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일) 오전 11시경, 아이들과 남편이 밖으로 나간 틈을 타 컴퓨터 앞에 인터넷 검색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2~3초 정도(?) 무언가가 좌우로 흔들리는 느낌이 들더군요. 의자가 흔들리는 건지 책상이 흔들거리는 건지 내 몸이 흔들리고 있는 건지 감을 잡지 못하겠더군요.
'이게 뭐지?' 생각하며 잠시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약간 어지러운것도 같고 눈 앞이 어릿어릿한 느낌이 들면서 분명 흔들거리고 있는데 정확히 무어라고 꼬집어 낼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곧 멈추길래 ‘내가 흔들린다고 착각 했나보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또 무언가가 흔들리는 느낌이 드는 겁니다. 컴퓨터 책상이 흔들리는 건 아니었습니다. 앉아 있는 의자가 흔들리는 건가 싶어 아래를 내려다 보았지만 의자는 분명 고정돼 있었습니다. 이상하다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이 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혹시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의자에 몸을 비벼대 흔들리는 느낌이 드는 건가 싶어 아래를 내려다보았지만 고양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순간 덜컥 겁이 나더군요.
집에는 아무도 없었기에 '우리집에 귀신이 살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곧 ‘귀신이 어디있어?’라고 고쳐 생각하면서도 금방 겪은 묘한 느낌에 고개가 갸우뚱거려집니다.
이런 느낌의 정체를 모른 채 1시간 정도 컴퓨터 앞에서 일을 하다가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오후 5시경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으로 뉴스를 검색하면서 제가 겪은 그 이상야릇한 느낌의 정체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일본을 강타하고 한반도까지 흔들리게 한 그 지진, 그 흔들림 속에 앉아 있었던 겁니다. 순간 정신이 아찔해지더군요. 맙소사, 아무 피해 없이 지나간 지진이었기에 망정이지 만의 하나 일본 같이 심각한 피해를 줬다면 저는 어떻게 됐을까요?
지진이라는 사실도 몰랐고 지진이 일어났다는 아무런 정보도 없이 이상하다는 ‘그저 무언가가 흔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구나’ 생각했을 뿐인데 아찔하더군요. 지진이구나 하고 알았던들 무슨 뾰족한 수가 있었을까 싶어지니 더 아찔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우리 나라도 지진에 있어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진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이나 정보제공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곳은 없어 보입니다. 일본의 경우 유치원에서부터 지진이 일어나거나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등에 대비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지진에 대한 대응체계의 미숙으로 언론보도 등이 늦어져 많은 네티즌과 국민들이 항의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나라의 재난방재에 관한 체계 개선뿐만 아니라 재난이 일어났을 때 대처하는 요령에 대해 국민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홍보가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