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고대하는 화순의 겨울 김지현 국장이 보는 오늘의 화순(4) 김지현 기자 hoahn01@hanmail.net

2014년 12월 02일(화) 05:29

김지현 편집국장

그렇게 내 맘을 설레게 하던 화순의 초록 나무들이 노랗게 붉게 물든다 싶더니 곧 앙상한 가지만 남은채 휘몰아 치는 바람에 흔들리며 어느 덧 눈을 맞이하고 있다. 8월의 짙푸른 생기를 찾을 순 없지만 그래도 화순 능선을 보고 있노라면 여전히 마음이 차분해진다.

2014년 갑오년도 한 달을 남기고 조용히 마무리를 하고 있고, 화순군정과 군민들도 월동준비와 내년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벌써 착착 진행중이다. 시간이 참 빠르다. 분명히 같은 시간이 흘러가는데 왜 이리 인식하는 시간의 속도는 다른 것인지...

화순의 여름과 가을을 지나 이제 겨울이다. 화순의 겨울은 어떤 모습일까? 무엇보다도 광주에서 출퇴근하기 때문에 눈이 오면 출퇴근이 많이 힘들어질 것 같다. 눈 핑계삼아 조금 늦잠도 잘 수 있지 않을까하는 정수가 아닌 꼼수도 부려볼 요량이다.

봄, 여름, 가을 한 해 동안 쌓인 많은 일들이 화순의 겨울을 어떻게 날까? 화순의 기나긴 겨울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변화되어 내년 봄에 나타날까? 나도 참 성질급하게 화순의 겨울도 모르면서 벌써 화순의 봄이 어떨지 호들갑이다.

그래도 궁금하다. 2014년의 겨울을 지나 내년 봄에는 화순은 무엇을 움트게 될까? 바라건대 화순에 사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이 모두 더해져 커다란 하나의 선을 이루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화순의 자연이 주는 편안함과 아름다움에 가려 짐짓 간과하기 쉬운 화순의 역사적 고통과 아픔들까지 치유할 수 있는 충분한 겨울이 되었으면 좋겠고, 출처를 모르는 반목과 시기 질투가 긴 겨울속에서 삭혀져 화합을 위한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다. 좀 더 개인적으로 바라는게 있다면 가족을 비롯한 내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이들의 건강이 회복되는 겨울이 되었으면 좋겠다.

화순의 겨울이 이런 것들을 움트게 할 수 있는 힘을 지녔을거라고 믿고 싶다. 겨울은 춥고 길고 힘들지만 그만큼 따뜻함을 찾아 옹기종기 모여드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때 서로 따뜻함을 조금씩 나눠보기로 하자. 따뜻함은 나눌수록 풍성해진다. 화순의 겨울이 지났을 때 옆사람을 다시 볼 수 있는 봄을 지금부터 고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