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해남으로 ‘가족과 함께하는 문화유적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건전 문화육성을 위해 화순읍 주민자치센터에서 준비한 이번 답사에는 어린이들과 부모 등 40여명이 참가했습니다.
오전 8시 읍사무소에서 모여 해남 대흥사와 땅끝마을, 해남 공룔화석지 등을 둘러보고 돌아왔습니다.
해남 대흥사 대웅보전 앞에서 아이들은 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언젠가 케이블카 정류장이 있는 대둔산 꼭대기에 있는 우체통에 대한 기사를 보았는데 빨간색의 작은 집이 우체통이랍니다. 저 멀리 보인는 곳이 대둔산 정상 전망대입니다. 케이블카 정류장에서 족히 10여분은 걸어가야 하지만 산책길이 좋았습니다.
전망대 3층에 올라갔더니 노래방이 있더군요. 누구든지 동전만 넣으면 노래를 부를 수 있었습니다. 어느 산악회에서 단체로 왔는지 똑같은 옷을 입은 어른들이 열창(?)을 하고 있었습니다. 산 꼭대기까기 와서 노래를 부르며 놀고 싶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별로 달갑지 않아 급히 내려오고 말았습니다.
해남 땅끝 전망대에 올라온 사람들만 모여 바다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땅끝도 너무 많이 변했습니다. 예전의 한 적한 어촌이 아닙니다. 이러한 변화에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지요.
전망대 아래에 있는 땅끝비는 원래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최근에 조각공원을 조성하면서 새로 세웠다고 하는데 옛 ""토말비""라 적힌 비가 궁금해 매표소 직원에서 물으니 ""그 비석은 쪼개 없애버렸습니다."" 하고 말합니다.
역사가 쪼개졌습니다. 김지하 시인이 그 서슬퍼렇던 유신독제 시절에 수배를 피해 몰래 숨어들었던 이곳 땅끝에서 삶의 희망을 읽었다고 했는데 그때 토말비를 쓰다듬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 흔적이 없어지고 말았지요
그래도 옛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또다른 ‘땅끝비’가 있어 반가웠습니다. 이곳은 외진 곳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곳까지 힘들게 내려오지 않는 듯 조용한 곳입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바다를 보며 '끝'이 곧 또다른 '시작'임을 알아차리고 돌아서서 힘찬 걸음을 내디딜것입니다.

땅끝비까지 내려가는 길이 이렇게 운치있는 길로 바뀌었습니다. 사랑하는 연인들이 운치있는 데이트를 즐기기에 딱 좋겠다싶은 생각이 들도록 하는 길입니다. 그래도 바뀌지 않고 여전한 것은 사자산에서 내려다보는 바다입니다.
옛날 아내와 연애하면서 땅끝 막차를 타고 비포장 길을 달려와 별을 세던 이야기를 딸에게 했더니 대뜸 ""추웠겠다."" 하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날 밤은 전혀 춥지 않았습니다. 아마 사랑하는 사람들만의 따스함 때문이었겠지요.
땅끝마을을 들러 우황리 공룡발자국 화석지로 갔습니다. 넓게 펼쳐진 잔디위에 우뚝 서 있는 공룡의 모형을 보고 아이들이 즐거워 했습니다. 아이들에겐 이곳이 제일 즐거운 곳이었을 겁니다.
공룡을 닮은 공룡발자국 화석지를 보호하는 보호각 건물을 보니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순에도 공룡 발자국이 더 좋은게 있는데 하는 생각도 들구요...
아뭏든 즐겁고 보람있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