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없는 봄, 화순유일의 젓갈백반집 연화정에서 간이 딱 맞는 젓갈로 입맛을 찾아드립니다.

입맛없는 봄, 젓갈만 있어도 밥 도둑으로 몰릴텐데, 한상가득 차려나오는 상차림에 밥을 채 기다릴 틈도 않고 젓가락 먼저 찾게 만든다.

전국에서 젓갈로 제일 유명한 전북 부안 곰소에서 젓갈을 구입해 안주인(김미숙) 이 직접 양념해 내놓은 젓갈은 간이 딱 맞아 그야말로 일품.

가리비젓, 토하젓, 굴젓, 어리굴젓, 꼴뚜기젓, 낙지젓, 오징어젓, 갈치속젓, 멸치젓, 고추장아찌 등 9가지의 젓갈이 한데 모여 손님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황강주, 김미숙 사장 내외

이양면 연화리가 고향인 황강주사장은 식당에서 이용할 쌀과 반찬재료로 쓰일 야채들을 어머니와 함께 직접 농사지으며 하루에도 몇 번씩 논과 밭을 일구느라 바쁜일상을 보내면서도 고향땅을 밟는 게 좋아 상호도 ‘연화정’이라 했다. 어렸을 때부터 멸치젓등 젓갈을 도시락반찬으로 할 정도로 젓갈사랑이 남달라 지금의 식당을 운영하게 된 것.

황 사장은 젓갈이 남도의 음식이라고 하지만, 사실 전남권에서도 젓갈전문백반식당이 많지 않아, 희귀성이 있기도 하지만 워낙 가족들이 젓갈을 좋아해 과감히 식당메뉴로 선택했다고 한다.

“젓갈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참 반가운 집”

화순군의회동 앞에 위치한 ‘연화정’은 점심시간에 주로 공무원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지만, 관내 면 지역 등 먼 곳에서 일부러 젓갈맛을 보기 위해 찾아오기도 하면서 입소문이 나고 있다.

'젓갈' 하면 일단 짠맛이 연상되지만 손님들은 짜지도 않고 알맞은 간으로 양념된 젓갈을 부모들의 입맛을 위해 황강주사장에게 판매를 권유해보기도 하지만 법적으로 금지사항인지라 난감한 적도 여러번.

김미숙 안주인은 화순읍에서 횟집을 운영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주방의 터줏대감이다. 10여년전 횟집을 운영하다 개인사정상 잠시 접었지만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항상 건강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적당한 움직임은 건강의 청신호로 주위의 권유와 함께 새로 시작하면서 젓갈을 선택한 것. 특히, 그때도 그랬지만 여전히 주방을 개방해 깨끗하고 안전함을 강조한다.

연화정의 종사자들도 10여년동안 함께하면서 서로 눈빛만 봐도 척척이다. 연화정에 들어가면서부터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음식이 나오고, 식사를 마칠때까지 불편으로 인해 주인을 찾을 일이 거의 생기질 않는다. 무엇인가 필요할 때 쯤이면 척척 알아서 준비되는 것이 내집에서 편안하게 대접받는 것 같아 음식맛은 일품이요, 대접받는 듯한 기분이 썩 좋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매일 먹으면 질리잖아요... 그래서 약 13가지 정도의 젓갈을 준비해 돌아가며 내놓는다”며 "무엇보다 젓갈은 소금의 양과 온도, 숙성시기가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부안 곰소의 토굴에서 삭혔던 젓갈의 맛이 변하지 않고 제대로의 맛을 낼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과 더불어 토굴에서의 온도를 그대로 맞춰 저장, 이용하고 있다.

연화정의 또 다른 별미는 김장김치, 이양면 연화리 뒤뜰에는 김장김치독이 가득하다. 3년 묵은 김장김치는 생선조림등 맛을 내는 데 주재료 쓰이면서, 이 맛에 반해 연화정을 찾는 단골도 많다.

황 사장은 말한다. “몸은 힘들지만 내손으로 직접지은 농사를 통해 손님들이 밥을 먹고, 반찬을 먹을 때가 큰 즐거움”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