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가진 부모들은 시간이 훌쩍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한 번씩은 가져봤을 것이다.

아이가 어서 자라서 엄마, 아빠의 손을 잡지 않고 나들이도 가고, 혼자 놀이터도 가고, 혼자 자전거도 타고, 혼자 친구네 집에도 놀러가고 등등.....

하지만 아이들이 혼자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마음 한구석에 남는 아쉬움도 그만큼 많다는 것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 보았을까?

아이가 엄마랑 혹은 아빠랑 같이 가야만하던 놀이터를 혼자 가서 놀고 왔을 때 정말 다 키워 놓은 듯 대견했다.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혼자서 씩씩하게 나가노는 모습이 어찌 그리 자랑스럽던지. 혼자 상점에도 다녀오고, 혼자 유치원버스 타고 유치원에 가더니 혼자 학교에도 다닌다.

아이가 혼자 할수 있는 일이 많아지고 있던 어느 날, 문득 뒤를 돌아보니 아이는 엄마랑 아빠랑 같이 하는 시간보다 친구들과 함께하고 있는 시간이 많다는 걸 알게되었다.

친구들 손을 잡고 학교에 가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친구들과 학원에 가고... 어느 순간 아이는 엄마아빠와 있는 시간보다 세상속에서 어울리는 시간이 훨씬 많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우리 아이들은 잠잘때면 꼭 엄마품을 파고든다.

한 놈은 엄마 귀를 잡고. 한 놈은 엄마 옷자락을 잡고, 한 놈은 책을 열댓권 끌어안고(?) 와서는 기어이 그 책을 다 읽어주어야 잠이 든다.

혼자 책도 읽고, 책대신 동화CD라도 들으며 제방에가서 잠도 잤으면 좋으련만 기어이 엄마 옆을 차지하려고 다툰다.

아는 이는 아이들 따로재우고 엄마한테서 떨어뜨리라고, 9살, 6살이나 된 것이 아직도 엄마타령이냐고 야단이지만 아이들이 아직도 엄마품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 나는 감사하다.

학교, 학원, 유치원에 갔다와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학교숙제하랴 학원숙제하랴 이리저리 시간을 쪼개쓰는, 어쩔땐 엄마아빠보다 더 바쁜 아이들이 엄마에게 아빠에게 매달리는 시간은 정말 얼마되지 않는다. 고마울 밖에...

어쩔 땐 아이가 어서어서 자라주었으면 하고 바랄 때도 있다.

뻥튀기 기계에 넣고 뻥하고 튀겨 자라게 하고 싶을 때도 있는게 사실이다.

아이가 안아달라, 업어달라, 놀아달라고 보채는 시간이 어서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전혀 없다면 거짓말일 거다).

하지만 아이가 부모 만의 품 속에 있는 시간은 사실 그리 얼마되지 않는다.

아이는 어느 순간 업어달라는 말도 안아달라는 말도 놀이터에가서 같이 놀자는 말도 하지않는다.

심지어 엄마아빠랑 뽀뽀하는 것도 싫어한다. (우리 집 6살박이 아들놈은 뽀뽀해 달라고 하면 마지못해 볼에다 살짝 해주고는 뒤돌아서서 손으로 쓱쓱 닦아낸다.)

아이가 원할 때 원하는 만큼 엄마아빠의 시간을 할애해 주자.

아이가 안아달라고할 때 안아주고, 업어달라고할 때 업어주고, 놀아달라고 할때 놀아주자.

우리가 아이들을 안아주고 보듬어줄 수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아이가 열살이 될때까지 매일매일 안아주고 업어주더라도 우리가 잠자는 데 할애하는 시간보다도 훨~~씬 적다.

5월의 하늘은 눈이 부시게 푸르다.

혹 자는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눈이 부시게 푸르른 5월에 푸른 하늘만큼 높고 큰 꿈을 품으며 자라는 우리 아이들에게 넘치도록 사랑을 부어주자.

어느 순간 아이들은 우리에게 그리운 사람으로 다가올 것이고 그때 우리는 더 놀아주지 못하고, 더 함께하지 못한 시간들을 아쉬워하게 될지도 모른다.

어린이 날에 아이들끼리 놀러가서 엄마아빠는 집에 남아 있었다.

시원하기도 하고 아쉽기도하고 괘씸하기도 한 마음에 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