잡초를 제거해 주면 호박 줄기와 잎이 무성하게 자라 탐스럽게 노오란 꽃이 피고 호박이 주렁주렁 열려서 커 가는데 아무데나 줄기가 뻗어 가고 호박순이 자라게 됩니다.

사람들의 먹거리가 되는 동식물들은 그 생장점에 영양가가 높아 좋은 것인데 막자란 그 호박순을 꺾어다가 숭숭 썰어서 된장국을 끓이면 그렇게 맛이 있을 수 가 없는데 다 끓을 즈음에 매운 고추를 한 두 개 잘게 썰어 넣으면 다른 화학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아도 맛이 일품이며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토속음식을 이렇게 만들어 내 놓으면 그 신세대 며느리나 아내가 언제 그런 요리솜씨를 배웠는지 대환영을 받고 다시 보는 잣대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도 요즈음 젊은 사람들은 해 먹을 줄을 너무도 몰라서 말로만 무공해를 내세우면서 진짜 웰빙을 실천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으며 같은 국물인 것 같아도 나이 드신 어머니와 할머니들이 들깨가루 한 두 숟갈에 들깻잎 숭숭 썰어서 넣어주는 그 토종 고향 맛을 생각도 못하고 화학조미료와 편리한 식생활에만 젖어 농약공해를 망각하여 색깔 좋고 싱싱하게만 보이는 먹거리들만 선택하는데 익숙해져 있습니다.

시골에 사는 부모가 자신이 심어 가꾸는 농작물에 농약을 많이 해대면서 시장에 내다 팔아 한푼이라도 더 받으려 하고는 도시에 나가 사는 아들딸에게는 색깔 좋고 싱싱해 보이는 그 농산물을 사 먹지 말라고 전화한다는 이야기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사회현상이 되어 왔습니다.

내가 농사를 지어보고 농민들의 힘든 노동에 비하여 농산물가격이 너무 헐값임을 지적해 봅니다만 정부에서는 국민들의 생계비 중 식품비가 차지하는 엥겔계수를 낮추기 위해서도 가까운 중국에서 고추 마늘 등 농산물이나 해, 수산물들의 수입을 개방하여 갈수록 농촌이 피폐해지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어설픈 농사로 농민들의 아픔을 체험해 보았는데도 이웃 밭에 농사를 짓거나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칭찬을 들을 정도로 본보기가 되도록 작물을 가꾸어 보았으나 올해에는 더덕이나 도라지 등 3,4년씩 가꾸어 오던 작물을 더 넓히지 않고 여러 가지 채소들을 심던 자리에 호박을 심으면서 ""늙은 호박 100개만 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고 풀도 매지 않고 호박줄기가 옥수수나 가지 고추 등 다른 작물을 타고 올라가도 내버려두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장마가 오래 계속되어 호박이 열리지 않았다지만 조금 일찍 파종을 하여 서리 피해를 입었어도 모종을 여유 있게 가꾸어 다시 심어줄 수 있어서 7월 말부터 8월 초에 50여 개의 호박을 따서 즙을 내었더니 1,000포가 넘게 나와 몇 군데 나누어주고도 우리 가족들이 무공해건강음료를 먹고 있으며 또 8월 말에 다시 50여 개를 따서 컨테이너 박스에 보관중이고 9월 들어 더위가 가시어가고 선선해지니 풋 호박이 눈에 뜨이게 맺히고 있어서 호박농장으로 유명한 충남 서산시 대산읍 운산리에 있는 참샘골 호박농원도 가보고 견문을 넓혀 내년에는 더덕과 도라지 등 작물들을 거두고 밭갈이를 새로 하고 퇴비도 넣어 단 호박과 맷돌호박을 심어 보려고 합니다.

컴퓨터 검색을 해보니 호박농장으로 성공을 거둔 사례들이 돋보이고 우리 화순에도 뜻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공부하고 땀흘려 개척하면 지역소득에도 큰 도움이 되고 친환경 농업과 무공해 음료를 개발할 수 있는 점에 더욱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힘과 의지가 있으면 도전하는 젊은 사고를 모아가며 우리도 성공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는 뜻을 제안하고 지금 열려 있는 호박을 가을에 더 모아 호박즙을 내고 풋 호박들도 가까운 친지들에게 나누어 드려야 하겠다고 생각합니다.

힘들고 부가가치가 없어 보이는 농사도 땀흘려 일할 자세를 가지고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빈 땅도 좋은 아이디어를 찾아 실행하면 성공의 가능성이 있으리라 보며 내 나이가 50대만 되어도 해 볼만한 일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또 50여 개의 누렇게 익은 호박에서 1,000포가 더 넘게 나올 무공해 호박즙과 지금 열리고 있는 풋 호박들과 맛있는 된장국의 재료인 생장점이 되는 호박순이 지금도 죽죽 뻗어가고 있어요.

호박순을 따 매운 고추를 숭숭 썰어 넣어 얼큰한 된장국을 끓여 가족들에게 맛있는 식사를 드시도록 해 보세요. 그냥 호박순만 뜨거운 물에 데쳐서 된장에 밥을 싸먹어도 그렇게 맛이 있다구요. 항상 바쁘시고 호박순도 없다구요? 말씀하시면 조금 드릴 수도 있는데요.

그렇다고 아무데서나 임자도 모르게 꺾어 가시면 큰일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