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완기 前 도의원.

작년 12월 16일, 순천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전남도당 최인기 위원장 취임식 및 2006년 지방선거 필승대회에 직접 참가해서 1만여명의 지지자들을 바라보면서 필자는 감격의 눈시울을 적셨다.

3일 뒤인 19일 열린 광주공원 아래 구동체육관의 민주당 광주광역시당 류종필 위원장 취임식및 당원 전진대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3일 간격으로 남도땅을 뜨겁게 달군 ‘민주당의 호남풍’으로 닉네임된 정치 바람은 어찌됐든 내년 지방선거를 비롯한 다음 국회의원 선거 그리고 차기 대통령 선거 등을 겨냥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필자는 이런 정치 바람이 이제는 변해야 된다는 시대변화와 세대차이 등을 실감한다. 동시에 필자의 인생 40여년이 투자됐던 지난 시절의 개인적 정치 역정이 나름대로 소중한 것이었구나 하고 남다른 자부심을 가져본다.

18년전인 1987년 11월 29일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250만명의 지지자들이 외쳤던, 평민당! 평민당! 김대중! 김대중!… 연호와 환호성이 재현되는 듯한 분위기와, 보름 뒤인 12월 14일 보라매 공원을 가득 메웠던 3백여만명의 황색 돌풍 현장이, 18년만에 남도 순천땅에서 재현돼 재점화되고 민주의 성지이자 으뜸 도시라는 광주광역시에서 활활 타오르는 듯한 착각이 들어서였다.

이런 추세라면 민주당 인기 호남풍이 서울특별시 여의도까지 상륙하는 데에는 긴 세월이 필요치 않을 것이란 예단도 감히 해본다.

필자는 대학 1학년 때인 1960년 4월 19일 4월 혁명에 동참해 대한민국 민주화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후 5년 뒤인 1965년 4월 혁명 5주기에 ‘매국정치 바로잡아 4월 영령 위로하자’라면서 광주 금남로에서 단지 혈서했다.

또한 3선 개헌이 박정희 정권에 의해 강요당하자, ‘고 독재자 박정희 지구’라는 관을 메고 화순 군청앞 광장에서 독재 대통령 화형식을 거행했다.

민주화 역정은 정치인의 길로 연결됐다. 고향 화순 출신인 양회수 7대 국회의원의 비서관으로 출발해, 김대중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본부 상황국장, 13대 국회의원 서울 서초을 후보, 평민당 중앙당 총무국장, 전남도의회 운영위원장, 민주당 전남도당 부위원장, 금융결제원 감사 등을 지냈다.

호남분들이 잘 알고 계시겠지만, 동교동으로 대변되는 호남정치세력은 피보다 진한 한과 돈보다 진한 정으로 뭉쳐있다.

화갑이 형님, 노갑이 형님 등으로 호칭되면서 필자는 자연스럽게 동교동 막내로 호칭됐다.

호남 정치인들이 아직도 간직해야 될 자부심은 세 가지 정도로 압축될 성 싶다. 우선, 평화적 정권교체에 대한 자부심이다. 3당 합당 등을 통해서 권모술수를 통해서 이룬 정권교체가 절대 아니다.

다음, 김대중 전 대통령을 노벨 평화상까지 수상하게 했다는 자랑스럼이다.

세 번째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 남북긴장 완화와 남북간 교류를 증진케 했다는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필자는 인동초 동교동 평민당 황색돌풍으로 대변됐던 지난 시절의 호남 역동 바람이, 민주초 한국동 민주당 월드순풍 등 지구촌 힘찬 바람으로 발전했으면 하고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어차피 우리는 지금 지구촌 시대를 살고 있으며, 지역끼리 대결했던 과거를 접고 국가간 브랜드간 경쟁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세계화 조류속에서, 국가도 개인도 그리고 정당도 생존해야 되기 때문이다.

이래서 다시 불기 시작한 민주당 호남풍의 종착지는 여의도가 아니고 지구촌인 것이다.