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의 연륜으로 빚어낸 인생소묘

인터뷰
고희의 연륜으로 빚어낸 인생소묘
임금남 시인의 고희를 넘어서도 계속되는 도전
  • 입력 : 2020. 11.02(월) 14:56
  • 최휘원 기자
임금남 시인의 첫 시집, <보름달을 삼키다>가 등단한지 3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어렸을 때부터 문학에 관심이 많았던 임금남 시인은 환갑이 넘은 나이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자식들을 다 키워낸 후 남은 자신의 온전한 인생을 원하는 대로 살길 결심해 뒤늦게 펜을 잡고 도전했다.
그의 늦깎이 시인 생활은 어떤지 등에 대하여 인터뷰를 진행해보았다.



2017년 첫 등단 이후 3년 만에 나온 첫 시집입니다. 첫 시집의 소회는?

등단한지는 3년이 되었지만 시는 65세 이후로 쓰기 시작했고, 처음에 끄적끄적 내가 적어놓은 시들을 묶어 서 책으로나 한번 내 볼까 싶어 찾아간 문화전당 인쇄거리를 찾았습니다.

그곳에서 서석문학의 김석문 발행인님을 만나게 되었고, 문단에 시인으로 등단하여 시의 세상을 함께 걷자 하셔서 2017년에 등단했습니다. 이후에 여러분들이 내 시들을 고르고 골라 3년여 만에 이 시집이 세상 밖으로 나왔고요.

작년에 내 곁을 떠난 남편이 내가 등단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여기저기 많이 자랑하고 다녔는데, 책이 출판되어 처음 봤을 때 내 꿈을 드디어 이룬 것 같아 너무나도 행복하면서도 이걸 보지 못하고 떠난 남편이 너무나도 떠올라서 더 많이 울었던 거 같습니다.



관련 전공이나 직업을 가지셨던게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처음 시를 쓰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어렸을 때부터 문학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았고, 나름 소질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20년을 넘게 일기를 쓰고 있구요.

하지만, 내가 어렸을 땐 배움의 기회가 별로 없었고, 성인이 되어서는 아이들을 키우고 가정을 꾸리느라 바빴죠.

그러다 보니 내 꿈은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난 뒤로 밀리더라구요. 그래서 60대가 되어서야 조금씩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60대 중반부터 문학강좌를 듣고, 시를 쓰기 시작했어요.



생계와 시쓰기를 병행하는 삶이라는게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 시인의 생활이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시에만 집중하고 싶어서 일을 그만두려고도 생각했었습니다. 시를 쓰기 시작하고 시인으로 등단하다 보니, 생각보다 시인의 삶이 돈을 번다기보다는 많이 쓰게 되는 직업이더라구요. 게다가 하루종일 시에만 매달린다고 해서 좋은 시가 나오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10여 년째 하고 있는 일을 지금도 계속해서 병행하고 있습니다. 초저녁 일찍 잠이 들면 새벽 3~4시즈음에 눈을 뜨는데, 그때가 되면 시를 읽거나 쓰거나 하며 계속해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에서 영감이 떠오를지 몰라 수첩을 항상 가지고 다니고 있지요. 일을 하다가도 문득 떠오른 시상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얼마나 애를 쓰는지 모릅니다. 솔직히 어떨 때는 하루 종일 시집을 읽고 시를 쓰고 싶지만, 내가 그렇게 한다고 해서 좋은 시가 써지지 않는다는 걸 아니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좋은 종자가 들어오길 바랄 뿐이에요.



시인을 떠올리면 많은 작품을 접하고 즐기셨을 거라는 생각이 강합니다. 좋아하는 시인이나 작가, 또는 작품이 있으신가요?

솔직히 어떻게 보면 일반적으로 시를 읽는 사람보다 내가 훨씬 적은 수의 작품들을 읽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저런 이유들과 바쁘다는 핑계로 굉장히 오랜 시간 시를 접하질 못하고 살았었습니다. 간혹 가다가 유명하다는 시인들의 시를 읽다 보면 좋은 것 같기는 한데, 마음에 와 닿는다는 느낌은 좀 적었구요.

그런데 시인으로 활동을 하고 시집을 내고 난 뒤에 함께 활동하는 시인들의 시집을 읽다 보면 나도 이런 시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왕왕 생기더라구요. 특정 누군가의 시라든지, 어떤 시인이 좋다기보다는 그저 그날그날의 기분에 좌우되는 경우가 좀 많은 거 같아요.



그렇다면 첫 시집인 <보름달을 삼키다>에서 시인이 가장 애착을 느끼는 작품이 있다면 소개와 이유?

원하는 공부를 마음껏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한이 남아있어 그런지 문학관을 다녀왔을 때 쓴 시가 마음에 남아요.

자연에 대한 시는 많은 사람들이 쓸 수 있고, 나와 비슷하게 쓸 수도 있지만, 문학관에 다녀와서 쓴 시는 나의 마음이 가장 많이 담겨 있는 느낌의 시라서 조금 더 애착이 가는 편이더라구요.



매일 계속해서 시를 쓰시고 계시는데 어떤 시를 쓰고 싶으신가요?

누가 봐도 “이건 임금남 시인이 쓴 시다.” 싶은 느낌을 주는 나만의 색채가 오롯이 담긴 시를 쓰고 싶어요.

지금은 이제 막 글을 쓰기 시작한 사람처럼 글에 나만의 향기나 색채가 뚜렷하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점점 더 시를 쓰다 보면 그런 것들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작은 바람이 있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 매일 노력하고 있죠.



앞으로의 계획은?

원래 시집을 내고, 등단을 하기 전에 내 삶을 되돌아보는 자서전을 남기고 싶었는데, 어쩌다보니 시집을 먼저 내게 됐어요.

우선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1권씩 5년간 시집을 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5권의 시집을 내고 난 뒤에 자서전을 쓰는 게 앞으로의 목표입니다. 지금도 도전해보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 차근차근 목표를 잡고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다른 곳은 차치하더라도 화순에서는 그래도 임금남 시인이라는 이름이 좀 더 알려졌으면 좋겠네요. 그래서 더 많은 시를 쓰려고 노력중이에요.

최휘원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