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워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이들이 어느정도 나이가 되면 신기하게도 '뽀뽀'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냅니다.
누가 하지말라고 한것도 아닌데 엄마 아빠에게 쪽쪽 소리가 나게 연신 뽀뽀를 해주던 아이들이 어느 순간 ""싫어""하며 고개를 돌려버리던 그 순간을 혹시 기억하시나요?
우리 집 9살 혜준이의 경우 엄마랑 뽀뽀한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가끔 동생들이 엄마에게 뽀뽀하는 걸 보고 장난기가 동할 때를 빼곤 혜준이가 먼저 뽀뽀해준다며 엄마에게 달려왔던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6살 강혁이는 엄마가 뽀뽀하자고 하면 하긴 합니다.
하지만 얼른 뒤돌아서 스윽스윽 입을 닦아버린답니다.
얼마나 배신감이 드는지... 이제 저 녀석도 다 컸나보다, 대견하면서 한켠 서운한 맘이 들기도 합니다.
3살 남혁이는 아직 엄마아빠에게 뽀뽀하는 걸 즐긴답니다,
조금 비싸긴(?) 하지만요. 기분이 아~~~주 좋으면 인심쓰듯 ""엄마, 뽀뽀 해줄께"" 하며 볼에 뽀뽀를 해 줍니다.
하지만 입술에는 절대로 안해요. 녀석의 말에 의하면 '지지'라 싫답니다.
쬐깐한 녀석이 '시어, 지~~지 묻었어.""하면 우습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하고 뭐, 그런 기분이 들더군요.
그렇게 비싸게 구는 남혁이가 어제는 누나에게, 형아에게 연신 뽀뽀 세례를 날렸답니다.
누나가 주는 달콤한 쵸콜릿에 넘어갔거든요.
누나가 낮에 쵸콜릿을 하나 사왔는데 그 쵸콜릿 한 개를 주면서 ""누나, 뽀뽀!"" 했더니 녀석, 쵸콜릿 하나에 그 비싸던 뽀뽀를 아낌없이 날리더라구요.

쵸콜릿이 맛있었던지 보너스로 형아에게도 아낌없는 뽀뽀 세례를 퍼부었답니다.
싫다는 형아를 꼭 붙들고 먼저 뽀뽀를 하자며 달려드는 녀석을 보니 참, 할 말이 없었습니다.
이제는 엄마랑 뽀뽀 하는걸 싫어하는 강혁이도 동생이 해 주는 뽀뽀는 좋은지 헤헤거리며 신나게 웃더군요.
아세요? 엄마 아빠에게 아낌 없이 뽀뽀를 해 주던 아이가 어느순간 ""싫어!""라는 매정한 말 한마디로 그만하겠다고 선언하는 때가 온답니다.
엄마아빠가 가는 곳은 어디든 귀찮을 정도로 졸졸 따라다니던 아이가 어느순간 ""난 안 갈래요""하며 혼자 있겠다고 말하지요.
엄마아빠에게 미주알 고주알 그 날 있었던 모든 일들을 이야기하던 아이가 어느순간 저만의 '비밀'을 만들기 시작한 답니다.
여러분! 기억하세요.
어느 순간 우리 아이들은 엄마아빠랑 같이 했던 일들을 하나씩 둘씩 그만 둔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런때가 오기전에 마음껏 아이와의 시간을 즐기면서 예쁜 추억을 만들어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